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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5

24년전 구치소 사형 집행에 대한 기억

1. 교도소는 기결수, 구치소는 미결수 교도소와 구치소의 차이를 아시나요? 교도소(矯導所)는 확정 판결을 받은 기결수(旣決囚)를 가두고 구치소(拘置所)는 재판이 진행되고 있어서 아직 형량이 정해지지 않은 미결수(未決囚)를 가둡니다. 구치소만으로 독립돼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 구치소는 교도소에 붙어 있습니다. 교도소와 구치소의 구분은 엄격합니다. 수용되는 사람들의 법적 신분이 크게 다르기 때문입니다. 구치소에 있는 미결수들은, 현실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그래도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죄 없는 사람으로 대접받습니다. 반면 교도소에 있는 기결수들은 이미 유죄가 확정돼 수형(受刑) 생활을 해야 합니다. 형벌을 받는 사람이라는 얘기고, 그러면 강제로 하기 싫어도 시간과 규율에 맞춰 노역을 비롯해 자기에게 주어진 ..

24년 전 만났던 막걸리 보안법 할아버지

1. 민주당 최문순 국회의원이 국회의원회관에서 1월 15일 주최한 토론회 플래카드를 오늘에야 봤습니다. 물론 전에부터 인터넷에서 돌아다니고 있었겠지만, 제가 좀 많이 둔한 탓에 이리 됐습니다. ‘긴급 토론회 - 인터넷판 막걸리 보안법을 폐지하라’고 적혀 있습니다. 아마도, 사이버 모욕죄를 일러 ‘인터넷판 막걸리 보안법’이라 한 것 같습니다. 토론회 내용은 제가 읽어보지 않았습니다만. 최문순 의원 토론회 사진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려니, 어느 결에 저는 24년 전인 1985년 겨울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막걸리 보안법’의 전형을 그 때 제가 현실 속에서 진짜로 만났던 것입니다. 2. 저는 서울 구치소 미결(未決) 감방에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아침 ‘국보’가 하나 새로 들어왔다는 말이 돌았습니다. 반가웠습..

21세기 ‘빨갱이’와 150년 전 ‘천좍쟁이’

1. 1860년대의 공포 천좍쟁이 천좍을 아시나요? 아마 모르실 테지요. 하지만 우리나라 국어사전에 떳떳하게 실려 있는 이른바 ‘표준말’입니다. 제가 지어낸 얘기가 아니라는 말씀도 됩니다. 천좍은요, 천주학(天主學)이 줄어든 낱말입니다. 그러니까 천좍쟁이는 천주학쟁이가 본디말이겠고, 천주학을 하는(또는 믿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 됩니다. 천주학은 가톨릭을 이릅니다. 개신교는 그보다 나중에 들어왔지요. 1784년에 이승훈이 우리나라 역사에서 처음으로 영세를 받고 가톨릭 신자가 됐습니다. 그리스도교는 당시 억눌리던 이들에게는 해방하는 메시지였습니다. ‘하느님 앞에 만인은 평등하다.’는 교리 앞에, 상놈과 여성은 물론 몰락 양반까지도 크게 동감했습니다. 반상(班常) 차별과 남녀(男女) 유별 논리를 등에..

촛불과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와 고영주

고영주(高永宙)라는 이름을 봤습니다. 서울남부지검장 출신인 변호사 고영주가 위원장으로 있는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가 2일치 동아일보에 광고를 실었습니다. 이름도 거창한 국.정.추의 위원장인 그이는 공안 검사의 마지막 대표선수입니다.광고는, 짐작하시는대로 촛불집회를 비방하는 내용입니다. 제목은 “두 달 가까이 서울의 도심부와 지방 도시들을 마비시키고 있는 ‘촛불집회’는 더 이상 ‘국민건강’을 위한 집회가 아니다.”입니다. 부제는 “지금 폭력과 이를 방치하는 비정상이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다.”인데, 이들은 “친북반미-수구좌파 세력은 불법 폭력시위 개입을 즉각 중단하라!”, “정부당국은 불법시위와 폭도들을 엄정하게 사법처리하여 공권력을 바로 세워라!”는 요구를 앞에 세웠습니다. 이른바 국정추는 이어서 “정치권은..

93년 연단에서 춤추는 고 문익환 목사

경남 마산의 열린사회 희망연대 김영만 전 상임대표가 지난 2006년 자료를 정리하던 중 우연히 찾아낸 사진입니다. 91년인지, 93년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답니다. 하지만 사진을 본 독자들이 93년 경남대 한마관이 맞다고 확인해주더군요. 지금 경남도민일보 서울파견기자로 있는 정봉화 기자는 당시 1학년 새내기로 문익환 목사에게 꽃다발을 전해줬던 기억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당시 김 전대표가 상임의장으로 있던 ‘민주주의 민족통일 마창연합’이 늦봄 문익환 목사를 초청, 경남대 한마관에서 강연회를 열었습니다. 사진에선 문 목사(왼쪽)와 김영만 당시 의장이 활짝 웃으며 춤을 추고 있네요. 요즘엔 민간차원의 북한 방문도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 됐지만, 당시만 해도 민간인이 북한을 방문하고 김일성 주석까지 만나는 일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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