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갯벌 13

2. '생명의 땅' & '역사의 땅' 사천만갯벌

경남 갯벌의 절반이 사천에갯벌이라 하면 어디가 가장 먼저 떠오를까? 이런 질문을 받고 사천이라고 선뜻 답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같은 경남에 사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전남 순천만이나 서해안 쪽 신안·무안 일대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사천은 틀림없는 갯벌의 고장이다. 경남 갯벌의 절반이 사천에 있다 해도 틀리지 않다. 물론 사천만의 동쪽 부분인 사천읍·사남면·용현면 일대 갯벌이 매립되어 산업단지가 되면서 사정이 조금 달라지기는 했다. 하지만 광포만까지 포함하여 사천만의 서쪽 부분은 대부분 그대로 살아 있다. 동쪽 또한 다치기는 했어도 꿋꿋이 살아남았다. 선진리~주문리 갯가는 이른바 ‘실안노을길’에서 가장 빛나는 길목이다.남강댐에서 가화천을 통해 사천만으로 초당 최대 3250t이 쏟아지는 바람에..

세 가지 열쇠말로 푸는 사천 지역사 ①갯벌1

나고 자란 우리 사천 이 정도는 알아야지~ 머리말 내 고장 사천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나요? “내 고장 사천에 대해서 얼마나 많이 알고 있나요?”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손을 번쩍 들고 “네, 잘 알고 있습니다!”라고 큰 소리로 대답을 할 수 있는 친구들이 얼마나 있을까요? 아마도 대부분은 고개를 갸웃거리거나 쭈뼛쭈뼛 머뭇거리거나 그럴 것 같은데요. “요즘 세상 참~ 좋아졌다!!” 어른들이 이렇게 이야기하는 걸 친구들도 종종 들었을 거예요. 자그마한 손바닥 안에서 핸드폰으로 세상 구경을 다 할 수 있으니까 말이에요. 엄마 아빠들이 어렸을 때와 비교를 해 보면 보고 듣는 게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요즘 친구들은 다들 천재고 박사들 같아요. 엄마 아빠들은 교과서에 실려 있는 내용 말고는 잘 모르고 살..

사람들 복작대는 경남 고성읍내 철뚝갯벌

경남 고성읍내에서 삼산면으로 빠져나가는 어귀에 조그만 갯벌이 있다. 주위에 갈대 억새가 우거져 있고 한가운데로 가면서 물이 고여 있어서 얼핏 보면 무슨 연못 같다. 철뚝갯벌이라고 사람들은 말하는데 앞에 붙어 있는 정식 이름은 수남유수지다. 수남은 여기 동네 이름이고 유수지(遊水池)는 물이 많아졌을 때 다른 데로 넘치지 말고 잠시 머무를 수 있도록 비워놓는 땅을 이른다. 원래는 바다와 바로 이어지는 물줄기 끝자락이었다. 지금은 차단되어서 무슨 펌프장을 통하도록만 연결되어 있다. 여기가 메워진 것은 역사가 오랜 모양이다. 철뚝갯벌이라는 이름에 그런 역사가 들어 있다. 고성 철성고등학교에서 오랫동안 학생들 가르치시다 몇 해 전 정년퇴직을 하신 김덕성 선생님은 1904년 그러니까 일제 강점 이전에 갯벌 둘레가 ..

토도 할매는 살갑지도 무뚝뚝하지도 않다

절반은 섬 절반은 뭍토도에 대하여 들었다. 전남 완도에 있는 섬인데 바닷물이 빠지면 둘레가 온통 갯벌이라는 얘기였다. 절반은 섬이고 절반은 뭍인 셈이다. 알아보니까 내일은 아침 9시 전후가 썰물 때였다. 20일에 새벽 같이 나서서 달렸다. 과연 그러했다. 도착했을 때는 섬으로 이어지는 콘크리트길이 젖은 몸을 말리고 있었다. 날은 흐렸으며 바람은 세게 불지 않았다. 아마도 밀물 때는 물 아래 잠겨 있었었겠지. 펄이 묻어 있어서 미끄러운 길이었다. 동네 할매를 모셔다 주고 나오는 모양이지 싶은 택시가 한 대 지나갔다. 운전기사는 아줌마였다. 차창을 내리더니 "어데서 오셨소?" 묻는다. "창원에서 왔는데예." 말하니까 "멀리서 오셨네, 잘 놀다 가시고 종종 오시소." 한다. 웃는 얼굴이 정겨웠다. 우편 배달 ..

습지기행, 현장은 힘이 세다-학생들 소감글

1. 뜻밖에 초행도 많았던 최참판댁 기행을 시작한 첫 날은 몹시 무더웠답니다. 가만 있어도 땀이 흘러내리는 한여름 날씨였습지요. 바다나 계곡에서 하는 신나는 물놀이도 아니고, 조금은 재미없고 지루할 것 같은 ‘습지 생태·문화 기행’이라니……. 그럼에도 출발 시각에 맞춰 아이들이 8월 11일 오전 9시 경남도청으로 두런두런 모여들었습니다. 이번 기행은 습지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아보고 깨닫기 위해 청소년을 대상으로 마련한 행사랍니다.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과 함께하는 습지 생태·문화기행은 11월까지 다섯 차례 진행됩니다. 재단을 후원해 주는 경남은행·농협경남본부·STX 그룹의 직원 자녀들과 함께 하는 이번 기행에는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동행합니다. 다녀올 때마다 한 번은 전체 진행 ..

다달이 누리는 경남 생태역사기행 여덟 곳

경남도민일보와 경남풀뿌리환경교육정보센터가 함께 3월부터 10월까지 2012 경남도민 생태·역사기행을 합니다. 경남도람사르환경재단의 지원을 받고요, 갱상도 문화학교 추진단이 주관합니다. 2011년에는 경남도람사르환경재단 주최 경남도민일보 갱상도 문화학교 추진단 주관으로 9~12월 네 차례 했는데요, 경북 문경 새재, 창녕 소벌(우포늪)과 김해 화포천, 사천 종포~대포 바닷가, 창녕 관룡사와 옥천사터를 둘러봤습지요. 올해는 여덟 차례로 늘렸습니다. 3월에는 거제 장승포~능포 바닷가길, 4월에는 합천 모산재 영암사지~가회 벚꽃길, 5월에는 남해 가천~홍현 바닷가길, 6월에는 하동 쌍계사~화개장터 벚나무 그늘길을 걷습니다. 7월에는 여전히 살아 있는 마산의 갯벌을 둘러보고 8월에는 갖은 박물관이 잘 갖춰 있는 ..

가본 곳 2012.03.20

<시내버스 타고 즐기기> 책을 드립니다

시내버스 타고 우리 지역 10배 즐기기를 2011년 한 해 동안 진행했습니다. 이 가운데 10월 중순 시점으로 36군데를 책 한 권에 담았습니다. 책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자치단체와 기업에서 광고를 주셨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광고를 주신 창원시, 창원시의회, 진주시, 통영시, 사천시, 사천시의회, 김해 기적의 도서관, 밀양시, 거제시, 양산시, 의령군, 함안군, 고성군, 마산상공회의소, 남해군, 하동군, 산청군, 함양군, 거창군, 합천군, 경남에너지, 경남은행, 대우해양조선, 삼성중공업, STX, 경남교육청, 경남도청에 정말 고맙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Orz.... 아울러 그동안 함께해주신 여러분께 이번에 나온 를 나눠드리려고 합니다. 여기 블로그에 댓글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아니면 제 손전화 010-2..

서해갯벌보다 남해갯벌이 풍성한 까닭

1. 특별하지 않아도 좋을 특별한 손님들 경남도람사르환경재단과 경남도민일보가 함께 주최하고 갱상도 문화학교 추진단이 주관하는 2011 세 번째 생태·역사기행이 지난 4일 있었습니다. 9월 경북 문경 새재와 10월 창녕 우포늪(소벌)·김해 화포천을 찾은 데 이어 11월에는 하동 진교 술상갯벌과 사천 용현 종포~대포 바닷가를 찾았답니다. 이번 기행에는 특별한 손님이 함께했습니다. 마산용마고등학교 특수학급 학생과 선생님 17명이 버스를 타고 같이 떠난 것입니다. 덕분에 45인승 버스가 한 자리 빼고 가득차 버렸습니다. 참여한 사람들은 버스에서 손뼉으로 따뜻하게 이들을 맞았습니다. 이날도 참여한 이들 가운데 몇몇이 지난 두 번째 기행과 마찬가지로 새참거리를 마련해 왔습니다. 삶은 달걀과 감귤과 단감이었습니다. ..

가본 곳 2011.11.15

버스 기사 덕분에 더 즐거웠던 고성 바닷가

이토록 즐거운 버스는 난생 처음이었습니다. 9월 26일 오후 1시 고성시외버스 터미널에 닿아 기사식당에서 5000원짜리 정식을 먹고는 2300원으로 차표를 끊어 임포 마을을 거쳐 삼천포까지 가는 2시 출발 버스에 일찌감치 올랐답니다. 기사는 손님 자리에 누워 눈을 붙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버스에 달린 시계가 1시 58분이 되자 신기하게도 벌떡 일어나더니 시동을 걸었습니다. 그러니까 바깥에서 긴의자에 앉아 기다리던 사람들도 주섬주섬 타기 시작했습니다. 기사는 시종 웃는 표정이랍니다. 요금을 받고 거스름돈을 내주면서 갖은 농담과 우스갯소리를 섞어가며 인사를 주고받았습니다. '친절하게'가 아니라 '친근하게'였습니다. 덕분에 버스 안이 왁자해졌습니다. 터미널을 나서면서 누군가 자기를 향해 손을 흔들었는지 입가..

가본 곳 2011.10.26

시내버스 타고 즐기기 : 진해 속천~행암

3월 6일 오전 11시 35분 창원시 진해구 속천 시내버스 종점에 닿았습니다. 즐비한 횟집들을 헤치고 나오니 카페리 여객선 터미널이 있었습니다. 봄맞이 나들이로 여기서부터 진해루와 행암 갯벌을 지나 소죽도 공원까지 이르는 길이랍니다. 터미널에 들러 어묵 세 꼬챙이로 배를 가볍게 채우니 11시 55분, 오른쪽으로 바다를 두고 걸었습니다. 정장을 차려 입은 남녀 한 쌍이 스쳐 지나갔는데, 여기서는 다른 데서 좀처럼 보기 힘든 철새들도 지겹도록 볼 수 있습니다. 통합 창원시를 통틀어 도심과 가까우면서도 바다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데가 여기말고는 없을 것 같습니다. 길지 않으면서도 사람 살아가는 모습과 자연의 풍광을 즐길 수 있는 길입니다. 고기잡이와 조개캐기 같은 드문 모습도 종종 연출되고 고깃배들에서 어부..

가본 곳 2011.03.16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