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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운동 8

격동의 한국현대사와 함께 민주성지가 된 마산

주제어 : 민주화운동 | 3.15의거 | 4.19혁명 | 6월항쟁 마산이 ‘민주성지’로 자리매김하게 된 시대적 사건과 배경 두 갈래로 나뉜 사회운동 1945년 8월 15일 해방과 함께 서울에서는 여운형의 주도로 ‘조선건국준비위원회’(조선건준)가 결성되었다. 8월 17일 발표된 조직 명단을 보면 위원장 여운형, 부위원장 안재홍, 총무부장 최근우, 재무부장 이규갑, 조직부장 정백, 선전부장 조동호, 무경부장 권대석 등 사회주의 계열의 인사들로 구성되어 있다. 경남에서도 17일 부산 동래온천장 동운관에서 ‘조선건국준비위원회 경남도지부’(경남건준·위원장 노백용)가 결성되었고, 같은 날 마산 공락관(이후 시민극장으로 바뀜)에서 ‘조선건국준비위원회 마산부위원회’(마산건준·위원장 명도석) 결성대회가 열렸다. 서울과 ..

5.18묘역 울고 있는 어머니 "이 원수를 어이 갚을꼬"

한 어머니가 울고 계셨습니다. 5월 16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였습니다. 묘비명을 보니 '이정연'이란 이의 묘소였습니다. 한참을 기다렸다가 말을 붙여봤습니다. 전남대학교 사범대학 상업교육학과 2학년 재학 중 광주항쟁이 발발했고, 시민군으로 참여해 전남도청 사수투쟁을 하던 중 계엄군의 총탄에 희생된 이정연(1960년생) 열사의 어머니 구선악(1941년생) 여사였습니다. 이정연 열사는 장남이었습니다. 계엄군의 전남도청을 압박해오던 1980년 5월 25일 저녁 집에서 나가 27일 도청 현장에서 머리에 총을 맞은 채 숨진 시신으로 발견되었습니다. 그의 묘비 뒤편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아무 것도 헛됨은 없어라. 우리가 사랑했던 것, 괴로움 당했던 것, 아무 것도 헛됨은 없어라. -이정연의 일기 중..

민주주의는 '기념'하는 게 아닙니다

저는 이른바 '○○기념사업회'라는 이름이 붙은 단체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독립운동가나 3·15, 4·19, 5·18, 부마항쟁·6월항쟁 등 민주항쟁을 기념하는 단체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대개 그런 기념사업을 하려면 돈이 필요하고, 그 돈을 정부나 자치단체로부터 지원받기 위해 애를 쓰게 됩니다. 그러려면 행정기관의 비위에 거슬리는 내용의 행사를 피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해서 지원받은 행사는 종종 주객이 전도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합니다. 정작 '기념'해야 할 민주열사의 업적이나 정신은 뒷전이고, 돈을 지원해준 행정기관의 장이나 국회의원 등이 주빈이 되어 높은 단상을 차지하고, 민주열사의 업적은 그들 정치인이나 관료를 빛나게 해주는 들러리로 전락하는 모습을 저는 종종 봐 왔습니다. 뿐만 아..

민주화운동 패러다임 바꾸자는 멋진 공무원

저는 3·15나 4·19, 5·18, 부마항쟁, 6월항쟁 등 민주화운동 기념사업이 지나치게 관 주도로 이뤄지는데 대해 약간 거부감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국가기관이 민주주의를 위한 국민들의 희생과 노력을 인정하고, 그 뜻을 새기겠다는 자체가 나쁜 건 아닙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관에 의존한 기념사업이나 행사는 종종 본말과 주객이 전도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예컨대 관 주도의 행사는 그 항쟁의 진정한 '정신'을 계승하자는 취지보다, '외양'과 '형식'에 치우쳐 '기념'에만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게 마련입니다. 그러다 보니 정작 주인이 되어야 할 '시민'은 뒷전으로 밀리고, 오히려 부패한 정치인과 관료들이 주인공인양 폼을 잡는 생색내기 의전행사가 되기 십상입니다. 3·15의거 49주년, 관에 의존하는 기..

함세웅 이사장, 뉴라이트를 일갈하다

저는 민주열사추모 기금으로 매월 5000원씩을 자동이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매월 정부기구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 발간하는 이라는 잡지형 뉴스레터가 배달돼 옵니다. 45페이지 남짓한 책자이지만, 민주화운동의 역사에 관련된 적지 않은 정보들이 있습니다. 더구나 매월 책머리에 실리는 함세웅 이사장(신부)의 칼럼을 읽는 재미가 쏠솔합니다. 그것만으로도 5000원 이상의 기쁨이 있습니다. 함 신부는 2009년 1월호 책머리 칼럼에서도 역시나 현 정부를 호되게 꾸짖었습니다. 정부기구의 이사장이, 그것도 행정안전부 장관이 임면권을 갖고 있는 자리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현 정부를 시원하게 질책하는 글을 보면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낍니다. 함 신부는 '쟁기로 밭을 갈고 쇠뿔로 정의를 세워야'라는 신년 칼럼에서 "현..

누가 민주화로 가장 덕을 봤을까?

[대한민국사](한겨레출판, 전4권)의 저자이자 성공회대 교수인 한홍구가 마산에 왔다. 마산YMCA가 주최한 시민논단에 '민주주의'를 강의하기 위해서였다. 한 교수와는 약 8~9년 전 민간인학살 진상규명운동 조직화 과정에서 만난 적이 있었지만, 이후 그는 주로 베트남전 진실위 활동과 평화박물관 건립, 국정원과거사위원회 활동 등에 주력하는 바람에 거의 만나지 못했다. 그러다 실로 오랫만에 다시 인사를 나누게 됐는데, 그는 조선시대 사람처럼 수염을 기르고 있었다. 한 교수와 인터뷰도 했는데, 그건 나중 정리할 예정이다. 우선 그의 강의 내용 중에서 함께 생각해볼만한 이야기가 있어서 소개해본다. 강의 도중 그는 권영길 버전으로 이렇게 물었다. "민주화 돼서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나요?" 그러면서 '누가 민주화로 ..

80년대 민주화운동 비화가 공개된다

'1987년 진해의 6월항쟁은 진해경찰서장실에서 시작됐다?' 믿기지 않는 이야기 같지만, 그건 사실이었다. 6월민주항쟁 20주년 기념 경남추진위원회(상임대표 김영식 신부)가 최근 펴낸 경남지역 6월민주항쟁 자료집 (전 2권)에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80년대 경남지역 민주화운동의 각종 비화(秘話)와 비사(秘事), 진귀한 사진들이 실려 있다. 예정보다 1년 정도 늦게 나온 책이지만, 책이 지닌 가치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박영주 자료편찬위원장과 발간위원 449명, 자료를 제공해준 20여 명, 증언을 해준 72명의 땀과 발자국이 묻어 있는 이 책은 격동의 시대 80년대를 민주화에 대한 열망 하나로 돌파해온 경남사람들의 역사다. 이 책은 17일 저녁 7시 30분 천주교 마산교구청에서 열리는 출판기념..

대학생 시절의 장영달 의원과 이상익씨

마산 3·15의거 기념탑 앞이라는 건 알겠는데, 뭐하는 사람들인지는 얼른 봐서 모르겠지요? 하지만 꼼꼼히 뜯어보더라도 누군지를 알아보긴 쉽지 않을 겁니다. 모두 지금도 살아계신 분들이고, 각계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분들이지만, 좀 오래된 사진이라 참 많이도 변하셨네요. 이 사진은 마산교도소에서 옥살이를 하던 대학생 7명이 형집행정지로 출소한 다음날 찍은 것입니다. 우리 지역출신으로는 앞줄 맨 왼쪽에 앉아 있는 이상익 씨가 눈에 띄네요. 참여정부 시절 한국도로공사 상임감사를 지낸 분입니다. 그는 또 1980년 마산YMCA 간사와 총무(현 사무총장)를 지냈고, 87년 6월 항쟁 당시에는 ‘국본’이라고 부르던 ‘민주헌법쟁취 경남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를 거쳐 90년대 들어 민주당과 평민당 등 야당 정치인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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