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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 2

표충사 주지는 왜 절간 땅을 몰래 팔았을까?

내 사랑하는 표충사 경남 밀양에 있는 표충사의 주지가 사무장과 짜고 사유지(寺有地)를 팔아먹고 튀는 사건이 터져서 사람들 눈길을 끈 적이 있습니다. 한 달 전인 9월 초순 신문과 방송에 한꺼번에 보도가 됐습니다. 미리 말씀드려 놓겠습니다만, 저는 표충사를 무척 사랑합니다. 표충사 절간 전체가 주는 넉넉하면서도 담담한 느낌이 좋고 아침에 찾아갔을 때 마당에 깔끔하게 남아 있는 비질 자취도 느낌이 좋습니다. 천왕문에 있는 사천왕들도, 그리고 그 앞에 심겨 있는 배롱나무도 좋은데요, 특히 대광전 맞은편에 있는 우화루는 그 존재만으로도 때마다 저를 기쁘고 즐겁게 해 줍니다. 어쨌거나, 임기를 얼마 남겨 놓지 않은 표충사 주지가 표충사 둘레 밭과 임야 주차장 자리를 40억 원 정도 받고 소유권을 다른 사람에게 넘..

법정 스님은 '무소유'조차 놓고 버렸다

제가 법정(法頂) 스님 이름을 처음 들은 것은 아마 중학교 때 그러니까 1977년정도였습니다. 저보다 일곱 살 많은 작은누나가 대학 국문학과를 다니는 문학 지망생이었고, 저는 누나가 보는 책을 슬금슬금 훔쳐 보는 데 재미를 들이고 있었습니다. 법정 스님이 쓰신 책 가 아마 누나 책꽂이에 있었나 봅니다. 책을 꺼내어 읽었는데 제 기억으로는 이런 대목이 있었습니다. "강을 건너려고 나루에 갔다. 그런데 나룻배가 이미 저만큼 앞에 둥실 떠가고 있었다. 사람들은 보통 이런 때면 아휴 늦었구나, 조금만 더 일찍 왔더라면…… 이렇게 여기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 내가 참 일찍 왔구나 하고, 다음 배를 탈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리면 된다." 지금 생각해 보면, 스님이 여기서 하고자 하신 바가 매임을 버려라, 집착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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