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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25

언론노조와 기자협회에 드리는 부탁

[바심마당]연감 강매, 이것만이라도 해결해보자 김영인 아시아투데이 전 논설위원이 쓴 (지식공방)라는 책을 봤다. 제목 그대로 기자들이 받아먹거나 뜯어먹는 추악한 촌지 실태를 고발하는 내용이다. 지방 출장과 해외 취재를 빙자한 호화 술판과 성매매에 이르기까지 인간이길 포기한 기자(棄者)의 적나라한 맨살을 드러낸다. 기자의 이런 고백이나 고발은 많을수록 좋다. 그러나 김 전 위원이 일선에서 일하던 시절과 지금의 언론 환경은 많이 다른 것도 사실이다. 적어도 ‘촌지’에 관한 한 그때보다 훨씬 맑아졌다고 본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 언론계의 구습이 있다. ‘연감 강매’다. 출입처 취재원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까지 가장 광범위한 피해자를 양산한다. 구습이라 했지만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사기나 공갈이다..

기자인 내가 기자협회를 부끄러워하는 이유

저는 기자지만 기자협회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첫째 투명하지 못하고, 둘째 기자윤리 문제에 대한 자정(自淨) 능력이나 의지가 없을뿐 아니라, 셋째 오히려 기자들의 특권(特權) 의식을 조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기자협회는 1964년 당시 박정희 독재정권의 언론 통제에 저항하기 위한 투쟁의 구심체로 창립된 단체입니다. 실제 기자협회는 노동조합이 없던 시절 노동조합도 하기 힘든 대정부 투쟁을 이끌며 많은 간부들이 투옥되는 등 고초를 겪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1988년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생기면서 정권의 언론 통제에 맞선 투쟁은 노동조합의 몫이 되었고, 상대적으로 기자협회는 많은 짐을 덜게 되었습니다. 그 때부터 기자협회는 광고와 '촌지', 해외연수 등 온갖 특혜로 기자를 통제하려는 자본권력에 맞서..

경남도민일보가 '진짜 파업'을 한 까닭

오늘(23)자 경남도민일보는 노동조합의 '파업특보'(4면)와 함께 배달되었다. 그리고 경남도민일보 1면에도 '언론노조 총파업 참여로 24일자 휴간합니다'라는 알림글을 실었다. 알림글대로 경남도민일보 노동조합원들은 전세버스를 한 대 빌려 23일 오전 8시30분 서울로 출발했다. 비록 하루이긴 하지만 '진짜 전면파업'을 단행한 것이다. 오늘 파업으로 내일(24일자 조간) 신문은 배달되지 않는다. 독자들에겐 정말 죄송한 일이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나타난 독자들의 반응은 '이해하고 응원한다'는 코멘트가 압도적이다. 그러나 막상 내일 아침 신문이 오지 않으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두렵다. 경영진의 일원으로서 신문을 하루 휴간한다는 것은 여러모로 두렵고 부담스런 일이다. 광고 손실도 감수해야 하고,..

100년신문이 파업해도 아무 관심없는 독자들

절대 지역신문이나 경남일보를 비하하려는 게 아니다. 불난 집에 부채질하려는 것도 아니다. 그냥 슬퍼서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1909년 창간)임을 자랑하는 경남일보가 29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그 때문에 30일자 신문이 발행되지 못했다. 파업에 들어간 원인이나 배경은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 그 내용은 미디어오늘의 관련기사를 참조해도 되고, 경남일보 기자들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들어가봐도 알 수 있다. 내가 슬픈 것은 100년 신문 경남일보의 발행중단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이다. 아니 반응이 아예 없다는 게 슬픔의 실체다. 요즘 신문은 종이만으로 발행되지 않는다. 인터넷과 병행발행된다. 그래서 신문의 발행부수와 뉴스사이트의 순방문자를 함께 합산하여 그 신문의 독자층을 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

언론노조 지부장 5명의 고민 들어보니…

한나라당의 신문법·방송법이 시행되면 지역신문과 지역방송에는 어떤 변화가 오게 될까? 그리고 그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현재의 지역언론이 제역할을 다하면서도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게 요즘의 내 화두이다. 물론 이런 고민을 가장 치열하게 해야 할 사람들은 나같은 일개 지역신문 기자가 아니라, 지역신문과 그 종사자의 운명을 책임지고 있는 경영진과 노동조합 간부들일 것이다. 그들 역시 나름대로 예측과 고민을 하고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른바 '미디어법' 논란 과정에서 방송의제가 아닌 신문, 그 중에서도 특히 지역신문의 운명에 대한 구체적이고도 진지한 분석이나 전망이 나온 것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굳이 찾자면 조중동의 불법 경품과 무가지 살포와 관련된 신문법 10조2항과..

기자들, 파업보도 신경 좀 쓰이겠다

언론노조 소속 기자들, 파업 보도 신경 좀 써야 겠다. 아니 신경 쓰일 수밖에 없겠다. 파업에 들어간 부산지하철 노조에서 국제신문의 관련 보도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냈다. 제목이 '국제신문에는 노동자가 없다?'였다. 그런데 당연히 국제신문에도 언론노동자가 있다. 그들이 소속된 노조는 전국언론노조 국제신문 지부다. 언론노조도 한나라당이 언론악법을 국회에 상정하는 순간 파업에 들어가기로 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하철노조의 파업을 비난(?)하는 듯한 보도를 낸 것이다. 아마도 짐작컨대 기사를 쓴 기자도 언론노조 조합원일 것이다. 지하철노조의 이 성명서를 보면 어떤 반응을 보일 지 궁금하다. 같은 기자이고, 언론노동자인 내가 봐도 이날 국제신문의 파업보도는 좀 심했다. 대개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나 지하철 등이..

언론노동자 특권의식 과연 문제 없나?

언론인 구속은 안돼도 노동운동가 구속은 괜찮나? 16일 낮 2시 서강대학교에서 열렸습니다. 주제는 '부유한 미디어, 빈곤한 민주주의(Rich Media, Poor Democracy)'였습니다. 저더러 전규찬 공공미디어연구소 이사장께서 발제를 맡기셔서 이날 한 말씀 올렸습니다. '특별 세션 1 제작 현업과 언론학계, 시민사회의 상호 교통 테이블'에서, '현업 저널리스트, 언론학계와 시민사회에 딴지를 걸어보다'는 제목 아래 했습니다. 연락을 너무 늦게 받았기에 충분히 준비를 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15일 하루 꼬박 머리를 굴린 끝에 발제문을 작성했습니다. 발제문을 새로 구성해 올립니다. 1. 발제 내용이 충분하지 못한 까닭 먼저 사정 설명부터 좀 드려야 하겠습니다. 제가 오늘 한국언론정보학회 행사 연락을..

신문노동자가 본 방송노조의 파업

처음엔 이 글을 쓰지 않으려 했다. 스스로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가 소속된 전국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 지부는 집행부가 총사퇴해버린 상태다. 조합원들이 작년 연월차 수당을 제때 받아내지 못한 집행부의 책임을 물어 사실상 불신임한 탓이다. 그렇게 우리 지부는 파업이라는 전쟁을 앞두고 스스로 무장해제를 해버렸다. 그 후 보름이 지나도록 새 집행부 선출도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연월차 수당도 중요하지만, 꼭 그런 방법밖에 없었을까. 참 허무하고, 안타깝고, 부끄러웠다. 그게 이 글을 쓰지 않으려 했던 이유였다. 하지만 마음을 고쳐먹기로 했다. 비록 집행부는 없지만, 전국 17개 지역신문사 지부가 결의한 '지면파업'은 나름대로 열심히 수행하고 있고, 오늘(29일)은 대의원대회를 열어 비상대책위원회를..

언론노조 파업 '촛불 시즌2'로 간다

MBC를 비롯한 언론노조의 파업이 '제2의 촛불'로 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파업은 정부와 한나라당이 주요 쟁점법안들을 무더기 강행처리하려는 시점에서 언론노조가 저지투쟁의 선두에 섰다는 점에서 1996년 연말 노동법 날치기 처리 때의 상황과 흡사하다. 당시에도 민주노총 핵심사업장들이 자포자기 상태에 빠져 있을 때 언노련(언론노조의 전신)이 선도파업을 선언함으로써 모든 사업장의 총파업을 이끌었고, 이는 김영삼 정권과 신한국당(한나라당의 전신) 몰락의 계기가 됐다. 지금도 12년 전 노동법과 안기부법 개악을 훨씬 능가하는 수많은 쟁점법안들이 강행처리될 상황이지만, 민주노총의 주력인 금속·공공·전교조 등은 파업을 꿈도 꾸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MBC와 SBS, YTN, EBS, CBS 등 방송..

‘초벌 방송은 알겠는데, 재벌 방송은 뭐지?’

11월 26일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 규탄 집회를 하러 서울에 갔습니다. 언론노조에서 ‘재벌방송 반대’라고 적힌 검은 깃을 나눠주기에 옷에다 달았습니다. 이에 앞서 저는 YTN이 검은 옷을 입고 방송에 출연하는, 이른바 ‘블랙투쟁’을 시작하고 언론노조가 그것을 받아 안은 뒤로는 줄곧 검은 옷을 입고 있습니다. 검은 옷에 검은 깃을 달고 있으니 사람들 눈길이 끌리나 봅니다. 지나가면서 힐긋힐긋 쳐다보기도 하고요, 버스 정류장 같은 데서는 대놓고 물어보기도 합니다. 12월 5일이었습니다. 우체국에 갔더니 창구 직원이 깃을 보고 물었습니다. “그게 뭐예요?”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재벌이 방송에 진출하는 데 반대한다는 얘깁니다.” 했습니다. 웃음은 여전히 입에 머금고 있었지만 그 직원은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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