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생각-김주완

말과 글이 이토록 무력해진 적이 있었을까

기록하는 사람 2008. 9. 16.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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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요즘 나는 패배주의에 빠진 것 같다. 아니 허무주의인 것도 같다.

아무리 해도 안 된다. 무슨 짓을 해도 필요없다.

100만 국민이 일어나서 촛불집회를 했지만, 끄떡없이 할 짓을 다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를 보면 그냥 할 말이 없다. 말할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말과 글이라는 게 이토록 무력하게 느껴진 적도 없었던 것 같다. 여론도 필요없고, 지지율도 필요없고, 단식도, 파업도, 점거농성도, 아니 할복이나 분신도 필요없을 것 같다.

그래서인지 요즘 시사 관련 글을 쓰고 싶은 생각이 없다. 연재하고 있는 골프장 관련 글이나, 이왕 시작한 블로거 지역공동체 구축사업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니 그렇다고 치더라도...

내일 내가 칼럼을 쓸 차례인데, 뭘 써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하루종일 3층 복도와 계단을 오가며 멍청히 담배를 피우고, 커피를 마셔댔지만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이럴때 우린 어떻게 해야 할까. 뭘해야 할까.

운동권 출신의 한 후배에게 물어봤다. 뭘 어떻게 해야 할지.

그는 권력의 핵심에 있는 몇 몇 인물들을 선정해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밀착감시하면서 집중타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80년대에 그랬듯이 화염병까진 아니더라도 권력기관에 대한 계란과 오물투첫 시위 같은 방식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명확하고도 단순명쾌한 비전과 논리를 개발하는 연구도 필요하다고 한다.

여하튼 예전과 같은 상투적인 성명서 발표와 기자회견, 시위로선 안 된다. 뭔가 새로운 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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