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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율 10

경남 낙동강 사진 전시와 '지역'의 반성

경남 지역 낙동강 사진 전시의 동기 지율 스님이 찍은 낙동강 사진들을 2010년 지난 한 해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전시를 했습니다. 5월 8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삼풍대 전시가 시작이고 12월 10일 그 유명한 함안보(경남 창녕군 길곡면 오호리)의 건설 현장 전망대 전시가 끝이었습니다. 모두 서른 차례 가까이 했고요, 사진 전시를 위해 모인 '지율 스님 낙동강 생태 예술 사진 경남 지역 순회 전시 추진 모임'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블로그나 카페를 통해 이를 열심히 알렸습니다. 이 또한 마흔 차례 남짓 될 것입니다. 돌이켜보니, 지율 스님 낙동강 사진 전시의 동기는 아주 간단했습니다. 어린아이들도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그런 것이 바로 우리가 움직이는 동인이 됐습니다. 지율 스님은 자기가 찍은 낙동강 사..

모래톱은 사라져도 발바닥은 기억한다

1. 포클레인 삽질이 시작된 경천대 10월 22일 경북 상주 경천대 일대를 다녀왔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이른바 낙동강 살리기 사업 공사가 여기도 시작됐는데, 사라지기 전에 기록으로 남기는 데 함께해 달라는 지율 스님의 요청이 있었습니다. 스님의 집은 경천대와 아주 가까웠습니다. 경천대는, 저도 잘 몰랐지만, 상주에서 낙동강 제1 비경으로 꼽는 경승지입니다. 상주에 있는 공중 화장실 가운데 경천대 사진이 걸려 있지 않은 데를 찾기가 어려울 지경이었습니다. 우리가 경천대 일대에 갔을 때는 막 진출·입로 닦는 공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경천대는, 안동 하회 마을 굽이치는 데처럼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낙동강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휘어지는 자리였습니다. 경천대 일대 공사는 아름답게 휘어지는 자리에서 반달처럼 봉긋 ..

지율 스님을 때리려면 좀 똑바로 때려라

중앙일보에서 발행하는 '중앙 SUNDAY'가 지난 17일치에 기획취재랍시고 쓴 기사가 있습니다. 한 꼭지도 아니고 1면과 6·7면에 걸쳐 무려 네 꼭지나 실었습니다. "올 봄 천성산 웅덩이엔 도롱뇽·알 천지였습니다", "공사 때문에 물 말랐다면 우리가 가만히 있겠느냐", 94년 정부 보고서, 동·식물 영향 평가 빠져 논란 시작, "천성산 터널 개통하면 내가 할 일 많을 것"……. 중앙일보는 이를 받아 18일자에서 22면에 "습지 말라 도롱뇽 다 죽는다던 천성산 가보니"라는 '중앙 SUNDAY 기획취재'를 실었습니다. 같은 기자가 쓴, 내용은 거의 다르지 않은 글이었습니다. 제목만 봐도 대충 짐작하겠지만, 2000년대 우리 사회를 달군 쟁점 가운데 하나였던 천성산 고속철도 터널 관통과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지율스님 "수레를 움직이려면 소를 때려야"

천성산 고속철도 터널 관통 반대를 위해 2003년 2월부터 2006년 1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300일 넘게 청와대 등에서 단식을 벌여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지율 스님. 그러다가 2003년 10월 제기한 도롱뇽 소송이 대법원에서 기각되던 2006년 6월을 전후해 경북 영덕 산골 토막(土幕)으로 들어갔던 지율 스님. 1. 2009년 3월 다시 나타난 지율 스님 그런 스님이 2009년 3월 다시 세상에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까지 지율 스님은 조선일보 상대 10원 소송과 김종대 헌법재판관(도롱뇽 소송 항고심 담당 재판장)에 대한 소송 등 재판에만 신경 쓰며 세인의 눈에 띌까 엎드려서 조용히 지내왔습니다. 지율 스님은 2008년 12월 이후 대운하든 4대강 살리기든 어떤 명분으로든 공사가 ..

지율스님 낙동강 사진, 경남서 전시합시다

지율 스님의 사진이 왔습니다. 2008년 12월부터 찍은 것들입니다. 3월 29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조계사 나무 갤러리에서 열린 '낙동강 숨결 느끼기 : Before & After' 사진전에 나왔던 것들입니다. 저는 3월 30일 서울에 가서 지율 스님을 만나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경남에서 이 사진전을 이어가는 사람이 아직 없다는 말씀을 듣고 감히 용기를 내어 한 번 해 보고자 마음을 먹었습니다. 무슨 이야기 끝에, 지율 스님은 사진을 뽑아 사진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100만원이 든다고 했습니다. 저는 어떻게든 돈을 장만해 드릴 테니 사진을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지율 스님은 돈이 오지 않아도 나중에 처리하면 되니까 일단 사진을 먼저 보내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진이 이번에 왔습니다. 모두 35장..

지율 스님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지율 스님(2) : 더욱 부드럽고 작아졌다 지율 스님이 달라졌습니다. 예전 천성산 터널 관통 반대 운동을 할 때는 어딘지 모르게 결기 있고 의지가 굳은 냄새가 풀풀 났는데, 이번에 만나보니 그렇지 않았습니다. 마치 물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요. 그렇지만 물론 아직도 삭이지 못한 것들이 있어서, 어떤 때는 물 위에 떠 있는 얼음처럼 딱딱하고 차갑게 다가오기도 했습니다만. 스님은 예전보다 더 작아져 있었고 더 말랑말랑 부드러워져 있었습니다. 참 좋았습니다. 12월 14일 마산 수정 트라피스트 수녀원에 만났습니다. 요세파 원장이 말합니다. 강연을 들으면서 든 느낌이에요. 시대가 사람을 만든다는 생각. 스님 자신이 깃발을 들고 반대하면 우리 사회가 두 쪽이 난다는. 시대가 내지르는 신음을 마음으로 듣고 ..

멋대로 모욕하고도 사과는 안 하는 신문

5월 26일 메일을 하나 받았습니다. 지율 스님이 보냈습니다. 물론 제게만이 아니고, 다른 여러 사람한테 함께 보내는 그런 메일이었습니다. 제목이, '어떤 운명'이었습니다.(초록의 공명 홈페이지http://www.chorok.org '길에서 쓰는 편지'에 '어떤 죽음을 애도하며'로 같은 글이 올라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조선일보 보도 따위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들을 담고 있었습니다. 1. 지율과 노무현의 인연 저는 지금도 지율 스님이 떠오르면 가슴부터 꽉 막힙니다. 그런 영혼은 세상에 다시 없을 것입니다. 지율은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고속철도 천성산 관통노선 변경 공약 채택 운동을 벌여 같은해 10월 26일 노무현 당시 후보로부터 백지화·재검토 약속을 받아냅니다. 그러나 그것은 문제 ..

지금 관광이 녹색산업이라고?

1. 생태를 망가뜨리는 관광 '철쭉제를 위하여 사람들은 산 정상까지 길을 내고, 늪의 가장 깊은 곳에 우물을 팠습니다. 일주일만에 10만의 인파가 다녀간 후 아름답던 화엄벌은 마치 겁탈당한 소녀처럼 흐트러져 버렸습니다. 눈물이 많은 저는 화엄벌과 베어진 산을 보며 그냥 울기만 했고, 어느 때는 울기 위해 산에 갔습니다. 소리 없는 슬픔은 그렇게 제게 왔고, 그렇게 한참을 울고 나면 저도 모르게 슬그머니 독한 마음이 일어 산과 거리를 헤매 다녔습니다.' '천성산 문제를 통해 제가 느끼는 본질적인 문제는 이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거짓되고 박명한 사랑으로, 그 본질은 이 사회 권력의 구성원들이 공익과 다른 사람의 아픔에 도덕적으로 무감각하다는 것입니다. 적당한 권모와 술수가 정치적인 능력으로 인정받는 이 사회..

이런 건 스토킹 아닌가요?(2)

20일 다시 문자가 왔습니다. 오후 1시 6분입니다. 같은 전화번호가 찍혀 있었습니다. “정연주 기소! 진퇴가 분명해야 진짜 남자. 기소될 처지면서 온갖 추태 다 부리고. 충고했는데. 이럴 줄 알았다.” 점심을 먹고 있는데 이런 문자가 왔기에 어떡할까 조금 망설였습니다. 밥을 먹고 나서는, 그냥 즐기기로 했습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먼저 썼던 글은 이런 건 스토킹 아닌가요?(http://2kim.idomin.com/379)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답문자를 보냈습니다. 오후 2시 14분입니다. “선생님(상대방을 이르는 말)께서는 아무 잘못 없는데도 검찰이 구속했다 칩시다. 그래서 정당하게 저항했을 때도 추태라 하실 텐가요. 이는 확정 판결 이전에는 무죄로 추정한다는 원칙에도 어긋..

삶에서 위선은 벗어날 수 없는 굴레다

‘산다는 것은 다른 생명에 기대고 빚지는 일’이라는 말씀을 7월 4일 국민주권 수호와 권력 참회 발원 시국법회에서 들었습니다. 전부터 해오던 생각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지만,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문장으로 다듬어진 구절을 보면서 머리가 상쾌해지는 즐거움을 누렸더랬습니다. 이런 울림 또는 떨림이 오늘도 아직 가시지 않았는데, 오늘 아침 신문에서 “‘쏙’ 잡으러 통영가자”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쏙은 갯가재의 다른 이름입니다. 환경 담당 기자로 현업에 있을 때 저도 많이 썼던 그런 기사입니다. 나름대로 생태와 친해지는 효과가 있다는 생각으로 유난히 신경 써서 챙겼던 그런 부류 기사입니다. 숱한 생명 거덜내는 갯벌 체험 프로그램 곰곰 생각해 보면-곰곰 생각해 보지 않아도- 갯벌에 들어간다는 자체가 엄청난 살생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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