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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 5

독일사람들이 나치의 만행을 기억하는 방법

※이 글과 사진은 최근 주독일대사로 부임한 정범구 선생이 베를린에서 촬영해 페이스북에 올린 것이다. 독일이라는 나라가 역사의 비극을 어떻게 기억하고 교훈으로 삼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글과 사진이어서 정범구 대사의 허락을 얻어 블로그에 기록으로 남긴다. - 편집자 과거를 잊지 않는 나라 주말을 맞아 가벼운 마음으로 숙소 주변과 베를린 이곳저곳을 돌아보았다. 그러나 가는 곳 마다 맞닥뜨리게 된 것은 독일의 어두운 과거 흔적들과의 만남이었다. 과거 나치가 저질렀던 만행의 흔적들이 덮이고 잊혀지지 않도록 곳곳에서 역사가 증언, 고발되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 대해 눈 감는 자는 미래에 대해서도 눈 감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왜 독일 젊은이들이 과거 독일이 저질렀던 일에 대해서 책임을 느껴야 하는지 설파했던 ..

누가 일본의 전쟁범죄를 비난할 수 있는가

20세기 인류 역사에서 가장 야만적인 인권침해 사례를 꼽으라면 나는 서슴없이 일본군 성노예(sex slaves, 이른바 '위안부')와 민간인 집단학살(genocide)을 든다. 불행히도 두 사건은 모두 우리나라가 최대 피해국이다. 국가권력이 가장 힘없는 국민을 희생자로 삼았던 범죄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그러나 두 사건의 다른 점도 있다. 성노예가 제국주의 일본의 식민지 백성에 대한 범죄라면, 민간인학살은 대한민국 국군과 경찰이 자국민을 죽인 것이다. 독일의 홀로코스트도 집단학살이라는 점에선 같지만, 나치가 유대인을 죽였다느 점에서는 대한민국의 경우와 다르다. 범죄의 가해 주체가 달랐던 만큼 잘못된 과거에 대한 청산 과정도 확연히 다르다. 독일의 경우 1945년 패전 후 전범재판에서 주모자급 12명이 교수..

1960년 동아일보의 충격적인 '학살'보도

충격적인 기사 하나를 소개한다. 동아일보 1960년 5월 22일자 3면에 보도된 기사다. 제목은 '남녀 모두 옷 벗겨서 살해'라는 주제목 옆에 '수십 명씩 한꺼번에 묶어 수장 떠오르면 또 총질'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명패는 '통영 양민학살 사건의 상보'이며, 이 기사를 보도한 기자는 '충무시에서 김영호 부산분실 기자 21일발'로 되어 있다. 지역의 뉴스를 사회면인 3면에 두 번째 머릿기사로 올린 것도 요즘엔 보기 힘든 일이다. 이 기사는 얼마전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 마산 위령제 때 쓸 자료집을 만드는 과정에서 대구유족회 이광달 회장이 보관해오다 제공한 자료를 검토하던 중 발견한 것이다. 이는 동아일보 PDF를 통해서도 재차 확인한 것이다. 다음은 당시 동아일보의 기사 전문이다. 한자는 한글로 고쳤..

62살이 되어서야 처음 불러보는 '아버지'

1961년 5·16쿠데타를 일으킨 정치군인들에 의해 강제해산됐던 '민간인학살 마산유족회'가 어제(20일) 48년만에 재창립대회를 열었다. 어제 창립대회에서 회장으로 선출된 노치수(62) 유족회장은 1950년 당시 우리 나이로 세살바기 아기였다. 그 때 아버지 노상도 씨를 잃고 평생 '아비없는 자식'으로 살아왔던 그는 62세 노인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학살된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편지를 썼다. 그리고 그 편지를 나에게 보내왔다. "언젠가 꼭 쓰고 싶은 글이었는데, 이제야 썼으니 신문에 실을 수 있으면 싣고, 그렇지 않으면 그냥 버려도 된다"는 문자메시지와 함께…. 당연히 신문에 게재하고, 이 블로그에도 올려 많은 분들과 그의 아픔을 함께 하고자 한다.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 아버지! 아버지를 얼마나 불러 보고 ..

과거사 14개 위원회 통폐합되면?

가끔 제가 보도한 기사 중 이슈가 될만한 내용에 대해 방송사에서 인터뷰 요청이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전화로 참여를 하고 있는데요. 제가 쓴 기사를 방송원고 삼아 하다 보니 글로 따로 정리하지는 못한 채 그냥 버리곤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문득 이것도 정보가 될 수 있겠다 싶어 방송원고를 좀 정리해서 블로그에 올려볼까 합니다. 오늘은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 등이 발의한 과거사 관련 14개 위원회 통폐합 법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3개월여에 걸쳐 산청군 시천면 외공리 민간인 학살 매장지에 대해 유해발굴조사를 벌였습니다. 이를 계기로 민간인 학살에 대한 진상 규명이 시작될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았는데요. 이런 가운데, 최근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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