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이데올로기 8

경남도민일보 구주모 사장의 진면모

는 경남도민일보 구주모 사장이 쓴 책이다. 부제는 '500년 고전(古典)이 시대에 던지는 메시지'다. 구주모 사장은 누구를 만나든 재미있는 이야기로 자리를 활기차게 만드는 능력이 뛰어나다. 이 책을 읽으니 그 원인을 조금은 알 것 같다. 같은 직장에서 19년째 삐대면서 한 번씩 느껴왔던 구주모 사장의 진면모를 이번에 제대로 보았다.지배이데올로기의 민낯지금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 좋은 성적을 얻으려는 까닭이 바로 이와 같지 않은가 하는 얘기다. 은 이런 지배집단에 맞서는 무리들의 이야기다. 이 무리는 (대다수 구성원을 위한) 국리민복 따위는 생각도 않는다. 대신 (지배집단의) 사리사욕만 없어져도 좋다고 여긴다. 뒤집어 말하면 자기 몫 뺏기지만 않아도 먹고 살 만하다. 우리 ..

신사임당 지폐는 여성운동의 패배다

신사임당을 두고 언젠가는 한 번 얘기를 해야지 마음먹은지는 오래 됐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저런 인물이 우리나라 여성의 대표가 될 수 있는지, 남자인 제가 생각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구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런 말을 입에 올릴 계기가 찾아왔습니다. 바로 독일 마르크화입니다. 시작해 보겠습니다. 하하. 유로화가 나오기 전 독일에서 가장 큰 돈이 1000마르크(얼추 80만원)였다고 합니다. 1000마르크 짜리 종이돈에는 그림 형제(야콥 그림 1785~1863, 빌헬름 그림 1786~1859)가 그려져 있었답니다. 여기에는 그림 형제가 이룩한 업적을 기리는 독일 사람의 정신이 당연히 들어 있겠지요. 그림 형제라 하면, 대부분 한국 사람에게는 '동화를 정리한 독일의 사람들' 정도로 여겨지겠지요. 맞습니다..

씩씩한 남자가 되면 무엇이 좋을까

국민, 민족, 국가 등 근대 이후 갖은 이데올로기 문제를 다뤄온 박노자가 이번에는 남성성을 정면으로 헤집었습니다. 국민 민족 국가 이데올로기가 개인을 얽어매고 억눌렀듯이 남성성 이데올로기도 같은 노릇을 했다는 결론입니다. 알려진대로 이데올로기란 특정 사실(들)을 바탕으로 지배계급의 이해 관계에 따라 덧칠된 생각이기도 하고, 그런 생각들의 조합이기도 하답니다. 이데올로기는 또 어떤 경우에는 사실 그 자체로 오인되기도 합지요. 박노자의 에 달린 부제는 '한국의 이상적 남성성의 역사를 파헤치다'라고 돼 있습니다. 그리고 그 첫머리에 '소년 남자'라는 노래가 나옵니다. "무쇠골격 돌근육 소년 남자야 애국의 정신을 분발하여라. 만인대적萬仁大敵 연습하여 후일 전공 세우세. 절세영웅 대업이 우리 목적 아닌가". 19..

'엄마 이데올로기'는 엄마만 짓누를까

특정 문학 단체나 특정 문인을 욕하려는 글이 아닙니다. 다만, 우리 안에 남아 있는 ‘엄마 이데올로기’, 우리 엄마한테도 강하게 작용하는 ‘엄마 이데올로기’를 한 번 확인해 보려는 데 이 글의 목적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여기 끌어와 쓰는 문학 작품들도, 무슨 비판 대상으로 삼고자 하는 의도는 일절 없습니다. 사실은 너나없이 우리들이 모두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는지를 성찰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뿐입니다. 경남의 한 문학단체가 ‘시와 어머니’를 주제로 시화전을 열었습니다. 여기 출품된 시편을 한 번 보겠습니다. 여기 작품들을 읽으면서 공감이 됐다면, 어느 누구도 ‘엄마 이데올로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증거가 될 것입니다. 어머님들은 왜 살코기는 자식들 먹이고 뼈다귀와 머리만 잡수셨을까? 당신은 먹고 싶어..

졸업식 노래의 국가주의와 연고주의

1. 며칠 전 친척 결혼식에 다녀왔습니다. 예식장 자리에 앉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신랑이 들어오고 나서 신부가 들어왔습니다. 신랑이 먼저 들어와 있다가 신부를 맞이합니다. 친정아버지에게서 신부를 건네받아 앞으로 나아갑니다. 여기에 대한 문제의식은 많은 이들이 공유하고 있습니다만, 까먹고 있다가 문득 다시 생각이 났습니다. 여자에게 주어지는(또는 주어졌던) 삼종지도(三從之道) 말입니다. 삼종지도는 여자가 따라야 할 세 가지 도리입니다. 어려서는 아버지, 결혼해서는 남편, 남편이 죽고 나서는 자식을 따라야 한다는 도리이지요. 결혼식에서, 신부가, 친정아버지의 손에서 신랑의 손으로 넘겨지는 장면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 삼종지도를 떠올리고 여자의 피동적인 처지를 한탄하곤 했습니다. 그래 이런 틀을 깨뜨..

자유주의와 신자유주의, 차이점과 공통점

차이점 1. 자유주의는 16세기와 17세기 봉건제 아래서 토지에 결박돼 있던 개인의 자유를 옹호했다. 신체의 자유, 거주 이전의 자유, 직업 선택의 자유 등등. 2. 신자유주의는 20세기와 21세기 국가라는 울타리에 매여 있는 자본의 자유를 옹호한다. 자유무역(협정), 무역장벽 철폐, 철도 의료 교육 전기 수도를 비롯한 공공 부문의 사유화 등등. 3. 자유주의는 봉건제와 귀족제에 맞서 대중의 권리를 확장하는 진보적 구실을 한 때나마 했지만, 신자유주의는 탄생 이후 진보적이었던 때가 단 한 차례도 없다. 4. 자유주의는 그래도 조금은 논리적이고 세련된 겉모습을 갖춘 적이 있지만, 신자유주의는 그런 데에 아예 신경 쓰지 않는다. 공통점 1. 제각각 해당 시기에 자본주의를 가장 효과적으로 훌륭하게 옹호한(하는..

"뼈에 무슨 이데올로기가 있나요?"

[김주완이 만난 사람]민간인학살 유해발굴 전문가 이상길 교수 이상길 경남대 인문학부 교수는 원래 고고학과 고대사가 전공이다. 하지만 요즘 그는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전문가로 통한다. 그가 반세기 넘게 묻혀 있던 유골들과 인연을 맺게 된 건 순전히 우연이었다. 지난 2002년 9월 4일 태풍 '루사'로 인해 폭우가 쏟아진 날, 마산시 진전면 여양리 산골짜기에서 주인 없는 유골 수십여 점이 빗물과 토사에 휩쓸려 내려왔다. 한국전쟁 당시 이곳에서 진주지역 보도연맹원으로 추정되는 200여 명이 무장한 군인들에 의해 집단학살됐다는 사실은 1999년 10월 에 의해 보도된 바 있지만, 실제 유골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태풍 때문이었던 것이다. 이를 계기로 민간인학살 관련 단체들이 본격적인 유해발굴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은 하루빨리 사라져야 한다

지난 2007년 3.1절을 맞아 썼던 글을 한 번 옮겨 와 봅니다. 는 제목을 달고 있습니다. 오늘 89주년 3.1절 기념식에서도 ‘대한독립만세’가 외쳐졌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문제의식이 올해도 유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유관순이 이끌었다는 아우내 장터 만세운동까지도 제 날짜를 잃어버리고 2월 29일로 앞당겨 재연됐더군요. 이것은 지역의 관점에서 한 번 따져볼만한 소지를 안고 있습니다. 서울에 대한 지역 종속의 극단적 표현이라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1. 100년 전 의병들도 ‘대한 자주독립’을 소원했을까요? 2월 28일치 우리 신문 7면 머리기사는 제목이 “나의 소원은 ‘대한 자주독립’”입니다. 이어지는 내용은 1906~10년 지리산 일대에서 일본군에 맞서서 무장투쟁을 벌인 70여 명을..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