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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 2

고양이 늘어진 낮잠 보고 떠오른 시(詩)

아까 대낮에 무청을 말리려고 창문을 열었는데 고양이가 보였습니다. 나무 아래 그늘에서 그야말로 무심하게 늘어져 자고 있었습니다. 뭐 주인 없는 도둑고양이쯤 되겠지요. 저는 한편 부럽고 한편 샘이 나서 3층 우리 집에서 큰 소리로 불러봤습니다. "어이, 고양이야!" 깨지 않았습니다. 한 번 더 불렀겠지요. "야 ,고양이야. 고개 들어봐!" 마찬가지였습니다. 고개를 들기는커녕 조그마한 귀조차 전혀 쫑긋거리지 않았습니다. 무사태평이었습니다. 무청을 널다 말고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려니, 제가 고양이에게 동화(同化)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 느긋함, 저 여유로움, 거기에서 느껴지는 고양이 삶의 아주 느릿느릿한, 그래서 아예 흐르지도 않는 듯한 흐름. 물론 고양이인들 하루하루 먹고살기가 고달프지 않을 까닭..

엄마 팬티 소재로 시(詩) 쓰는 재주

세상에 시나 소설을 쓰는 데 글감으로 무엇을 쓰면 안 된다고 제한돼 있지는 않지만, 어머니 팬티를 소재 삼아 쓴 시는 이번에 처음 봤습니다. 보니까 참 재미가 있습니다. 분홍 꽃 팬티 어머니 병원 생활하면서 어머니 빨래 내 손으로 하면서 칠순 어머니의 팬티 분홍 꽃 팬티라는 걸 알았다 어머니의 꽃 피던 이팔청춘 아버지와 나눈 사랑의 은밀한 추억 내가 처음 시작되는 그곳 분홍 꽃 팬티에 감추고 사는 어머니, 여자라는 사실 알았다 어느 호래자식이 어머니는 여자가 아니라고 말했나 성(性)을 초월하는 거룩한 존재라고 사탕발림을 했나 칠순을 넘겨도 팔순을 넘겨도 감추고 싶은 곳이 있다면 세상 모든 어머니는 여자다 분홍 꽃 팬티를 입고 사는 내 어머니의 여자는 여전히 핑크빛 무드 그 여자 손빨래하면서 내 얼굴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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