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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빵 2

나무 옷걸이가 일깨운 따뜻한 기억들

'함양'……, 이라 하면, 저는 입가에 웃음을 머금게 됩니다. 제 어린 시절 짧은 한 때를 보낸 곳입니다. 여섯 일곱 살 이태 동안인 것 같은데, 여섯 살 1968년 음력 8월 20일 할머니 상을 당해서 아버지 어머니랑 함양에서 창녕까지 먼 길을 한밤중에 자동차를 타고 달렸던 서늘한 기억이 있습니다. 보통 고향이 가장 따뜻하고 포근하고 웃음 머금게 하는 기억이 많다지만, 저는 그렇지 않습니다. 고향이 창녕인데, 어릴 적 세 살 네 살 적 기억은 딱 한 토막밖에 없고, 나머지 여덟 살 국민학교 시절부터 기억은 전혀 유쾌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함양에서 지낸 이태는 따뜻하기만 합니다. 유쾌하지 못한 기억은 하나뿐입니다. 아버지랑 닭장을 만들다가, 아버지가 철사를 잘못 휘두르는 바람에 제가 장딴지를 다쳤..

설날에 할아버지 뺨 때린 사연

1970년에 저는 ‘국민’학교 1학년이었습니다. 제가 말씀드리려는 사건은 1970년 또는 71년에 일어났습니다. 물론 장본인인 제 친구로부터 이 얘기를 들은 때는 한 3년 뒤입니다. 제 기억으로는, 1968년 겨울 풀빵(국화빵이라고나 할까요? 지름 2cm에 두께 1cm정도 되는, 밀가루 반죽을 틀에 부어 익혀 만드는 조그만 빵)이 하나에 1원 했습니다. 화폐 가치로 치면 그 때보다 지금이 한 스물다섯 배 정도 올라갔답니다.(제 실감으로는 그보다 더하지 싶습니다만) 당시 풀빵을 지금 사려면 30원쯤 한다는 얘기겠지요. 설날 할아버지한테 세배를 올렸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께서 주신 세뱃돈이 고작 5원이었습니다. 지금 간부 공무원이 돼 있는 이 친구는 화가 났습니다. 국민학교에 입학해 이제 학생도 됐는데,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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