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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처 5

독자와 소통하지 않는 기자는 자격 없다

내가 어제 썼던 '지역일간지가 외면당할 수밖에 없는 까닭'에서 강조하고 싶었든 것은 시민 속에서 나오는 기사가 더 많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출입처'에서 나오는 기사는 정보 가치가 없다는 뜻인가? 물론 아니다. '출입처 기사'라 하더라도 독자들에게 중요한 정보가 되는 것들이 있다. 그리고 독자가 관심있어 하고 흥미롭게 읽을 출입처 기사도 분명 있다. 문제는 기자가 출입처를 벗어나 평범한 시민이나 독자들과 만나지 않으면 해당 출입처의 논리와 관심사에 매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출입처나 기자 개인의 스타일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취재기자들은 아침에 아예 출근을 출입처로 한다. 거기서 취재를 마치면 회사(편집국)에 들어와 마감하고 퇴근한다. 하루 종일 출입처 관계자들과 동료 기자들 말고는 아무..

지역일간지가 외면당할 수밖에 없는 까닭

한국의 지역일간신문이 해온 가장 '뻘짓' 중 하나는 서울지역일간신문(소위 중앙지 또는 전국지)을 흉내내 왔다는 것이다. 어떻게든 서울지와 비슷해보여야 촌스럽지 않고 '뽀대'가 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는 소위 '중앙지'에 대한 컴플렉스를 갖고 스스로를 '지방지'라 비하해온 지역신문 종사자들의 심리와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일선 기자 시절 들었던 가장 당혹스러웠던 덕담(?)은 '지방지에 있을 기자가 아닌데…'라는 말이었다. 나름 지역에 애정을 갖고 지역신문에서 기자로 제역할을 해보고자 하는 내겐 모욕적인 말이었지만, 상대는 선의에서 하는 말이라 화를 낼 수도 없었다. 독자가 아니라 취재원의 관심이 중요했다 각설하고, 어쨌든 그러다보니 전국지와는 차별되는 지역신문만의 특화된 지면 구성이나 콘텐츠를..

뉴스가 지겨운 기자, 진짜뉴스는 어떻게 찾을까?

한겨레 안수찬 기자가 쓴 (삼인, 2013, 1만 3000원)를 읽었다. 6~7년 전 역시 그가 썼던 (한국언론재단, 2007, 1만 2000원)를 읽고 나름 얻은 게 많았던지라 이번에도 기대하며 읽었다. 아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메모한 것이다. 내러티브 기사에 대해서는 앞선 책에서도 이미 읽었기 때문에 따로 메모하지 않았다. 이 책은 한국언론의 '출입처 제도'에 대해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나도 적극 공감하는 얘기다. 그러나 한국언론의 현실에서 어떻게 출입처 제도를 재편 또는 개선해야 할지는 이 책에도 해답이 없고, 나 역시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 -한국의 기자들에게 출입처는 벙커다. 들어가서 안 나온다.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격리시키고는 수세적으로 기사를 쓴다. -미국의 ..

지역신문의 핵심콘텐츠는 '사람'이었습니다

2011년 지면개편에 부쳐…역시 사람이 희망입니다 독자들은 신문에서, 특히 '지역일간지'에서 어떤 기사를 읽고 싶어 할까요? 이 질문은 제가 경남도민일보 편집국장을 맡은 이후 지난 10개월 동안 끊임없이 탐구해온 주제였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지역일간지가 있지만, 거기에 실리는 기사와 편집, 지면배치는 소위 '중앙지'라 불리는 서울지역신문들과 별로 다를 게 없습니다. 서울지 기자들이 정부부처와 서울시청, 국회, 법원·검찰, 경찰서 등 관공서에 둥지를 틀고 취재를 하듯, 지역지 기자들도 시·도청과 시·군·구청, 지방의회, 지방법원·검찰, 경찰서 기자실에 포진해 있습니다. 취재원보다 독자가 좋아하는 기사는? 거기서 나오는 뉴스도 신문마다 대동소이합니다. 어떤 신문에는 좀 크게 실리고, 다른 신문에는 좀 ..

30대 주부와 나눈 정치 이야기

기자라는 게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다니는 직업인 것 같지만 알고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출입처의 한정된 사람들이나 동료기자 외에는 특별히 만날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속내를 털어놓고 소주 한 잔 할 수 있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일 것이다. 물론 제각각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유유상종이기 십상이다. 기자라고 해서 우물안 개구리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는 말이다. 그래서 나는 후배들, 특히 행정기관을 출입하는 기자들에게 가끔 이런 충고를 한다. 자신이 쓴 기사에 대한 가족들의 반응을 반드시 체크해보라는 것이다. 그나마 형이나 누나, 동생, 어머니, 아버지가 일반 독자들의 눈높이와 가장 근접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걸 통해 출입처 공무원이 좋아하는 기사가 일반 독자에게는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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