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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 5

선암사 매화에 매이니 매화밖에 못 보네

1. 4월 들어도 피어나지 않았다는 선암사 매화 3월 27일 수요일 전남 순천으로 떠났습니다. 경남도민일보가 만든 ‘경남형 예비 사회적 기업’인 갱상도 문화공동체 해딴에가 2013년 처음 마련한 테마 체험 여행이었습니다. 5일장인 남부시장이 서는 날이고, 이 때쯤이면 선암사 홍매화를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들머리 주차장 둘레에 심긴 매화나무에 꽃이 화알짝 벌어져 있기에 절간 매화나무도 그러려니 짐작이 됐습니다. 하지만 기대는 가볍게 무너졌습니다. 가뭄에 콩 나듯 몇 송이만 피어 있을 따름이었습니다. 올 3월 날씨가 예사롭지 않게 추웠기 때문인 듯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여태까지는 이맘때 열렸던 ‘선암사 홍매화 축제’도 4월 6일(토)과 7일(일)로 열흘 뒤에 치러졌고, 그랬는데도 매화들이 그 ..

가본 곳 2013.06.10

선암사 범종루에는 돈독이 올라 있다

선암사에는 다른 절간에는 다 있는 사천왕문이 없습니다. 선암사 누리집에서 찾아보니 그 까닭이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진산인) 조계산의 주봉이 장군봉이라 장군이 지켜주는 때문에 따로 만들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불이문=해탈문도 없습니다. 대신 범종루를 통해 절간으로 들어가게 돼 있습니다. 불이문 또는 해탈문은 해탈 또는 진리에 이르는 문으로 일주문을 지난 다음 부처님을 모신 대웅전을 바로 눈 앞에 두고 세워져 있는 것입니다. 절간 구조에서 불이문이 차지하는 지위와 의미는 이렇습니다. 불이문은 금당에 들어서는 마지막 문입니다. 본존불을 모시는 금당은 불교의 상징 체계에서 진리의 세계인 불국토(佛國土)입니다. 금당에 들기 전에 문을 세우고 '진리는 둘이 아니다'는 불이(不二)를 이름으로 삼은 데에는 부처..

선암사에서 처음 본 절간 부뚜막 풍경

3월 12일 순천 선암사에 갔다가 귀한 구경을 했습니다. 2층 규모 뒷간도 멋있었고, 아직 피어나지 않은 홍매화들을 보면서 봉오리 속에서 막 몸부림을 쳐대는 꽃들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잎지는 큰키나무들 헐벗은 모습에서는 허전함과 아울러 가을에 가장 아름답게 이별을 했던 이파리들을 안에서 다시 뿜어내려는 기색을 살필 수도 있었습니다. 흐르는 냇물도 좋았고, 발치에서 조그맣게 움트는 초록 풀들도 참 싱싱했습니다. 모르는 이들도 없지 않겠지만, 저기 풀들도 봄을 맞아 확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고, 피었다가 얼어터졌다가를 되풀이하며 처절하게 봄을 맞이한답니다. 그러나 이번에 선암사에서 본 으뜸 구경거리는 절간 부엌이었습니다. 부엌이라기보다는, 밥짓는 데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반찬 만드는 자리는 보이지 않았..

가본 곳 2010.03.28

불국사 말고 선암사에도 청운교가 있었네

사람들이 경주 불국사에 청운교가 있는 줄은 알지만 순천 선암사에도 청운교가 있는 줄은 알지 못합니다. 불국사 청운교는 국보 23호의 일부이면서 불국사 전체를 대표할만큼 대단한 반면, 매화 따위 꽃으로 이름난 선암사의 청운교는, 그런 꽃에 견주거나 말거나 더없이 볼품없고 초라합니다. 불국사 홈페이지를 보면 청운교·백운교는 이렇게 설명이 됩니다. "위로 자하문으로 연결되어 석가모니 부처님이 모셔진 대웅전으로 통한다. 아래는 청운교로 17계단이며, 위는 백운교로 16계단이다. 청운교 아래는 무지개 모습 홍예문으로 되어 있다. 계단은 부처님 계신 도리천을 뜻하며, 숫자 33은 욕계 제2천인 33천을 상징한다." 이런 해설도 있습니다. "청운교·백운교를 통해 석가가 상주하는 절대 진리의 세계인 불국토에 다다를 수..

선암사는 매화가 피지 않아도 예쁘다

어쩌면, 매화가 피어 있을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안고 순천 선암사에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보람도 있었고 즐거움도 있었습니다. 12일 새벽에 일찍 나섰습니다. 물론, 서두르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첫 걸음이기는 하지만 선암사와 송광사 두 군데 절을 한 날에 모두 눈에 담고 싶었을 따름입니다. 가는 길에 이번에 세상을 버리신 법정 스님이 송광사로 나들이하신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송광사가 미어터질 예상이 돼서, 송광사는 다음에 들르기로 마음을 바꿔 먹었습니다. 선암사는 매화가 전혀 피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꽃이 몸부림치는 소리는 들을 수 있었습니다. 꽃몽오리 안에서, 꽃들이, 꽃잎들이 세상으로 스며 나오려고 있는 힘껏 꿈틀대고 있었습니다. 제가 그것을 어떻게 아느냐 하면, 꽃봉오리마..

가본 곳 2010.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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