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STX의 마지막 수정만 사기극은?

김훤주 2008. 10. 27.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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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STX를 두고 글을 쓰기는 거의 50일만이군요. 어쨌거나, STX그룹의 경남 마산 수정 주민에 대한 마지막 사기는 바로 고용을 두고 벌어집니다. 수정만 매립지에 조선 기자재 공장을 짓고 가동할 때 하겠다고 한 약속 가운데는 고용 보장도 들어 있습니다.


과반에 못 미치는 찬성을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주민 동의’라 바꿔치기한  첫 사기와, 공해가 적은 공정만 한다는 약속과 마을발전기금에 더해 이주 보상금까지 준다는 약속을 팽개친 데 이은, 월드 베스트 사기극의 대단원인 셈입니다.


* 이전 글 : STX의 월드 베스트 사기는 언제 끝날까
(
http://100in.tistory.com/418)


1. 직접 고용은 한 명도 없으면서 무슨 고용 보장?

STX와 하청업체의 관계가 좋다고 하는 광고. 그러나 사실은 어떨까요?


STX는 이처럼 시작부터 사기를 쳤는데, 고용 보장에서도 처음부터 지키지 못할 얘기를 해 댔습니다. STX중공업은 2007년 12월 6일과 20일 작성한 ‘수정 단지 조성계획’에서 “※현지 고용 창출 : 직업훈련원(500명), 보조 인원(500명) 예상”이라 밝혔습니다.
 

마산시와 공동으로 약속한 26개 지원 사항에도 △직업훈련원 운영 주민 자녀 100% 채용 △ 지역 주민 우선 고용(기능공, 보조공)이 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STX중공업에서 생산직 직접 고용 인원은 단 한 명도 있지가 않기 때문입니다.


경향신문의 <비정규직 800만 시대> 기획 기사 8월 1일치는 금속노조 관계자의 말을 빌려 STX중공업의 실상을 알리고 있습니다. “하청업체를 70명 규모로 쪼개 ‘관리’하고 있다.”, “하청업체 26개 하청노동자 1840명이 일하고 있다.”고 해 놓았습니다.


이홍주 상무는 제게 이를 확인해주기까지 했습니다. “다 알면서 왜 그러느냐, 비정규직을 고용하고 하청업체가 이들을 관리한다.”고 했습니다. STX중공업은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생산직은 모두 간접고용이고 직접 고용은 개미도 한 마리 없습니다.


2. 간접 고용 비정규직으로 싼 값에 쓰고 버리겠다는 얘기

그런데도 ‘수정 단지 조성 계획’에서 ‘고용에 따른 임금 현황(평균 임금)’ 항목을 통해 “△용접 250만~300만원 △사상(그라인다) 200만~240만원 △배관(기능공) 220만~260만원 △터치 업(도장 보조) 150만~180만원 △청소 등 작업 보조 150만원”이라 했습니다.

더 나아가 ‘고용시 부수적 지원’으로는 “△장기근속(3년 이상) 격려금 : 연간 100만~150만원(2007년 지급 기준) △자녀 학자금 : 1년 이상 근무자 중/고교 전액, 3년 이상 근무자 : 대학교 연간 140만원 △기타 명절 상여 및 선물 지급”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마치 STX중공업이 수정 지역 주민들을 직접 고용하는 것처럼 적어놓았습니다. 게다가 ‘3년 이상 장기근속’ 운운하면서 정규직으로 채용하려는 것처럼 보이도록까지 포장했습니다. 마산시는 한 술 더 떠 “stx 고용 기준에 적합한 주민을 보조공 등으로 채용하여 생계 기반 지원 가능”이라고까지 했습니다.

알려진대로 비정규직은 근로조건이 아주 나쁩니다. 정규직에 견줘 차별도 심합니다. 소득은 적고 일은 훨씬 힘들어 이직률이 높습니다. STX는 수정 주민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할 생각은 꿈에도 않습니다. 간접고용 하청업체 비정규직으로 싸게 부려먹기만 하려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STX그룹 이인성 부회장은 지난 6월 5일 ‘수정지구 일반산업단지 개발에 대한 STX중공업(주) 입장’에서 “우리 회사의 신의(信義) 경영 의지에 의구심을 품고 있는 지역 주민 여러분들 가슴 속에서 먹구름을 걷어 주시기 바랍니다.”고 헛말을 했습니다.


홍보문안 "월드베스트 STX"를 비튼 "월드베스트 사기꾼"을 조끼에 새겨 입은 주민들.


저는 황당한데, 이 글 읽으시는 다른 이들께서는 어떻습니까? 지역 주민을 위한다면 고용의 연속성을 최소한이나마 보장하는 정규직 직접 고용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아니면, 싼 맛에 잠깐 써먹고 버리는 간접고용 비정규직이라도 감지덕지 고맙게 여겨야 할까요?


김훤주

습지와 인간
카테고리 시/에세이/기행
지은이 김훤주 (산지니,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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