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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본 언론 522

아시나요? 동네신문을 만드는 즐거움!

경남 마산의 한 동네에서 있었던 일이다. 소규모 재래시장 진입로와 맞은편 공장지대를 이어주는 횡단보도가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교통체증을 이유로 이 횡단보도가 약 70m 떨어진 곳으로 옮겨졌다. 그러자 차량은 편해졌는지 몰라도 보행자는 불편해졌고, 재래시장의 손님도 줄어들었다. 상인들은 횡단보도를 원위치로 옮겨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만일 당신이 신문기자라면 이를 어느 정도 비중으로 취재·보도하겠는가? 대개 일간지쯤 되는 신문이라면 이런 건 사회면 한 귀퉁이에 조그마한 단신으로 취급되거나 아예 누락될 가능성이 높다. 지역신문의 존재 의미 그러나 우리는 ‘특정 동네의 사소한 민원’으로 취급하지 않고, ‘교통흐름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면 주민의 생존권쯤은 무시해도 좋은가’라는 관점에서 접근했다. 실제 매출 감..

뉴스가 지겨운 기자, 진짜뉴스는 어떻게 찾을까?

한겨레 안수찬 기자가 쓴 (삼인, 2013, 1만 3000원)를 읽었다. 6~7년 전 역시 그가 썼던 (한국언론재단, 2007, 1만 2000원)를 읽고 나름 얻은 게 많았던지라 이번에도 기대하며 읽었다. 아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메모한 것이다. 내러티브 기사에 대해서는 앞선 책에서도 이미 읽었기 때문에 따로 메모하지 않았다. 이 책은 한국언론의 '출입처 제도'에 대해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나도 적극 공감하는 얘기다. 그러나 한국언론의 현실에서 어떻게 출입처 제도를 재편 또는 개선해야 할지는 이 책에도 해답이 없고, 나 역시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 -한국의 기자들에게 출입처는 벙커다. 들어가서 안 나온다.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격리시키고는 수세적으로 기사를 쓴다. -미국의 ..

이런 사이비 언론에 절대 속지 마세요

얼마 전 일이다. 맛집 취재를 담당하고 있는 박정연 기자가 내부 게시판에 이런 보고를 올렸다. 맛집으로 소개된 식당에 경남도민일보를 사칭한 전화가 걸려와 15만 원 상당의 책을 사라고 요청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본 기자들이 제각기 개탄하거나 분노하는 댓글을 달았고, 앞으로는 취재할 때 미리 '이러이러한 전화가 오면 사기꾼이니 절대 응하지 마라'는 당부를 하는 걸로 마무리되었다. 검찰 경찰은 이런 사기꾼들 좀 잡아 넣어라 그러나 이건 새로운 것도,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다. 맛집뿐 아니라 인터뷰나 미담 기사로 소개된 사람에게도 사기꾼들은 손을 뻗친다. 그들이 사 달라는 책은 대개 '○○기자연맹' 혹은 '○○기자클럽', '○○기자협회' 등의 이름으로 발간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신문이나 방송..

기자 월급이 없는 신문사 어떻게 할까요?

신문업계는 갈수록 어렵다는데, 신문의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지역신문이 그렇다. 최근 몇 년 간 전국에 지역신문 관련 강의를 다니면서 알게 된 사실은 세계적으로도 우리나라 신문이 가장 많다는 것이다. 흔히 광주․전남에 일간지가 많은 걸로 알려져 있지만, 그래봤자 20개에 미치지 못한다. 가장 많은 곳은 35개의 일간지가 난립해있는 경기도다. 주간지와 인터넷신문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를 헤아릴 수도 없다. 경기도청 출입기자만 100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도청만 그런 게 아니다. 얼마 전 만났던 경기도내 한 도시의 홍보담당 공무원은 “우리 시에 인터넷신문만 50여 개나 되는데, 대부분 하루 방문자는 100명도 안 된다”며 “그런 곳에서 광고를 달라고 하는데, 아주 미치겠다”고 고충을 털어왔다. 그냥..

기자협회부터 밀양에 관심을 가져야

한국기자협회 회장을 뽑는 선거가 막 끝나고 나서, 12월 18일치에 쓴 칼럼을 조금 뜯어고쳤습니다. 물론 저도 한국기자협회가 이런 정도 글로 움직일 수 있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어쩌면 한국기자협회 회장 선거가 지리멸렬도 그런 지리멸렬이 없을 정도로 처참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후보로 셋이 나왔는데, 기자가 그리고 기자 조직이 지금 이 시대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자의식이 있는 사람이 제 눈에는 없어보였습니다. 기자협회한테 밀양에 대해 관심을 가지라는 얘기는, 고양이한테 생선을 잘 지키라고 말하는 것이나 같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음을 잘 압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이렇게라도 한 줄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국기자협회와 그 구성원이 밀양 초고압 송전탑 건축 문제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지 궁금..

여러분의 새해 소망은 무엇입니까?

안녕들 하십니까? '함께 ○○해주세요'와 '투표 독려 메시지' 등 꾸준히 '독자 참여 지면'을 제작해온 경남도민일보가 올해도 독자 여러분의 '새해 소망'과 '새해 다짐'을 받습니다. 가족의 건강이나 나의 솔로 탈출, 금연, 다이어트, 운동 등 개인적인 바람이나 결심도 좋고, 우리사회가 꼭 이뤘으면 하는 소망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철도 민영화, 의료 민영화 반대'와 같은 사회적인 바람도 가능합니다. 종이에 여러분의 다양한 소망이나 다짐을 써서 들고 찍은 사진을 경남도민일보 페이스북 페이지 또는 독자모임에 올려주시거나 공식트위터에 소식 주시면 됩니다. 박민국 기자에게 문자 메시지(010-4767-8150) 또는 이메일(sori@idomin.com)로 보내주셔도 됩니다. 30일 오후 6시까지 보내주시면 신..

제대로 된 지역언론 왜 필요할까요?

지역신문은 왜 필요한 걸까요? 지역 내 민주주의가 잘 작동하도록 하기 위해서죠. 그러기 위해선 지역의 각종 현안이나 문제가 뭔지를 시민들이 알아야겠죠. 또한 그런 문제를 제기하거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공론장(public sphere)이 있어야겠죠. 신문은 바로 그런 역할을 하기 위해 존재하는 거죠. 그런데 이미 존재하는 공론장이 시민의 의제를 담아내지 못하거나 지배세력의 입장에 치우쳐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겠죠. 민주주의가 무너지면 특권과 특혜, 부정과 부패가 만연하게 되고, 우리가 낸 세금이 공정하게 사용되지 않으니 힘없는 사람들만 손해를 보게 되는 거죠. 바로 그래서 좋은 지역신문이 꼭 필요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이걸 잘 몰라요. 아니, 알아도 좋은 신문을 ..

한국기자협회는 기자들의 완장인가?

한국기자협회 회장 선거가 지난 12월 10일 끝났다. 세 명의 후보가 출마한 이번 선거는 유례없이 치열했다. 박종률 현 회장이 득표율 39.6%로 당선되긴 했지만, 손균근 후보(31%)와 서명수 후보(29.4%)가 얻은 표도 만만찮았다. 지금 나는 기자협회 회원이 아니다. 그러나 20년 넘게 회원이었고, 지금도 내 정체성은 편집국장 이전에 기자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선거 과정을 유심히 지켜봤다. 세 명의 후보는 기자들의 권익과 복지를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공약을 내세웠다. 세 명 모두 언론인공제회에 거액의 공적기금을 따오겠다는 약속도 내놓았다. 그러나 예산과 사업을 공개하겠다는 후보는 딱 한 명이었고, 그는 낙선했다. '기자윤리'를 언급한 후보는 아무도 없었다. 나는 지난 2011년 회장 선거..

경남도민일보 송건호언론상 수상소감

영광입니다. 한국의 언론과 언론인이 받을 수 있는 가장 영예로운 상이 바로 송건호언론상이라 생각합니다. 한국 지식인의 표상이자 언론인의 사표이신 청암 송건호 선생은 저희 경남도민일보에도 절대적인 영향을 주신 분입니다. 1998년 “경남에도 한겨레처럼 자본과 권력의 지배를 받지 않는 독립언론을 만들어보자”는 꿈같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도 그랬고, 실제 그 꿈이 이뤄져 1999년 5월 11일 경남도민일보가 창간할 수 있었던 것도 선생이 앞서 틀을 잡은 한겨레신문이라는 모델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또한 경남도민일보의 근간이 된 ‘편집규약’과 ‘참여민주경영’의 원리도 일찍이 선생이 설파하셨던 ‘경영과 편집의 분리를 통한 편집권 독립’의 정신에서 비롯되었음을 고백합니다. 선생은 언론인이자 역사..

송건호언론상, 경남도민일보와 프레시안 선정이유

이미 공개되었듯이 2013년 제12회 송건호언론상 수상자에 경남도민일보와 프레시안이 선정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17일) 시상식이 서울 프레스센터 19층에서 열립니다. 수상 소감은 나중에 따로 올리겠지만, 청암언론문화재단이 발표한 선정 사유를 여기에 기록으로 남깁니다. 한겨레신문사와 청암언론문화재단은 제12회 ‘송건호언론상’의 수상자로 ‘경남도민일보’와 언론협동조합‘프레시안’을 뽑았습니다. 이 상은 한겨레신문사 초대 사장으로 언론 외길 40년을 언론자유와 진실보도를 위해 바쳤던 고 청암 송건호 선생을 기리기 위해 2002년 제정됐습니다. 개혁언론의 기치 아래 도민들이 주주로서 1999년 창간한 경남도민일보는 경영과 편집의 분리, 노사공동경영, 독자의 지면평가, 독자권익보호를 제도적으로 보장했으며, 곧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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