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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 4

겨울엔 삼겹살 상추쌈 먹지 말라는 전희식

를 재미있게 읽었다. 이 부제로 붙어 있다. 세상을 보는 상식을 뒤집어 주었다.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해 주었다. 새로운 관점과 가치관도 일러주었다. 어쨌거나 지은이 전희식 선배가 얼마나 대담하고 웅장한지 이번에 좀더 잘 알 수 있게 되었다. 내용을 모두 소개할 능력은 내게 없다. 다만 읽는 도중에 눈길이 가고 마음이 끌렸던 대목을 드문드문 적어보겠다. 1. 처음부터 현실이었던 현실은 없다 “상상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상상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모든 현실은 상상에서 시작된다. 꿈같은 상상이 현실화되어 온 것이 문명의 역사다. 논리적 타당성과 역사적 정당성이 있으면 상상은 현실화될 수 있다. 여기에 세계사적 보편성까지 있다면 말이다.”(68쪽) 2. 120년 전 농민들은 자기 문제로 징징대지 ..

서정홍의 가난은 모두를 넉넉하게 하는 것

경남도민일보에서 펴내는 월간지 에서 저는 ‘향기가 있는 삶’이라는 꼭지를 맡게 됐습니다. 여기에서 저는 소박하고 욕심 없이, 다른 사람들과 크게 다를 바 없으면서도 세상에 작으나마 보탬이 되도록 살아가는 인물을 찾아 소개하고 있습니다. 2012년 3월호에서는 서정홍 농부시인을 담았습니다. 농부시인 서정홍. 시집 ··와 동시집 ··, 산문집 ··을 펴냈습니다. 1980년대 창원공단에서 노동운동을 하다가 90년대 접어들어 우리밀살리기운동 경남본부에서 농민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1998년 농촌에 들어가 농부가 됐으나 2001년 아직 도시에서 할 일이 남아 '귀도'했다가 다시 합천에 들어가 농사지으며 산지가 올해로 8년째랍니다. 농부시인 서정홍은 자기가 보도되는 일을 저어했습니다. 자기 같은 사람이 자꾸 ..

농부 서정홍의 삶이 돋보이는 까닭

1. 그저 '나는 나'라는 사람 "저는 저를 알아달라고 농사짓거나 시를 쓰는 게 아닙니다. 누가 알아준다고 내 삶이 넉넉해지는 것도 아니고, 누가 알아주지 않는다고 내 삶이 초라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나는 나'입니다."(50쪽) 만약 서정홍이 명함에 '농부 서정홍'이라 하지 않고 '시인 서정홍'이라고 적어 다니며 여기 이 책 을 펴내고 이런 말을 담아 넣었다면 그다지 믿음이 가지 않을 것입니다. "농부는 …… 땀 흘려 일을 하지만 결과는 하늘에 맡기고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다. 그래서 늘 고마워할 줄 알고, 어렵고 힘든 일이 있어도 민들레처럼 봄을 노래하는 사람이다. 아무리 어려운 처지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나눌 줄 아는 사람이다."(60쪽) 만약 서정홍이 농사를 짓지 않는다면, 또 농사를 지어도 ..

노는 듯이 일한다는 농부시인 서정홍

"많은 동물들이 모여 살던 산에 불이 났습니다. 불길은 맹렬한 바람을 불러 숲을 태웠고 모든 동물들은 무서운 불길을 피해 이리저리로 달아났습니다. 그런데 작은 새 한 마리가 10리 밖 먼 곳에 있는 저수지에서 물을 입에 물고 와 불을 끄고 있었습니다. 물론, 불길은 점점 더 커졌지요. 그러나 그 작은 새는 그래도 밤새 물을 입에 물어다 불타고 있는 산에 뿌렸습니다. 이 모습을 본 달아나던 다른 동물들이 작은 새에게 왜 혼자 끄지도 못할 불을 끄겠다고 고생을 하고 있느냐고 묻자 작은 새가 울면서 대답했습니다. 저 불길 속에 타고 있는 나무와 꽃과 작은 벌레들은 이제까지 나의 가장 친한 벗이었다고, 지금 친구들이 불에 타고 있다고." 지율 스님이 쓴 책 에 나오는 대목입니다. 양산 내원사에서 천성산 산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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