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지역에서 본 세상/동네 소식 86

인간에게 중요한 게 뭐냐고 묻는다면

제가 얼마 전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자고로 본인이 선택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선 비난하면 안 된다. 나는 그리 배웠다. 즉, 내가 한국에서 태어난 것은 내가 선택한 게 아니다. 내가 백인이 아니라 흑인이나 황인으로 태어난 것도 내가 선택한 게 아니다. 내가 여자로, 또는 남자로 태어난 것도 내가 선택한 게 아니다. 내가 잘 생긴 것도, 못 생긴 것도 내가 선택한 게 아니다. 키가 작고 큰 것도 마찬가지. 그렇게 보면 키 작다고 놀리는 것도 인종 차별 혹은 장애인 차별이나 똑 같다. … 내 용모도 내가 선택한 게 아니거늘….”제가 이런 글을 올린 것은 페이스북에서 어떤 분이 올린 글을 보고 발끈했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자신의 생각과 다른 사람에게 걸핏하면 ‘좌빨’ 딱지를 붙이고, ‘못생..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쓰레기 막말과 설전 정리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2016년 7월 12일 오후 2시 경남도의회 제338회 임시회 1차 본회의 참석 차 등원했다.마침 홍 지사 퇴진을 요구하며 도의회 현관 앞에서 단식농성 중인 여영국(정의당·창원5) 도의원과 마주칠 수밖에 없었다.여영국 "지사님 이제 (사퇴를) 결단하시죠."홍준표 "2년간 단식해봐…"여영국 "결단하세요. 언제까지 공무원한테 책임을 미룰 겁니까. 본인이 단 한 번이라도 책임져보세요."홍준표 "쓰레기가 단식한다고 해서 그거… 아냐. 허허… 2년간 단식해 봐 2년, 응. 한 2년 해봐. 2년 뒤에는 나갈 테니까."도의회 본회의가 끝난 후 홍준표 지사가 다시 현관으로 나와 승용차를 타기 전 여영국 의원이 외쳤다.여영국 "지사님 아까 쓰레기 발언은 책임지셔야 됩니다."홍준표 "그(도의회) 앞에 ..

'김은영 도자기 사건' 진실을 알고 싶다면...

말이 참으로 저열하고 천박하다. 진주인터넷뉴스 전 대표 김은영이라는 분이 강민아 진주시의원(이후 존칭 직함 생략)에게 보낸 메시지 말이다."칡뿌리 질근질근 씹으면 달제?? 나도 니를 질근질근 씹어먹을 준비하고 있다!!"2015년 4월 22일의 일이다. 강민아는 전화를 걸어 "나한테 왜 이러시나, 만나서 얘기합시다"라고 했고, 둘은 만나 점심을 먹었다. 밥값은 김은영이 냈고, 그 식당에서 함께 판매하는 도자기 그릇도 샀다.헤어지기 전 진주시청 1층 주차장에서 김은영은 '선물'이라며 강민아에게 도자기를 건넸다. 받을 수 없다고 했으나 김은영은 주차장 바닥에 도자기를 차에서 내려놓고 가버렸다.강민아는 결국 도자기를 들고 가 포장을 풀지 않은 채 의회 사무실 책상 밑에 두었다. 그후 7개월이 지난 11월 12일..

[단독]아들에게 동전 600여 개로 용돈 지급한 아버지

객지에서 힘들게 공부하다 방학을 맞아 모처럼 고향 집에 온 아들에게 용돈 6만 원을 모두 동전으로 지급한 아버지의 '갑질'이 세인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에 사는 박모(51) 씨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10원 짜리와, 50원, 100원 짜리 동전 600여 개의 사진과 함께 이런 글을 남겼다. "이건 뭘까요? ㅎㅎ방학하고 집에온 아들 용돈입니다.도민일보 보도할 부모갑질?동전 모았던 것 바꿔써라 입니다." 이 글에서 보듯 박 씨는 최근 경남도민일보가 보도해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던 '외국인 노동자 동전 급여' 사건을 의식해 "도민일보 보도할 부모갑질"이라고 스스로 자백하는 대범함을 보였다. 그는 또 동전의 액수를 묻는 기자의 댓글에 "세어봤다"면서 "6만 원 쯤"이라고 태연히 답글을..

40대에 회사에서 잘린다면? 한국산연 노동자의 처지

양성모 씨. 42세. 한 여자의 남편이자 아홉 살, 여섯 살 아이를 둔 가장이다. 그는 일본 기업 '산켄전기'가 100% 투자해 1974년 경남 마산 수출자유지역(현 자유무역지역)에 설립한 한국산연 노동조합 지회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는 곧 회사에서 잘릴 위기에 처해 있다. 회사가 생산직 노동자 전원을 자르고, 생산부문을 외주화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TV 등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냉음극형광방전관(전원안전공급장치의 일종)을 생산해왔다. 그는 회사에서 여러 차례 희망퇴직 종용을 받았지만 거부했다. 회사는 현재 4차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15명이 회사를 그만두고 나갔다. 69명이던 노동조합원은 54명으로 줄었다. 회사는 희망퇴직에 불응하는 직원은 9월 30일자로 정리해고하겠다고 통보한..

남해 마늘쫑 뽑기의 추억

[지금 남해에선] 한창 마늘쫑대 뽑는 철이군요. 저도 어머니 아버지 살아계실 때까진 마늘농사를 했었죠. 쫑 뽑을 때쯤 되면 주말과 휴일마다 고향 가서 농사를 거들었는데요. 마늘 쫑을 뽑지 않으면 땅속에 있는 마늘이 더 성장하지 않고 여물지 않아 잘라서 내버리는 한 있어도 어쨌든 쫑대는 뽑아야 했죠. 이렇게 뽑아서 집으로 가져와 크기와 길이에 따라 분류해 내고, 무게를 달아 단을 묶는 게 연례행사였습니다. 나중 마늘 뽑을 때도 전 가족이 동원되었는데요. 하루종일 고개를 숙이고 땅속에 뿌리내린 마늘을 두 손으로 뽑아내는 일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 농민시인의 표현처럼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내 몸이 땅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것 같다." 정확한 인용인지는 기억이 가물가물... 문득 누군가가 보내준 카톡 사진..

혼자 외롭게 해고 철회 유인물 나눠주는 노동자

어제(4월 19일) 점심을 먹고 사무실에 들어오는데, 회사 앞 어린교 오거리 횡단보도에서 한 노동자가 외롭게 유인물을 나눠주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보통 저런 유인물 작업은 여러 명이 함께 하는데, 혼자라는 게 좀 쓸쓸해보였다. 다가가서 무슨 내용인지 물었다. 한국산연이라는 일본계 기업이 모든 작업과정을 외주화하면서 기존의 노동자 전원(60명이 넘는다고 했다)에게 해고 통보를 해왔단다. 한국산연은 100% 일본 자본으로 지난 40년 간 마산자유무역지역에서 기업활동을 해왔다. 외국계 기업으로서 각종 혜택을 받아온 기업이기도 하다. 그러나 기업의 해고 통보에 노동자들은 별 대응 수단이 없다. 그래서 이렇게 자신들의 억울하고 황당한 사연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작업이나마 하고 있단다. 동료들도 다른 곳에서 제각각..

세월호 2주기 창원추모제 직후 폭우가 쏟아졌다

세월호 참사 2주기 창원 추모문화제가 16일 오후 성산구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열렸다. 앞서 열렸던 마산 창동추모제와 진해 추모제 모두 일정이 겹쳐 참석하지 못했는데, 이날은 마침 토요일이어서 모처럼 나도 참석했다. 주최는 '세월호 참사 2주기 창원추모위원회'였는데, 70여 개 문화단체와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위원회라고 한다. 참여한 시민들은 경남교육연수원, 만남의광장, 장미공원에서 출발해 상남동 분수광장까지 4.16km를 걸어서 행사장까지 왔다. 줄잡아 300~400여 명은 되어 보였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노란색 옷을 입었고, 노란색 우산을 들고 온 사람들도 있었다. 김유철 시인이 '이것이 국가란 말인가'라는 추모시를 낭송했다. 시 전문은 다음과 같았다. "타서는 안 될 배 / 출발해서는 안 될 배 /..

도심 교통대란 유발하는 3.15마라톤 과연 괜찮나

올해도 변함 없이 3.15의거 기념 마라톤대회가 열렸다. 역시 변함 없이 마라톤 코스는 도심의 주요 도로다. 교통 중심지 중 하나인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어린교 오거리에 위치한 삼각지공원에서 출발, 하프반환점인 두산엔진 뒷길, 수출후문~해안도로 일원, 수출정문 관통로~창원홈플러스 구간이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통제됐다. 도심 교통대란을 유발하는 마라톤대회, 괜찮은 것일까. 생각해보자. 3.15 기념 행사가 굳이 마라톤이어야 할까? 정말 이 마라톤에 3.15 민주항쟁 정신을 계승하고자 하는 시민들이 참석하기나 하는 걸까. 아무리 3.15의거를 내세웠다고 하지만, 마라톤은 그냥 스포츠이고, 참석자들에겐 취미나 운동이다. 그들의 취미나 운동을 위해 도심 교통을 막고 교통대란을 감수하라고 강요해도 되나..

박정희와 김재규가 사이좋게 공존하는 섬진강휴게소

10·26! 1979년 10월 26일은 박정희 대통령이 자신의 심복이었던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에 의해 살해된 날이다. 이로써 '박정희 시해범'이 된 김재규는 그해 12월 계엄군법회의 최후진술에서 "민주화를 위하여 야수의 심정으로 유신의 심장을 쏘았다", "계획적인 혁명 거사였다"라고 주장했지만, 대개는 차지철 경호실장에 대한 박정희의 무조건적인 신임과, 그로 인한 차지철과 갈등 때문에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으로 알려져 있다. 김재규는 전두환·노태우 등 신군부 쿠데타세력의 집권 직후인 1980년 5월 24일 전격 사형 집행되었다. 그의 무덤은 경기도 광주시 오포면 능평리 삼성공원묘원의 외진 곳에 자리잡고 있다. 무덤 앞의 '의사 김재규 장군지묘'라는 묘비는 여러차례에 걸쳐 훼손되는 등 수난을 겪기도 했다.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