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뭐야? 그림책도 아니고, 그림책이 아닌 것도 아니고! 이상한 책이었습니다. 글이 주욱 이어지다가 다음 쪽으로 넘기면 그림이 나옵니다. 글은 무슨 말인지 알아채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글 읽은 뒤끝에 그림을 만나면 단박에 '팍' 느껴진답니다. 그러나 그 느낌을 말글로 풀어내기는 어렵습니다. 그냥 온 몸을 향해 '확' 끼쳐올 뿐입니다. 초등학교 독후감상문 쓰는 식으로 하자면, '을 읽고 책 속에 들어가 논다는 말이 무엇인지 알았다.'입니다. 머리가 꽉 채워지고 가슴이 부풀어오르는 데서뿐만 아니라, 머리가 텅 비워지고 또한 가슴에서 무엇이 빠져나가는 데서도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책은 오스트레일리아 작가 숀 탠이 풀어내놓은, 어린 시절 일상을 돌아보는 듯한 이야기 열다섯 편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