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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모니 4

해인사에는 '없어지는 부처님'이 있었다

9월 29일 해인사에 들렀습니다. 경남도민일보 갱상도 문화학교 추진단이 주관한 합천 블로거 탐방 일정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홍류동 소리길 걷기에 앞서 해인사에 가본 것입니다. 걸음이 보경당 앞에 머물렀는데, 들머리에 "김아타 '얼음 불상'" 이라 적혀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대장경천년문화축전의 해인아트프로젝트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김아타는 예전에 얼핏 듣기로 우리나라 보다는 미국 같은 다른 나라에서 더 알아주는 독특한 조각가입니다. 얼음을 조각해 상을 만들고 그것이 녹아내리는 시시각각 다른 모습을 통해 무엇인가 메시지를 던지거나 말거나 한다는 그런 얘기는 들었습니다만 한 번도 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여기서 뜻밖에 마주쳤습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경남도민일보 기사를 통해 이런 전시가 있다..

예수나 석가는 신앙하면 안 된다는 사람

기독교 근본주의나 이슬람 근본주의를 따르는 이들에게 꽤나 유익한 책이지 싶습니다. 가 말입니다. 가만 따져보니 제가 국민학교 2학년일 때 이뤄진 강의더군요. 하하. 다석 류영모(1890~1981). 죽고 나서 이름이 널리 알려진 사람입니다. 요즘 들어 부쩍 류영모의 생각을 전하는 책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른바 아직 '대중적'이지는 않답니다. 아마도 어쩌면 '영원히' 대중적이지 않을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상 흐름에 '붙어 먹는' 그런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석은 "우리 말과 글로 철학을 한 최초의 사상가"였다고 합니다. 어려서 서당에서 유교 경전인 사서 삼경을 배웠고 16살에 기독교에 입문했다가 20대 중반 톨스토이의 영향을 받아 무교회주의가 됐답니다. 교회에 나가지 않았으며, 예수를 떠받드는..

스님 전용 주차장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태만에 경남 진해 성흥사(聖興寺)에 들렀습니다. 진해 성흥사는 이른 봄에 가면 벚꽃이 아주 좋습니다. 그리고 한창 피어나는 봄부터 여름까지는 대장동 골짜기와 마을숲이 또 아주 좋습니다. 성흥사는, 창원 동읍에 있는 우곡사(牛谷寺)와 마찬가지로 신라 말기 무염(無染)이라는 스님이 지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둘 다 왜구의 침입을 막으려는 데에 창건 동기가 있다고 합니다. 짐작건대, 이렇습니다. 성흥사나 우곡사는 왜구가 쳐들어왔을 때 백성들 피난처 구실을 했을 것입니다. 또 무기나 군량미를 쌓아두는 병참기지 노릇도 했겠지요. 옛날에는 상비군(常備軍)이 보잘것없었을 테니 피난 온 백성들이 곧바로 군사 노릇을 했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당시 백성들에게는 성흥사와 우곡사는 거기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든든한 존재였..

둘러보는 데만 두 시간 걸리는 망한 절터

영암사 터 석등 틈으로 모산재 보는 재미 경남 합천 모산재 아래에는 폐사지(廢寺址-이를 망한 절터라고 이르면, 느낌이 또 달라지지요. 하하.)가 있습니다. 고려 시대 들어섰다는, 그러나 기록은 전혀 남아 있지 않다는 영암사 터입니다. 여기는, 적어도 제게는 엄청 멋진 존재입니다. 한 번 말씀드렸듯이, 망한 절터임에도 기상이 아주 밝고 맑고 씩씩합니다. 절터가 동쪽을 향해 앉아 있다든지 배경으로 삼은 모산재가 바위산이어서 거기서 뿜어져 나오는 하얀 기운 때문이라든지를 원인으로 꼽을 수 있겠지만 핵심은 절터에 갖가지 돌들이 옛적 가공을 겪은 그대로 많이 남아 있는 덕분이라고 저는 여깁니다. 한 번 둘러 보시지요. 여기에 빠져서, 하나하나 바로도 보고 뒤집어도 보고 따져도 보고 생각하면서도 보고 아무 생각없이..

가본 곳 2009.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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