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김태호 '좌파정권' 발언에 대한 내 소신

김훤주 2009. 6. 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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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지사는 이름이 김태호가 아니고 껌태호다. 이것이 내 소신이고 철학이다."

제가 아니라 누구라도 이렇게 얘기를 한다면, '김태호' 경남도지사가 아주 좋아라 하겠지요.

6월 3일 경남도지사가 마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민족통일 협의회 전국대회에서 한 발언에 비춰보면 분명히 그럴 것 같습니다. 이날 '껌' 지사는 '우파'임이 분명한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일러 '좌파 정권'이라 했거든요.

아시는대로 김대중·노무현 정권은 좌파가 아닌 우파입니다. 그이들 정권의 바탕은 사회주의가 아닌 자유주의입니다. 경쟁과 시장을 긍정하고 자본주의를 긍정합니다. 자유의 개념도 '개인'에만 머물 뿐이고 평등은 복지 차원에서만 그나마 '조금만' 검토될 뿐이었습니다.

이런 '우파'를 두고 '껌태호' 도지사는 '좌파'라 했습니다. 이날 껌 지사는 "박연차 연루설에 대해서는 결백하다."는 시키지도 않은 말을 주절주절 늘어놓다가 김대중·노무현 정부 대북 정책을 비난하면서 '좌파' 운운을 했습니다. 어떤 분은 그래서 "허위 사실 유포"라 꼬집기도 했습니다.

껌태호 지사의 '좌파' 발언에 항의하는 사람들. 경남도민일보 사진.


껌 지사 축사 요지는, "좌파 정권 10년 동안 통일, 민족, 우리끼리라고 큰소리치며 통일을 대변하는 듯이 떠들었지만, 10년 동안 도와줬음에도 돌아온 것은 핵폭탄이었다. MB 정부의 비핵 개방 3000, 이것이 바로 북한 문제를 근본 치유하는 정책이다."였답니다.

이를 두고 민주당 경남도당이 '박연차 관련으로 검찰 소환을 앞두고 아부성 발언을 하느냐?'고 비판했고 껌 지사는 4일 다시 이를 반박하며 "햇볕정책, 일방적 퍼주기가 핵실험으로 돌아왔다. 과거 정권 10년의 대북정책 실패 탓이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것은 평소 소신이고 철학이다."고 했습니다. 껌 지사의 이런 발언은 지난 시절 이북 정권과 붙어서 '경제협력'을 벌인 자기 행적과도 어긋납니다. 원인과 결과를 잘못 갖다 붙이는 잘못도 아울러 저질렀습니다.

경남도민일보 사진.

게다가 '우파'정권을 일러 '좌파'정권이라 헛소리를 한 데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좌파'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대한민국 사회 정서에 기대어, 조선일보 식으로 깔아뭉갠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것입니다.

껌태호가 이렇게 '우파'를 '좌파'로 혼동시키면서 노린 바는 무엇일까요? 자기의 '극우' '수구' 성향을 마치 정상 또는 중도인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생각은 없었을까요? 물론 지금 이 정권 실세에 대한 아부는 기본이고요.

그래서 공자가 정치는 정명(正名)이라 했나 봅니다. 이름 반듯하게 붙이기가 정치의 기본이라는 얘기지요. 이름을 바로 불러야 서로 소통이 되고 공동선도 끌어낼 수 있겠지요. 홍길동이 집을 나간 까닭도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현실'에 있었지 않습니까. 하하.

그래서 저는 똑같은 방식으로 돌려드리려고 합니다. "지금 경남도지사는 이름이 김태호가 아니고 껌태호다. 50년 가까이 살아온 그 삶이 거짓말로 돌아왔다. 이것이 평소 소신이고 철학이다." 껌태호 경남도지사, 제가 이러니까 기분 참 좋으시죠?

(저는 제 정체성을 사회주의에서 찾습니다. 그러니까 노무현 김대중이 아니라 제가 좌파입니다. 빨갱이입니다. 껌태호 경남도지사는 제 이름을 다른 사람한테 붙였습니다. 그러니까 제 기분이 그리 좋지는 않았습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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