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술자리 안주감 넘치는 '부동산 계급사회'

기록하는 사람 2009. 2. 20.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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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창원 노동사회교육원 이사인 이장규 님이 써서 <경남도민일보>에 기고한 글이다. 그가 최근에 읽은 책 중 독자들에게 특별히 추천하고 싶은 책을 소개한 것이다.

나는 그에게 블로그 개설, 운영을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있는 중인데, 아직은 블로그가 없는 관계로 여기에 실어 알라딘에 링크한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게 되길 바라는 이장규 님의 뜻이기도 하다. (김주완 주)

우리나라 부동산 100대 부자는 누구일까?

한국의 현실을 분석한 사회과학 책, 그것도 각종 통계숫자로 가득한 책이라면 극소수 관심있는 사람들만 보는 딱딱한 책으로 단정하기 쉽다. 하지만 숫자로 가득찬 사회과학 책임에도 '부동산계급사회'는 매우 재미있다.

학술적인 주제가 아니라, 국민 대다수가 느끼는 문제인 부동산 폭등 및 이와 관련된 사회현상에 대해 매우 생생하고 풍부한 통계를 인용하며 다양하게 논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지난 44년 동안 물가가 43배, 노동자 소득이 15배 오르는 동안 서울의 땅값은 1176배가 올랐다는 것이라든지, 200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땅을 팔면 프랑스 땅 전체를 9번 살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의 공장용지 가격이 중국의 40배가 넘는다거나 고속도로 건설비가 30년만에 1만6657배로 올랐다는 언급도 있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100대 부자가 어떤 사람들인지도 알려준다. 그 외에도 온갖 흥미로운 내용들이 구체적인 자료와 함께 제시된다. 속된 말로 술자리 안주감이 넘쳐나는 책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단지 술안주감 제공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의 진정한 미덕은 단순히 현실을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현가능한 대안들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안은 상당히 구체적이며 적절한 보완만 거친다면 얼마든지 추진할 수 있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물론 부동산 문제해결에 강력한 의지를 가진 정치세력이 집권할 때만이 가능하겠지만.


상가 및 건물 임대료 문제나 주택담보대출의 문제, 현 분양제도의 문제점 등 중요한 관련주제가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은 아쉬움은 있지만 그것이 이 책의 장점을 가리지는 않는다. 이 나라의 부동산 문제에 관심이 있다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이장규(노동사회교육원 이사)

부동산 계급사회 - 10점
손낙구 지음/후마니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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