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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지식인 4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블로그를 하라

역사학자 한홍구가 엊그제 마산에 왔다. 민주주의에 대한 강연를 위해서였다. 어쩌다가 우리가 다시 민주주의를 갈망하게 됐나 라는 탄식도 나올 법 하지만, 정작 내 관심은 딴 데 있었다. 앞으로 '진보 운동권'이 뭘,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거였다. 그는 가을호에서 운동권에 대해 이렇게 썼다. "촛불집회는 운동세력에 대중과의 소통이 절실하다는 것을 깨우쳐 주었다. '명박산성'만큼은 아닐지라도 운동세력과 시민들 사이에는 어떤 장벽이 놓여 있었다. 대중의 입장에서는 그 장벽을 넘어 소통해야 할 필요성이 별로 없다. 그러나 운동세력으로선 이 장벽을 넘어 대중과 소통하는 것이 사활이 걸린 문제이다." 절절이 동감하는 말이다. 자, 그럼 운동세력은 대중과 어떻게 소통해야 할까. 사실 운동권은 자기와 생각이 다른 비운동..

운동권이 블로그를 두려워하는 이유

사실 저도 '미디어로서 블로그'의 효용성을 알게 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6~7개월동안 블로깅을 하는 동안 알게 된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시민·사회·노동단체들이 웹2.0시대의 유용한 미디어 도구인 블로그를 거의 활용하지 못하고 있더라는 것입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나 진보연대처럼 블로그를 활용하고 있는 곳도 있지만, 이곳 역시 기대에는 못미치는 구석이 많습니다.) 다른 요인도 있겠지만, 이것이야말로 운동단체들이 사회의 변화와 대중의 진화를 앞장서 이끌기는커녕 뒤따라가지도 못하고(혹은 그럴 의지도 없는) 있음을 나타내는 증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촛불집회 과정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났던 이른바 구닥다리 진보의 경직성도 바로 이런 데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요. 대중과 소통 거..

진보주의자가 읽어야 할 두 권의 책

나는 한국의 진보가 실패해온 가장 큰 이유는 '뻔하고도 단순한 이야기를 너무나 어렵고 길게 설명하고 가르치려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두 권의 책을 읽으면서 그런 내 생각에 확신을 갖게 됐다. '미국의 진보 세력은 왜 선거에서 패배하는가'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조지 레이코프 지음, 유나영 옮김, 도서출판 삼인)라는 책과 '폭압적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한 실천적 제안서'라는 부제가 붙은 [수전조지의 Another world](수전 조지 지음, 정성훈 옮김, 산지니)라는 책이다. 진보의 실패와는 반대로, 5~6월 촛불시위가 그토록 뜨겁게 타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복잡하고 어려운 이야기를 너무나 쉬운 단어로 명쾌하게 정리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미친소 너나 먹어'라는 ..

진보지식인들이 대중과 소통하려면?

국민의 수준을 일부러 낮춰보려는 의도는 없다. 하지만 이거 한 번 물어보자. 우리나라에서 공산주의와 사회주의의 차이를 아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또 사회민주주의는? 우파와 좌파의 개념은? 나는 한국의 대학교수들 중에서도 태반은 잘 모를 거라고 본다. 모른다는 게 기분 나쁘다면 관심조차 없다고 해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그들은 사회를 삐딱하게 보는 왼손잡이들(좌파)이 새로운 자유(신자유주의)를 왜 반대하는지 도무지 이해하지 못한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이른바 '진보적 지식인'(그냥 진보지식인이라 해도 될 것을 그들은 꼭 적(的)을 넣어 쓰는 걸 좋아한다)들은 자기들끼리만 아는 말로 잘난 척 한다. 심지어 이론가로 유명한 어떤 지식인은 '0000적(的) 00성(性) 000주의적(主義的) 00운동'이라는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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