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언론

매월 책 읽고 토론하는 창원의 법조인들

기록하는 사람 2009. 6. 30.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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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창원지방변호사회의 한 모임에 초청을 받았다. 법조인들의 독서모임이라고 했다. 그게 어제(29일)이었다.

낮 12시 택시를 타고 창원시 사파동 창원지방법원 옆에 있는 변호사회 사무실로 갔다. 이재철 창원지방변호사회 회장과 도춘석, 박미혜, 조원제, 염영선 변호사 등 다섯 분이 있었다.

매월 한 달에 한 권씩 책을 읽고 독서토론을 하는데, 이번 달에는 내가 쓴 <대한민국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아기>(커뮤니케이션북스)를 읽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오늘 모임은 '저자 초청 오찬간담회' 쯤 되는 셈이다. 매번 저자를 초청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 선정된 책의 저자가 마침 같은 지역에 살기에 초청했다고 한다. <습지와 인간>(산지니)의 저자인 김훤주 기자도 초청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땐 서로 시간이 맞지 않아 성사되진 못했다고 한다. 

미리 주문해놓은 초밥 도시락을 함께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은 내 책이 딱딱하거나 어렵지 않고 술술 읽히더라고 평가해주었다. 그리고 책에 나온 지역신문의 현실과 노무현 정부 시절의 기자실 개혁을 보는 시각 등을 물었고, 잘 변하지 않는 신문의 관행이나 틀에 박힌 기사쓰기 관행, 뉴미디어의 미래 등에 대해 의견을 말해주기도 했다. 특히 잘 바뀌지 않는 편집국의 관행이나 기사형식을 이야기할 땐 "법조계의 판결문이나 변론문 쓰기 관행도 똑같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간담회 때 사진을 못찍었다. 그래서 이재철 창원지방변호사회장(사진 왼쪽)과 그날 참석한 도춘석 변호사(가운데)가 있는 브로슈어를 찍어봤다.


이와 함께 전국의 지역일간지 중 '경남도민일보' 같은 신문은 유일할 것이라면서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해주었다. 그러면서 경남도민일보의 경영상황에 대해서도 이것저것 묻고, 어려운 현실에 대해 함께 걱정해주기도 했다. 또 '경남도민일보에는 충성스러운(?) 독자가 많으므로, 그들 독자를 상대로 한 수익사업으로 경영난을 타개할 방법도 있을 것 같다'는 의견도 말해주었다.


그들은 책이 얼마나 팔렸느냐고 물어봤다. 그래서 대략 1000권 남짓 팔렸을 것이라고 했더니,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고작 그것밖에 안 팔렸냐는 것이다.

그 책이 나온지도 벌써 1년 반쯤이 지났다. 2008년 초 책이 나온 후 얼마 되지 않아 지인들이 창원에서 '저자 간담회'를 열어준 적은 있지만, 1년 반이 지난 후 이런 자리에 초대받을 줄을 생각하지 못했다.

책의 저자가 독자와 만나는 일은 즐겁고 뿌듯한 일이다. 지난주 금요일 언론재단 주최로 열린 영남지역 지역신문 기자 연수에서 '블로그 글쓰기'를 주제로 강의를 했는데, 거기 수강생 중에서도 내 책의 독자가 있었다. 책이란 이처럼 신문에 쓰는 기사나 칼럼보다 훨씬 생명이 길다.

창원지방변호사회 독서모임이 있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정확히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5년 이상은 되었다고 한다. 멤버 중엔 변호사 외에 판사도 있단다. 그동안 읽은 책은 대개 인문, 경제분야가 많았다고 한다.

법조인들이 법률지식에만 갇히지 않고 여러 분야의 폭넓은 지식을 섭취하고, 사회를 보는 시각을 키우려는 노력이 참 좋아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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