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CEO대상' 주관·후원단체, 언론인들도 모른다

기록하는 사람 2008. 12. 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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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문기자클럽·세계언론인재단? 처음 듣는 단체"

'존경받는 대한민국 CEO 대상'을 주최한 '한국전문기자클럽'과 후원단체로 돼있는 '세계언론인재단'은 과연 어떤 단체일까?


수상자로 선정된 자치단체장과 기업체 사장들에게 거액의 광고료를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는 이들 단체의 정체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한 나라의 치안을 책임지고 있는 어청수 경찰청장을 비롯, 유명 기업체 사장과 시·군·구청장 등 수상자들의 명성에 비해, 정작 상을 준 주관단체와 후원단체는 너무나 생소하기 때문이다.

우선 7000여 명의 현직기자들이 가입해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기자 직능단체인 한국기자협회(회장 김경호)에 이들 단체를 아는지 물어봤다. 하지만 김경호 기자협회장은 물론 사무국원들도 두 단체에 대해 '생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후원단체로 돼 있는 세계언론인재단은 아무도 모르는 단체였다.


기자협회 사무국 김동기 차장은 "언론 또는 기자라는 이름을 붙인 단체들이 워낙 많기도 하지만, 한국전문기자클럽이나 세계언론인재단은 처음 들어본다"고 말했다.

김경호 기자협회장도 이들 두 단체에 대해 "금시초문일뿐 아니라 그런 단체가 존재하는지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47개 신문·통신사 발행인들의 단체인 한국신문협회(회장 장대환)에서도 두 단체를 모른다고 밝혔다.

이 단체에서 세계신문협회(WAN)와 국제언론인협회(IPI) 등 국제적 언론단체와 교류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황현숙 씨는 "지금까지 한국신문협회와 교류해온 국제적인 언론단체 중 세계언론인재단이라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한국언론재단이 매년 발간하는 <한국신문방송연감>에는 전국 언론사와 유관기관·단체가 수록된다. 하지만 이 연감에도 이들 두 단체의 이름은 없었다.

연감 발행을 담당하고 있는 조사분석팀 관계자는 "문화체육관광부에 등록된 언론관련 비영리단체 중에서도 수록 기준이 있다"고 설명했다. 즉 △회원수 100명 이상 △10개사 이상 가맹 △최근 1년 사이 미디어 관련 활동실적 등을 감안해 수록한다는 것이다. 연감에 수록되지 않은 단체라면 그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체 어떤 '전문기자'들이 모인 단체이길래?

연감에 수록되진 않았지만 한국전문기자클럽은 이번 'CEO대상'으로 그 이름은 널리 알려졌다. 이 단체의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pressclub.or.kr)도 있었다. 이 홈페이지에는 회장(성락서)과 상임고문(임덕규)이 공개돼 있다. 하지만 회원들의 면면은 밝히지 않고 있다.

올 7월에 개설된 것으로 보이는 한국전문기자클럽 홈페이지. 문화체육관광부와 방송통신위원회, 환국언론재단 등 국가기관과 공공기관의 배너가 링크돼 있다.


홈페이지 '공지사항'과 '출판 및 회보' 등 일부 메뉴에 올려진 2~3개의 글 가운데 최초의 글은 올해 7월 25일자로 돼 있다. 그나마 로그인하지 않으면 볼 수 없도록 설정돼 있었다.


특히 이번에 자신들이 선정해 수상한 '2008 존경받는 대한민국 CEO대상'과 관련된 안내나 선정 결과도 홈페이지에선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유일하게 네티즌이 글을 쓸 수 있는 '문의 및 제휴' 게시판(http://www.pressclub.or.kr/kimson/home/asian5/bbs.php?id=qanda)에는 이번 '상 매매' 사건을 비난하거나 항의하는 글 10여 개가 올라와 있으나, 아무런 답변도 않고 있다.

더구나 세계언론인재단은 인터넷 검색에도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이 단체의 실체에 대해서는 전혀 알 길이 없었다.

이에 대해 한국전문기자클럽 관계자라고 밝힌 이재동씨는 "세계언론인재단은 미국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어디에 있으며 연락처는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그것까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디어스>에 '전문기자클럽이 사무실도 없는 단체'라고 보도된 것과 관련, "종로구 당주동 미도파빌딩 6층에 국민경제신문과 사무실을 함께 쓰고 있다"면서 "잘못된 보도에 대해선 조만간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첫 보도 : '존경받는 CEO 대상'은 돈주고 받는 상이었다
※관련기사 : 26명 모두가 대상(大賞), 참 희한한 CEO상
※관련기사 : '돈주고 상받기' 이것만 문제일까?
※관련기사 : 또 꼬리잡힌 '상 매매' 이번엔 꼭 뿌리뽑아야
※관련기사 : '상매매' 관행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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