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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출판 17

출판사가 어디에 있든 관심이 없다고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출판문화산업진흥법에 근거해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법인인데요. 여기서 일하는 문화지원본부장 직무대행이라는 분이 지역출판사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런 발언을 합니다. “제 생각입니다. 제 생각인데, 결국은 콘텐츠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에 있는 출판사, 파주에 있는 출판사… 출판사잖아요? 대구에 있는 출판사, 부산에 있는 출판사, 광주에 있는 출판사…, 같은 출판사에요. 독자는 이 출판사가 어디에 있는지 관심이 없습니다. 결국은 콘텐츠거든요. 그래서 독자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콘텐츠, 그리고 독특한 지역문화와 연관되면서 독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콘텐츠를 발굴하고 개발하고 독자에게 내놨을 때 선택받는다면 지역출판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지역 역사문화 콘텐츠 생산, 누가 해야 할까

질문 하나. 우리지역의 산, 강, 역사와 문화, 유적, 풍습, 토박이말, 음식, 특산물, 전통시장, 기업, 인물 등을 스토리텔링하여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이를 책으로 엮어 유통시킴으로서 그 콘텐츠에 새로운 가치를 불어넣는 일은 누가 해야 할까? 마땅히 지역문화 진흥과 지역민의 자긍심 고취를 위해 지방정부(지방자치단체)가 해야 할 일이다. 실제 역사와 문화, 자원을 공유한다는 것은 그 지역공동체가 얼마나 탄탄한 정체성으로 뭉쳐있는지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그것이 곧 그 지역의 브랜드가 되고 공동체 구성원의 긍지와 자부심이 된다. 그러나 역대 경남도지사나 시장·군수 중 이런 콘텐츠를 만드는 일에 관심을 기울인 이는 드물었다. 길을 뚫고 다리를 놓고 신도시를 개발하고 공장을 유치하는 하드웨어, 콘크리트 사업에..

지역출판사가 사라지면 지역콘텐츠 생산도 중단됩니다

2011년 볕 좋은 어느 날, 김주완 편집국장과 저는 잔잔한 물결을 내려다 봅니다. 오른쪽에는 고즈넉한 성이 의젓하게 서 있습니다. 성 안에는 그 생김새로 나라 안에서 손꼽는 누각 한 채가 서 있습니다. 누각은 촉석루, 성은 진주성입니다. 물론 바라만 봐도 흐뭇한 물결은 남강입니다.“제가 보기에는 영국 템스(Thames)강보다 진주 남강이 훨씬 멋있습니다.”얼마 전 영국 연수를 다녀온 김 국장이 혼잣말처럼 얘기했습니다. (중략) 그리고 아쉬운 듯 한 마디 덧붙였습니다.“남강이 멋지다는 것을 진주 사람이 더 모르는 것 같습니다.”가깝고 익숙하기에 귀하고 매력적인 줄 모르는 우리 것 다시 보기, 돌이켜보면 구상은 그때 짧은 대화에서 시작합니다.-첫 단행본 (비매품) 머리말 중에서 가까이 있어서오히려 모르는 ..

편하고 재미있는 지역 출판 이야기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부산 출판사 산지니의 10년 지역출판 생존기'를 읽었다. 은근히 재미있다. 잘 읽히기도 한다. 기대를 전혀 하지 않았던 덕분이 큰 것 같다. 2015년 11월 산지니에서 펴낸 책이다. 글쓴이는 8명, 강수걸·권경옥·권문경·양아름·윤은미·문호영·박지민·정선재. 모두들 산지니 식구들이다. 책날개 소개를 보면 강수걸은 대표, 권경옥은 편집장, 권문경은 편집디자이너, 양아름·정선재는 편집자, 박지민은 디자이너다. 나머지 윤은미와 문호영은 하는 일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지는 않고 다만 '이야기를 모으는 중'이거나 '편집일도 얻어 걸린' 사람이다. 책 제목에 '지역', '출판'이 들어 있으니 책, 출판, 편집, 지역 이런 얘기가 들어 있고 그래서 무겁고 어둡고 힘들고 하지 않을까 싶었다...

돈 안되는 책 남강오백리 물길여행을 펴낸 이유

월간 피플파워 10월호 독자에게 드리는 편지"저자는 여든을 앞둔 아버지와 함께 남강 구석구석을 걸으며 남강에 얽힌 이야기를 캐낸다. 189㎞에 이르는 물길 따라 흐르는 이야기엔 즐거운 추억도 많지만, 거대한 역사 속에서 스러진 민중의 애환도 상당했다. ---중략--- '여행'에 국한되지 않는 귀한 사료다." (부산일보 윤여진 기자)"이 책은 최초로 남강을 터전으로 살아온 이들의 삶을 기록한 책인 동시에 자랑스러운 인물 이야기와 민중의 절규가 서린 역사의 현장도 담고 있다." (독서신문 이정윤 기자)"머리말에서 저자의 '남강 사랑'이 뚝뚝 떨어질 듯 묻어난다. 경남의 언론인 권영란 씨가 경남의 큰 강인 남강을 취재하여 책에 담았다. 1년 3개월에 걸쳐 취재해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남강의 생태적 가치, 남강..

도서관 행사에 지역출판 도서전이 함께 열렸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도서관(분관장 임성운)이 독서의 달을 맞아 삼풍대공원에서 개최한 '숲내음 책내음' 행사에 1000여 명의 시민과 학생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10일 오후 2시부터 내서 삼풍대공원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특히 도서출판 피플파워와 해딴에가 펴낸 '지역 출판도서 전시회'도 함께 열려 눈길을 끌었다. 전시회에는 과 등 16종의 책이 출품됐다.이와 함께 가족인형극과 마술 공연, 민속 제기 만들기, 엄마 아빠와 함께 하는 제기차기 등 부대행사가 함께 열렸고, 푸른내서주민회가 주최한 알뜰장터, 전안초등학교의 책갈피 만들기, 중리초등학교의 부채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함께 진행됐다.지역 출판도서 전시회는 임성운 분관장의 지역콘텐츠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사랑 덕분에 이뤄졌다. 이런 지역출판 도서..

지역신문은 뉴스기업이 아니라 콘텐츠기업이다

한국지역출판문화잡지연대 창립행사에 다녀와서...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제주도에서 열린 '한국지역출판문화잡지연대' 창립 세미나에 다녀왔다.지금까지 각 지역에서 고립분산되어 어렵게 지역콘텐츠를 생산해 왔던 지역출판사와 지역문화잡지 종사자 60여 명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의 사례를 공유하고 앞으로 힘을 합쳐 뭔가를 해보자고 결의한 첫 모임이었다.☞자세한 행사 내용은 여기 클릭 : 전국 '동네 출판사' 똘똘 뭉쳤다 그 자리에서 나에게도 말할 기회가 왔기에 이런 말을 했다."나는 지역신문사 안에서 출판 업무를 하고 있다. 현재 도서출판 피플파워와 해딴에라는 두 개의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라는 월간지도 발행하고 있다.지금까지 출간한 단행본은 20여 종이 있는데, 1983년 뿌리깊은 나무 출판사에서 펴낸 의 3..

지금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할 이유

월간 5월호 독자에게 드리는 편지 국회의원 총선거가 끝났습니다. '국민을 이기는 나라는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선거였습니다. 4년 전보다 노년층 인구 비율이 크게 늘었음에도 우리 국민은 불통 정권을 심판했습니다. 노령 인구가 늘어난다고 해서 반드시 보수 지지층도 비례하여 늘어나는 건 아니라는 걸 보여준 것입니다. 그 세월만큼 국민의 수준과 의식이 높아지기도 하니까요. 저희 도서출판 피플파워는 지난 2월 말 에 이어 4월 들어 이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그들 이야기에서 세상의 희망을 보다'라는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앞의 책이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인간 말종들의 만행을 기록한 것이라면, 뒤의 책은 각박한 물신주의 경쟁사회에서 잠시 마음의 여유를 갖고 내 삶을 되돌아보자는 취지에..

그럼에도 우리가 지역출판을 포기하지 않는 까닭

가까이 있어서 모르는 것들 2011년 볕 좋은 어느 날, 김주완 편집국장과 저는 잔잔한 물결을 내려다 봅니다. 오른쪽에는 고즈넉한 성이 의젓하게 서 있습니다. 성 안에는 그 생김새로 나라 안에서 손꼽는 누각 한 채가 서 있습니다. 누각은 촉석루, 성은 진주성입니다. 물론 바라만 봐도 흐뭇한 물결은 남강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영국 템즈(Thames)강보다 진주 남강이 훨씬 멋있습니다.”(중략) 그리고 아쉬운 듯 한 마디 덧붙였습니다. “남강이 멋지다는 것을 진주 사람이 더 모르는 것 같습니다.” 가깝고 익숙하기에 귀하고 매력적인 줄 모르는 우리 것 다시 보기, 돌이켜보면 구상은 그때 짧은 대화에서 시작합니다. 위의 글은 2013년 9월 마침내 단행본으로 발행된 (경남도민일보, 비매품) 머리말 중 일부다...

지역신문은 뉴스기업이 아니라 콘텐츠기업이다

얼마 전 경남에 터를 잡고 전국 독자를 상대로 책을 만들고 있는 출판사 관계자들과 만났다. 그렇잖아도 한 번 만나야지 하고 있던 차에 우리 신문 기자가 ‘지역출판’을 주제로 기획취재를 해보겠다고 하여 만들어진 자리였다. 남해의봄날 정은영 대표, 펄북스 여태훈 대표, 그리고 도서출판 피플파워를 대표하여 내가 참석했다. 참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다들 의미 있는 지역콘텐츠를 발굴해 책을 펴내지만, 소비층이 제한되어 있다는 게 공통적인 어려움이었고, 공공기관이나 단체에서조차 공익콘텐츠에 대한 가치를 알아주지 않아 서운하다는 것이었다. 사실 우리가 출판업을 하겠다고 생각한 이유도 일회성으로 신문에 소비되고 마는 지역콘텐츠들이 너무 아까웠기 때문이었다. ‘지역신문은 뉴스기업이 아니라 종합콘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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