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행정기관, 봉하마을 혼란 왜 방치하나?

기록하는 사람 2009. 6. 7.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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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쓴소리 좀 해야겠다. 진짜 해도 해도 너무한다. 김해시와 경남도청의 봉하마을 추모객에 대한 행정지원 말이다.

좋다. 물이나 빵은 기부행위가 될 수 있다니까 문제삼지 않겠다. 애초부터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적어도, 자기 지역의 관광지에 관광객이 몰린다 해도 해당 자치단체의 편의제공은 기본이다. 몰려든 관광객이 턱없이 부족한 주차공간과 엉켜버린 자동차 때문에 몇 시간동안 길 위에서 불편을 겪고 있다면, 그 관광지를 운영하는 행정기관에 원성이 집중되는 게 당연하다.

게다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가와 사저가 있는 봉하마을은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기 전까지만 해도 김해시가 행정지원을 꾸준히 해온 관광지였다. 김해시가 설치한 관광안내소도 있고, 거기엔 봉하마을뿐 아니라 김해지역의 주요 관광지 안내 팸플릿도 비치돼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6일에도 추모객은 끝없이 이어졌다.


그런데, 국민장이 끝난 이후에도 끝없이 몰려드는 추모객들을 위해 김해시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것인가?


현충일인 6일에도 10만 명에 가까운 추모객들이 봉하마을을 찾았다. 나는 국민장이 끝난 직후에도 문제를 지적했고, 국민장이 결정되기 전 5월 23일 새벽까지 아무런 행정지원이 없었다는 점도 이 블로그를 통해 지적한 적이 있다.


딱 한군데 있는 상설 공중화장실도 줄이 길게 늘어섰다.

이것도 화장실 줄이다.

이동식 화장실 한 개만 놔두고 모두 철수해버렸다.


그 지적 이후 적지 않은 기존 신문사와 방송사들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자 김해시는 "선거법 때문에 생수나 빵 등을 제공할 수 없다"고 변명한 바 있다.


일부 언론에선 과연 그게 선거법 위반이냐를 두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본질은 그게 아니다. 누가 빵을 달랬나. 누가 물을 달랬나. 치사해서 줘도 안 먹는다.

6일 다시 찾은 봉하마을은 하나밖에 남지 않은 이동식 화장실 앞에 수많은 남녀 추모객의 민망한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끝없이 이어진 사람과 차량의 행렬. 봉하마을 진입로와 마을 안은 불법주차 천국이다.

아예 주차장이 되어버린 봉하마을 진입로.

본산농공단지도 이미 차량으로 뒤범벅이다.


그보다 심한 것은 아예 통제되지 않은 주차문제였다. 봉하마을 진입로는 아예 '불법 주차장'이 되어 버렸다. 진입로에 앞서 통과해야 하는 본산농공단지 또한 마찬가지였다. 듬성듬성 경찰관들이 서 있었지만, 통제도 하지 않았고, 대체 뭐하러 서 있는 지도 모를 상황이었다.


이 문제는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국민장 기간처럼 진영공설운동장을 공용주차장으로 제공하고 셔틀버스를 운행하면 된다. 그러면 이토록 엄청난 교통지옥이 간단하게 해결된다. 셔틀버스를 무료로 운행하는 것도 선거법 위반이라면 요금을 받으면 된다.

심지어 명절에 성묘객이 몰리는 공원묘원에도 해당 자치단체는 임시버스를 운행한다. 뿐만 아니라 5·18기간이 되면 광주에서도 망월동까지 특별 차편을 운행하는 것으로 안다. 그런데, 매일 수만 명이 몰려들고, 휴일에는 1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몰리는 봉하마을에 그것도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인파가 몰려 부족한 화장실을 추가해주는 것도 선거법 위반인가? 봉하마을을 관광자원으로 이용하고 우려먹은 김해시가 그것조차 하지 않는 것은 너무 치사하다. 정말 뭐하자는 것인가? 그렇게도 정권 눈치가 보이나. 아니면 일부러 혼잡과 혼란, 불법을 방치함으로써 뭔가 노리는 게 있는 건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경남에 사는 도민으로서 전국에서 찾아드는 분들에게 너무도 부끄럽고 화가 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또 얼마나 가슴이 아프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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