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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식 3

현 정부의 잔인한 현실은 누가 그릴까?

서경식의 정체성은 뿌리뽑혀 떠돎(diaspora)에 있습니다. 서경식은 재일조선인으로 국적은 대한민국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도 그이는 환대받지 못합니다. 스스로를 '재일조선인'이라 규정하는데, 여기 '조선'은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넘어서는 그런 나라를 뜻하고 있습니다. 서경식이 조선인임을 포기하지 않으니까, 자기가 살고 있는 일본에서도 대부분은 그이를 외면합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도, 제가 알기로는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사실은 그이에게는 천형(天刑)일 것입니다. 고향을 떠나 일본에 살게 된 원인이 그이에게 있지 않고, 일본 식민지배 그리고 어버이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천형이 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집단의 구성원으로서가 아니라 독립된 개인으로서 세상을 볼 수 있다는 면..

알퐁스 도데 '마지막 수업'이 아름답다고?

‘재일 조선인’ 서경식의 글은 언제나 저를 불편하고 아프게 합니다. 제가 제대로 앉아 있고 서 있고 생각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돌아보게 만들어 불편합니다. 그리고 제가 느끼지 못하는 고통을 일깨워 주기에 많이 아픕니다. 그이가 펴낸 책 ‘고통과 기억의 연대는 가능한가?’ 76쪽도 마찬가지 저를 아프고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알퐁스 도데가 쓴 소설, 아름답게 기억되는 소설, ‘마지막 수업’(La derniere classe)이, 실은 지배를 미화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옮겨 와 보겠습니다. 단락 구분은 제가 임의로 좀 했습니다. “여기(한국) 교과서에도 나오지요? 어떻게 가르쳐요? 어떤 교훈입니까? 그거 배우면서 동시에 같이 연상되는 게 일제시대에 우리 말을 빼앗겼던 일과 우리 말에 대한 소중함이죠. 일본에..

일제 침략은 나쁘고 베트남 침공은 좋은가

2006년 5월 ‘재일 조선인’ 서경식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경남대학교 사회학부 김재현 교수 소개로 만나 인터뷰 기사를 썼었지요. 밤늦게까지 얘기를 나눴는데 만나서 뿌듯하다는 느낌과 함께, 참으로 미안하다는 생각이 꾸물꾸물 기어 올라왔습니다. 거북했습지요. 그리고, 그 때는 전혀 몰랐었는데, 이제 와 생각해 보니 그이는 대한민국 지식 풍토에 ‘디아스포라(diaspora)’라는 개념을 들여놓은 여럿 가운데 가장 중요한 한 명입니다. 디아스포라. 모르시는가요? 우리말로 옮기면요 ‘난민’쯤이 되겠습니다. 대문자 디아스포라는 ‘유대 난민’이라는 좁은 뜻이지만 소문자로 시작하면서 ‘난민 일반’으로 뜻이 넓어졌다 합니다. ‘뿌리 뽑힌 이’지요. 그러므로 재일 조선인 서경식도 난민이고 고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독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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