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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6

봄꽃 전국 동시 개봉과 사라진 꽃샘추위

봄꽃이 미쳤습니다. 대박이 예상되는 최신 블록버스터 영화처럼 ‘전국 동시 개봉’이 돼 버렸습니다. 보통은 동백이 피고 난 다음에야 목련이 꽃을 피우고, 매화·산수유가 꽃을 벌린 다음에야 벚꽃·진달래가 피어납니다. 상대적으로 따뜻한 경남이라 해도 유채는 4월 중순이나 돼야 그 뒤를 이어 꽃이 피어나는데 올해는 이 모두가 한꺼번에 다 피어났습니다. 어떤 데는 조팝나무에서조차 꽃이 피어났을 정도고, 벚꽃은 이미 서울에서까지 활짝 피어났습니다. 서울 벚꽃 3월 개화는 기상 관측 이래 처음이라고까지 하네요. 꽃이 이렇게 한꺼번에 피고 보니 오히려 자연의 질서를 알겠습니다. 봄꽃들은 서로서로 조금씩 맞물리면서 피고 살짝 어긋나면서 집니다. 동백꽃이 피어나서 한창을 지나 조금씩 시들 즈음에 목련이 꽃을 피우고요, 목..

봄은 어느새 내 옆에까지 와 있었다

오전에 느즈막히 집을 나서 좀 걸었다. 그동안 못보았던 풍경들이 눈에 들어왔다. 활짝 핀 매화와 진달래, 한창 피어오르는 중인 목련, 그리고 느티나무의 새잎들이었다. 아직 봄을 느끼지 못하신 분들은 여유를 갖고 주변을 둘러보시기 바란다. 2011년 3월 30일 마산 신포동의 봄 풍경이다. (꽃을 좋아하게 되면 늙은 증거라는데...)

절정이 지나가버린 목련꽃을 보며…

김훈의 글을 읽으면서 탄복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화려찬란한 입심이 부럽기까지 했습니다. 물론 "나는 발버둥이쳐지지 않는 발버둥이를 버둥거리다가 잠에서 깨어났다."처럼, 말장난에 그치는 때도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그런 글에는 김훈에게 고유한 숨결과 손결이 스며들어 있었습니다. 이런 식입니다. 22쪽, '꽃피는 해안선' 부분입니다. "목련은 등불을 켜듯이 피어난다. 꽃잎을 아직 오므리고 있을 때가 목련의 절정이다. 목련은 자의식에 가득 차 있다. 그 꽃은 존재의 중량감을 과시하면서 한사코 하늘을 향해 봉오리를 치켜올린다. 꽃이 질 때, 목련은 세상의 꽃 중에서 가장 남루하고 가장 참혹하다. 누렇게 말라 비틀어진 꽃잎은 누더기가 되어 나뭇가지에서 너덜거리다가 바람에 날려 땅바닥에 떨어진다. 목련..

꽃잎에 눈길 빼앗기지 않기를

오늘 아침과 점심 창원을 가로지르는 창원대로를 자동차를 몰고 오갔습니다. 길 가 양쪽으로 벌어선 벚나무들이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꽃눈만 야무지게 물고 있었는데, 이제는 하나둘 꽃망울로 터뜨리고 있었습니다. 벌써 화들짝 피어난 목련은 이미 허드러져 버려서 철모르는 아이들 웃음만치나 커져 있고요, 어금니 앙다문 듯한 개나리도 저만치서 노랗게 종종걸음을 치고 있습니다. 발 밑 어딘가에는 제비꽃이 피었을 테고, 그 옆에는 보송보송 솜털을 머금은 새 쑥이랑 피나마나 하얗게만 보이는 냉이꽃까지 어우러지고 있을 것입니다. 오늘 따라 화사한 햇살이 아주 좋은데, 어울리지 않게시리 꽃잎의 떨어짐이 '퍽' 뒤통수를 때리며 떠오르지 않겠습니까? 떨어지고 나서도 아름다운, 그런 꽃잎 말입니다. 그러는 다른 한편으로는, '꽃잎..

밖에 나갔다가 목련을 봤습니다

오늘 밖에 나갔다가 목련을 봤습니다. 우리은행 창원지점 뒷뜰입니다. 들고 있던 휴대전화로 찍었습니다.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이렇게 '화들짝' 피어났다가 떨어질 때도 '후다닥' 신나게 지고 맙니다. 개나리 철쭉 진달래 목련 벚꽃 들은, 잎 먼저 꽃이 핀다는 특징을 공통으로 갖고 있습니다. 벌 나비가 돌아다니는 철이 아니니까, 바람을 매파 삼아 열매를 맺는다는 공통점도 함께 합니다. 5월에 피는 꽃들과 경쟁하지 않습니다. 짐작이겠지만, 밀양대(지금은 부산대랑 통합이 됐지만) 조경학과 최송현 교수는, 다른 꽃들과 경쟁하지 않으려고 일찍 피는 것 같다고 해석했습니다. 지금은 까먹었지만, 그럴듯한 근거도 여럿 댔습니다. 자연의 원리가 피비린내 나는 경쟁이 아니고, 오색 영롱한 무지개 같은 조화라는 얘기입니다. ..

봄은, 아파트 뒤뜰에도 온다

오늘(5일) 거리에 나서보니까 바람이 차게 부는 가운데서도 따뜻한 봄기운이 느껴지더군요. 얼마 안 있으면 봄이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와 어깨를 툭툭 두드리지 싶습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봄마중한다면서 들로 산으로 차려 입고 나가겠지요. 그렇지만 우리 사는 아파트나 찻길, 동네 앞산은 물론이고 보도블럭 틈새, 담벼랑 갈라진 사이에도 때가 되면 봄이 슬몃, 스며듭니다. 지난해 3월에도 저는 우리 딸 현지랑 우리 집 둘레에서 봄을 마중하러 싸돌아다녔던 적이 있습니다. ^*^ 이렇듯 우리 일상과 맞붙어 있는 봄도, 들이나 산으로 찾아오는 봄과 마찬가지로 따스하고 아름답고 애틋하고 기특합니다. 한 번 함께 눈에 담아 보시지 않으렵니까? 지난해 3월 18일 있었던 일을 같은 해 3월 30일 썼습니다. 사진은, 대부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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