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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진 2

우주에서 벌레랑도 교감하는 시인

최종진이라는 시인이 있습니다. 제가 최종진(53) 시인을 처음 만난 때는 2001년입니다. 이라는 시집을 냈다는 얘기를 듣고 그이가 사는 경남 양산으로 찾아갔더랬습니다. 최종진은, 예사 시인이 아니었습니다. 나쁜 뜻도 아니고 좋은 뜻도 아닙니다. 보통 보기 드문 그런 시인이라는 말씀입니다. 첫째 전신마비 장애 시인입니다. 둘째 더없이 절실한 심정으로 시를 씁니다. 셋째 시집을 평생에 걸쳐 딱 한 권만 내겠다고 했습니다. 전신마비 장애는 89년 무슨 벼락처럼 닥쳐왔습니다. 출근길에 교통사고가 나는 바람에 목 아래는 아예 움직이기도 어렵게 됐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여서, 혼자 힘으로는 '꼼짝'밖에 할 수가 없습니다. 감각이 거의 없어져서, 왼손으로 글을 쓰기도 합니다만 어림짐작으로 그리는 수준이라 해야 맞을..

8년 전 이명박 정부 출범을 예견한 시(詩)

8년 전 나온 시집에서, 이명박 정부의 출현을 예견한 듯한 시(詩)가 눈에 띄었습니다. 양산에 사는 최종진 시인이 펴낸 (초판)입니다. 83쪽에 '한반도(2)-만불시대'라는 제목을 달고 실려 있는데요, 생태를 감싸 안고 분단을 밀쳐 내는, 그런 내용을 담고 있네요. 고도성장을 축하하는 물고기 떼죽음의 수중무용제 소비를 부추기는 유혹의 눈빛이 매연으로 찌든 도시를 밝히고 세기말의 흐릿한 이정표는 손 들어 표할 힘을 잃었다 땀 흘려 피워올린 횃불은 한반도 구석구석 골고루 비추는가 휴전선이 야금야금 복지를 갉아 먹는 분단의 곳간은 쥐들의 세상 서로의 반쪽을 인정하지 않는 깨어진 독에 종일 비가 내린다 지금 눈으로 보면 '세기말의 흐릿한 이정표' 같은 표현은 이미 상투(常套)가 됐습니다. 그래서 산뜻하고 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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