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종종 아들녀석에게 돈을 빌립니다. 카드를 주로 쓰다보니 지갑에 항상 현금이 별로 없기 때문이죠. 그런데 돈이라는 게 빌려쓸 땐 '공돈'이지만, 갚을 땐 '쌩돈'이신 거 아시죠? 어제도 아들녀석에게 빌린 돈 4만 원을 갚은 아내는 아까운지 입맛을 다지며 두리번거리군요. 그러더니 방 구석 어디엔가 놓여 있던 동전 저금통에 눈길을 멈췄습니다. 갑자기 눈에 빛이 나는 것 같더니, "저 저금통 깨서 내가 가져도 돼?" 하고 묻습니다. 그래서 그냥 무심하게 "그래"라고 했죠. 아내가 저쪽 방으로 저금통 두 개를 가져가더니 그 때부터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저는 이쪽 방에서 인터넷 서핑을 하고 있었는데, 연신 "야~ 돈 세는 재미가 짭짤하네~" 하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래도 나는 무관심하게 인터넷에만 열중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