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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4

발 아래 초록 풀에서 느끼는 보람

겨울이 되면 모든 풀들이 시들어 버리고 푸른 잎은 아예 볼 수 없는 줄 여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적지 않지만, 밥벌이에 정신을 놓고 사는 대부분은 한겨울 푸른 잎의 존재를 제대로 모릅니다. 아마 이 여성 시인도 그랬나 봅니다. 저랑 나이가 비슷한데, 몇 해 전 어떤 매체에다 자기 사는 아파트 조그만 뜨락에서 한겨울에 푸른 풀을 보고 깜짝 놀랐던 경험을 풀어놓았습니다. 그것을 보고 저는 여러 생각을 했습니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그 여성 시인, 며칠 동안 밤샘을 했겠구나, 였습니다. 무슨 밤일을 그렇게 하느냐고? 아닙니다. 하하. 사람은 보고 듣고 느낀 바를 어떻게든 표현하려는 욕심이 있습니다. 그럴듯한 작품을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좋은 시 한 편 쓰려고 많이많이 끙..

여자 다리 있는 곳, 남자 바지 있는 곳

8월 10일 열린 지면평가위원회에서, 7월 10일자 4면에 나간 기사 제목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요지는 "'MB악법 철회, 정리해고 철회, 4대강 사업 중단, 대북 대결정책 중단'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인데, 제목을 너무 가볍게 달았다"는 것입니다. '너무 가볍게 단' 제목은, "장바구니 날로 가벼워져 - 경남 지역 여성 333명 시국 성명"이었습니다. 이를테면 '장바구니 날로 가벼워져'라는 표현은 "이들이 한 발언 중의 한 대목일 뿐이고, 전체를 봤을 때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여성 이미지'에 끼워 맞춘 제목이라는 말씀이었지요.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꼬집음이다 싶었고, 다음부터 더 조심해야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튿날 해당 신문을 찾아 한동안 물끄러미 내려다봤습니다. ..

시인이 상처를 초월할까봐 겁나는 시집

"손영희의 첫 시집엔 한 여자가 시인에 이르는 아픈 시간의 궤적이 기록되어 있다." 문학평론가 정미숙이 손영희의 첫 시집 말미 해설 '오래된 정원의 합창'에서 적은 글입니다.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겠다 싶습니다. '상처 받은 한 여자가 그 고통과 그 시간을 눌러 써 담은 시집이다." 표제작 '불룩한 의자'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칼금 선명한 빈터의 의자 하나 잘 여며졌다 믿었던 상처의 장물들이 거봐라 속수무책으로 얼굴을 들이민다 내 몸의 바깥은 저리도 헐거워서 무심한 바람에도 쉽게 끈이 풀리고 누굴까 벼린 오기의 손톱을 세우는 자(전문) '잘 여며졌다 믿었던 상처의 장물들'에 절로 눈길이 쏠립니다. 시(조)에서 찾기는 그이의 '상처'는 이렇습니다. "지독한 안개가 길을 지우고 있다// 나는 나까지 지워..

성폭언은 정직, 대체학습 안내는 파면?

그저께 버스를 타고 가다가 뉴스를 들었습니다. 서울시 교육청에서 일제고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선생 셋을 파면하고 넷은 해임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구체 경위는 모르지만, 과연 그렇게 할만큼 무거운 사안인지가 궁금해졌습니다. 집에 와서 내용을 좀 뒤져봤겠지요. 일제고사를 거부하지는 않았더군요. 다만, 학생 보호자들에게 일제고사 말고 다른 체험학습이나 대체 프로그램이 있다고 안내를 했고, 이런 프로그램을 골라잡은 이에게 신청서를 받아둔 정도였습니다. 갑자기, 2002년 경남교육청 최고위급 간부가 저지른 성폭언 사건이 머리에 떠올랐습니다. 당시 아주 떠들썩한 사건이었지만, 성폭언 장본인은 파면이나 해임을 당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 저도 기사를 쓴 기억이 있고 해서 우리 를 검색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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