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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식 3

가을에 맞추어 쓴 산청 여행기

예전에 산청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그러다보니 실제 거리보다 마음의 거리는 훨씬 더 멀고 아득했다. 하지만 이제 산청은 진주에서 보자면 마실을 가도 좋을 만큼 이웃 동네가 되었다. 언제라도 마음만 먹으면 훌쩍 떠날 수 있는 길이 된 것이다. 삶은 언제나 그렇듯 양면적이다. 길이 멀어 불편했지만 그만큼 누릴 게 많았던 데에 비긴다면 지금의 길은 편리하지만 밋밋하고 건조하다. 하지만 그조차 넉넉한 마음으로 품을 수 있기에 떠남은 언제나 좋다. 성철스님 겁외사 대전~통영 고속도로 단성IC를 빠져나오면 멀지 않은 곳에 겁외사가 있다. 겁외사를 소개하면 사람들은 굉장히 멋있거나 경치가 아름답거나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겁외사는 볼거리가 많거나 아름답거나 그런 것과는 거리가 먼 절이다. 그럼에도 사람..

가본 곳 2018.03.28

합천의 뇌룡정 복원과 영암사지 귀부 세척

합천에 있는 문화재 가운데 뇌룡정과 영암사지 귀부(동·서 제각각 하나씩)가 수리 또는 보수를 받았습니다. 더 많은 문화재가 수리·보수를 받았을 수 있지만 제가 아는 범위에서 그렇다는 말씀입니다. 삼가면 외토리 남명 조식 선생 생가(외가) 마을에 있는 뇌룡정은 선생이 김해 처가살이를 마치고 돌아온 1548년 지어져 가까운 단성 덕산으로 나간 1961년까지 13년 동안 제자들 가르쳤던 공간입니다. 일제강점 직전 1900년대에는 의병장 왕산 허위 등이 고쳐 짓기도 했다는 건물입니다. 허위 선생은 일제의 민비 시해로 일어난 을미의병(1895년) 그리고 고종 폐위와 군대 해산으로 일어난 정미의병(1907년)에 모두 떨쳐나선 인물로 1908년 일제에 붙잡혀 교수형을 당합니다. 1890~1900년대 나라가 어려운 시..

합천활로 ⑦ 남명 조식 선비길

1. 실천을 중시한 남명 조식 남명 조식(1501~1572)은 조선 시대 경상우도의 대표 선비다. 예(禮)와 인(仁)을 앞세운 경상좌도 대표 선비 퇴계 이황(1501~1570)과 쌍벽을 이루며 경(敬)과 의(義)를 앞세우고 실천을 중시했다. 남명은 당대에 벼슬살이는 않고 초야에서 후학을 기르고 곧은 소리 상소를 올려 이름을 떨쳤다. 그이는 여기 합천군 삼가면 외토리 외갓집에서 태어났다. 남명은 1558년 음력 4월 지리산을 둘러보고 남긴 에서 산을 오르는 힘듦과 산을 내려오는 손쉬움을 생각하며 선(善)을 쌓기는 산을 오름과 같고 악(惡)을 행하기는 산을 내려옴과 같다는 말을 했다. 이처럼 그이는 작은 일 하나를 하면서도 선악의 구분과 경의의 일어남을 마음에 담았다. 이런 태도는 그이가 떠난 뒤에도 제자들..

가본 곳 2012.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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