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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 6

시민 기자는 회사 기자 따라 하면 안 된다

2011년 12월 26일 오전 합천군에 있는 지역 주간지인 합천신문에 가서 이른바 '시민기자 교육'을 하고 왔습니다. 가서 보니 어르신들이 많았습니다.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그럭저럭 말씀드릴 수는 있었습니다. 이 날 얘기 가운데 강의를 들은 이들이 가장 좋아한 대목은 "문법이나 띄어쓰기에 휘둘리거나 얽매이면 안 된다"는 대목이었답니다. 저는 많은 분들이 조금 풀어진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1. 시민 기자란? 2000년 2월 22일 가 창간하면서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습니다. 여태까지는 특정 매체에 소속된 기자의 기사와 사진만 신문방송에 나갔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서 일상에서 생활을 하는 시민들도 기사를 쓰고 사진을 찍어 매체들에 보낼 수 있는 길이 생겼습니다.(시민기자들에게 ..

아이 안고 투신한 게 '동반자살'이라니?

조금 전 전라도 광주 한 아파트에서 30대 여성이 태어난지 넉 달 된 딸을 안고 투신자살했다는 소식이 올라 왔습니다. 원인이 무엇인지 아직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슬픈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를 두고 는 제목에서 '모녀 동반 투신 자살'이라 했고 또한 제목에서 '여성·여아 투신 자살'이라 표현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틀렸습니다. 어머니는 투신 자살을 했을 수는 있지만 돌도 안 된 이 아이는 몸을 던지는 투신도 할 수 없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살도 하지 못합니다. 게다가 '동반'(同伴)은 전혀 가당하지 않습니다. '어떤 일을 함께 함'이 동반이고 이런 동반은 대등한 관계를 전제로 하는데 어머니가 넉 달 된 딸에게 '얘야, 나랑 같이 죽을래?' 묻고 또 '그럴게요.' 대답을 받아냈다고는..

진보매체도 지역 무시하기는 마찬가지

1.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 전날인 5월 28일, 미디어 비평 전문 매체인 인터넷판에 '봉하 마을엔 경향·한겨레만 있다?'는 기사가 떴습니다. 날마다 조문객들로 발 디딜 틈도 없는 봉하 마을에, 잘 나가는 이른바 조·중·동은 없고 경향과 한겨레만 하루 4000~5000부 나간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기사를 읽어본 김주완 선배가 "무슨 기사가 이래? 랑 이랑 도 있는데……. 우리도 3000부 갖다 놓잖아?", "훤주씨도 시간나면 한 번 들어가 보세요." 했습니다. 저도 들어가 읽어보고는 일단 그냥 웃고 말았습니다. 이튿날 정오 즈음 에 전화를 했습니다. "봉하 마을에 경향·한겨레만 있다고 보도를 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 도 있다, 뿐만 아니라 부산에서 나오는 ·도 함께 나눠주고 있다. 그런데 왜 엉터..

미디어스에도 수도권만 있고 지역은 없다?

수도권 매체들은 비수도권을 푸대접합니다 서울에서 나오는 신문과 방송들의 비수도권에 대한 푸대접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이것은 말하지 않아도 다 아는 사실입니다. 신문과 방송의 구조가 그렇게 서울 중심으로 짜여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서울에 본사가 있는 신문들은 광역자치단체(서울은 빼고)마다 한 명만 주재 기자를 둡니다. 어쩌다 두 명을 두는 데도 있지만 그야말로 예외입니다. 지면도 그 많은 가운데 지역판은 경남·부산·울산을 통째로 묶어 한 면밖에 안 만듭니다. 방송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역 방송사에서 만든 프로그램은 쥐꼬리만큼 나옵니다. 뉴스도 마찬가지 서울발(發)로 다 한 다음에, 지역은 5분이나 되려나 갖다 붙입니다. 예산도 인력도 당연히 그만큼밖에 주어지지 않습니다. 비수도권 사람들도 자기 지..

MBC '민영화' 저지 투쟁은 백전백패다

민영화, 쓰면 쓸수록 불리한 용어 결전을 앞두고 이런 얘기를 하기는 정말 싫지만, MBC '민영화' 저지 투쟁은 하나마나 백전백패입니다. 중요한 고지 하나를 빼앗긴 상태에서 하는 전투고, 헤게모니를 상대방에게 넘겨준 채 하는 싸움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에 맞서 이기려면 '민영화'가 아닌 '사유화' 저지 투쟁을 해야 합니다.(그래도 이길까 말까 합니다만) 저들은 실제로는 사유화를 추진하면서도 겉으로는 민영화라고 떠듭니다. 그래야 자기네들한테 유리한 여건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알려진대로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의 신문 방송 정책은 일반 상품들과 마찬가지로 이른바 시장을 통한 무한경쟁을 바탕으로 삼고 있으며 여기에는 독과점 차단과 매체 공공성 제고와 여론 다양성 보장에 대한 고려는 전혀..

언론, 언론인이라고요?

그렇지 않은 이들도 많지만, 저는 언론 또는 언론인이라는 말을 쉽게 쓰지 못합니다. 1990년대 후반, ‘리영희’ 선생 저작에서, 보도매체 또는 보도매체 종사자라고 일러야 맞다는 취지로 쓴 글을 읽은 뒤로 그렇게 됐지 싶습니다. 도덕 냄새가 짙게 배어 있는 낱말, '언론' 리영희 선생 글은, 제 기억에는, 아마도 조금은 ‘도덕’의 냄새가 났던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지금 신문.방송이 제대로 언론 노릇을 하고 있느냐 하는 다그침입니다. ‘언론’은 무엇인가를 놓고 그 옳고그름을 글(또는 말)로 이치에 맞게 제대로 따져 밝히는 일입니다. 사실관계 보도도 똑바로 못하면서 무슨 언론이고 언론인이냐, 이렇게 제게는 읽혔습니다. 언론이라는 말에서는 지사(志士)스러운 풍모도 느껴집니다. 지부상소(持斧上疏) 있지 않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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