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언론

이런 때는 MBC가 공영방송 아닌 것 같다

김훤주 2009. 4. 30.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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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팔아 먹는 MBC.' 한 줄로 줄여 말하면 이렇게 되겠습니다. '김연아'를 독점 생방송하지 않았다면 이렇게까지 했을지를 생각해 보면 답이 바로 나오는 것 같습니다.

4월 22일 MBC <뉴스데스크>는 한 앵커를 출동시켜 김연아를 인터뷰했습니다. 저는 이런 파격을 본 적이 없는데, 옛날에 몇 차례 있기는 있었다더군요. 그런데, 김연아를 MBC가 독점하지 않았으면 이렇게 했을까요?

MBC는 또 24일 <섹션TV 연예통신>과 25일 <무한도전>에서도 김연아를 다뤘습니다. 22일에는 라디오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지금은>에서도 김연아의 캐나다 코치가 전화 출연했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김연아라면 무조건 뜨고 보는 분위기니까 연예 프로그램으로서는 더없이 좋은 섭외 대상이겠지요. 그렇지만, 그래도 이것은 좀 심하다 싶은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5월에도 김연아는 계속 나옵니다. 강의 버라이어티 쇼라는 <희망 특강 파랑새>는 5월 1일 김연아를 소재로 삼는다고 합니다. '해피 스케이터 김연아'라는 다큐멘터리도 MBC가 5월에 내보낸답니다.

이런 일정 한가운데에 김연아 독점 생방송이 있습니다. MBC는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특설 아이스링크에서 치러진  'KCC 스위첸 페스타 온 아이스 2009'를 26일 내보냈습니다.

김연아 독점 생방송을 널리 알리려고 김연아를 연예 프로그램은 기본이고 뉴스에까지 출연시켰습니다. 그런 다음 'KCC 스위첸 페스타 온 아이스 2009' 생방송의 기운을 몰아 김연아 다큐멘터리나 김연아 활용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청률을 높이려 합니다. 눈쌀이 좀 찌푸려지기는 하지만, 나머지는 뭐 다 괜찮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뉴스 데스크>만큼은 전혀 괜찮지 않습니다. <뉴스 데스크>가 김연아를 만나 방송에 내보낸 내용 가운데는 새로운 사실도 전혀 없습니다.

<뉴스 데스크>가 '새로운 것들'(news=뉴스)은 전하지 않고 김연아 띄우기만 해댄 꼴입니다. 따져보자면, 김연아 띄우기의 목표는 바로 독점 생방송 시청률 높이기입니다.

그 효과는 곧장 독점 생방송 'KCC 스위첸 페스타 온 아이스 2009'에 달리는 광고의 광고료로 이어집니다. 이것저것 곁가지를 쳐내고 남는 줄기는, '독점 생방송 광고를 위해 <뉴스 데스크> 공중파를 써먹었다.'가 됩니다.

MBC는 스스로 공영 방송이라 얘기합니다. 경영이든 편성·제작이든, 공공의 이해를 으뜸 잣대로 삼는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이런 때 MBC를 보면 공영방송이 아닌 것 같습니다. 마치 상업방송 같습니다. 경영도 편성·제작도 죄다 돈이 되느냐 아니냐로 기준을 삼고 있지 않느냐는 얘기입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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