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결국 기사로 쓰지못한 국회의원 불법주차

기록하는 사람 2009. 4. 5.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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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진강 님이 쓴 '국회의원 전용차, 불법 주정차도 특권인가'라는 글을 보니 지난 2007년 7월 7일 현 이명박 대통령이 예비후보 시절 마산에 왔던 때가 떠올랐습니다.

토요일이었던 그날 점심 때 이명박 예비후보가 저희 신문사 앞의 한 일식당에서 경남도내 신문사와 방송사 편집·보도국장들과 오찬간담회라는 이름으로 밥을 먹었는데요. 물론 저희 신문사 편집국장도 참석했습니다. 이명박 예비후보를 따르는 한나라당 국회의원들도 왔고, 황철곤 마산시장도 배석했습니다.

회사는 쉬는 날이었지만 볼일이 있어 나오던 중 경남도민일보 맞은 편 도로가 유난히 막히더군요. 유심히 보니 그 일식당이 있는 바로 앞, 우회전을 위한 1차선 도로에 검은 대형차들이 줄줄이 불법주차를 하고 있었습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아니나 다를까 다들 국회마크가 붙어 있었습니다.

여긴 주정차 절대금지구역입니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의 차량이 1차선 도로를 떡 하니 점거하고 있었습니다.


사진을 찍었지만 그때부터 마음 속에 갈등이 생기더군요. 이걸 신문기사로 출고해야 할까, 너무 쩨쩨한 시비를 건다고 하진 않을까, 우리 편집국장도 참석한 오찬이었는데, 편집국장을 난처하게 만들진 않을까, 뭐 그런 갈등이었습니다.


결국 신문기사로 출고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저희 신문 홈페이지 기자게시판에 사진과 글을 올리고, 그걸 메인에 편집해 올리는 걸로 위안을 삼았습니다. (당시 게시글 = 이명박씨 따라온 국회의원들의 '끗발')

지금 생각하니 저에게도 알게 모르게 '자기검열'이 작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끄럽기만 합니다.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들, 그 법을 가장 앞장서 준수하고 집행해야 할 권력자들, 그들을 감시하고 비판해야 할 언론인들, 특히 직접적인 주차단속 권한을 가진 마산시장까지 참석한 오찬간담회장 앞의 불법주차라면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제 부끄러움을 고백하고 기록해두자는 차원에서 당시의 글과 사진을 여기에 남겨둡니다.

이명박 씨 따라온 국회의원들의 '끗발'

지난 주말(7일)이었습니다. 회사에 잠깐 볼일이 있어 나오던 중 마산 어린교오거리 도민일보 맞은편 도로가 이상하게 많이 막히더군요.

물론 이곳은 주말마다 인근 예식장의 불법주차 차량들로 인해 혼잡한 곳인데, 이날은 유독 불법주차가 심했습니다.

사보이호텔에서 신세계백화점 쪽으로 우회전하는 1차선 도로에까지 간 큰 불법주차 차량들이 떡 버티고 있었는데, 그 차들이 이상했습니다.

검은 대형차였는데, 앞유리 위에 국회 마크가 붙어있는 것이었습니다. 알고보니 한나라당 이명박 예비후보가 인근 일식당에서 도내 신문,방송사 편집,보도국장들과 밥을 먹고 있었는데, 이명박씨를 따라온 국회의원들의 차량이었습니다.

이날 따라온 국회의원은 박희태 권경석 김영덕 김재경 이방호 등 5명이었고, 불법주차를 단속할 권한을 가진 황철곤 마산시장도 참석했다고 합니다.

사소한 불법이긴 하지만, 과연 힘없는 서민들이라면 이런 간 큰 주차를 할 수 있었을까요?

차 넘버도 있으니 누구 승용차인지 알아맞혀 보세요. (2007. 7. 7 경남도민일보 기자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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