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훼미리마트와 중앙일보와 보광그룹

김훤주 2008. 8. 2.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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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맥도널드는 일본 것?

어느 책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데, 한참을 읽다가 어느 한 구절에서 쓴 웃음을 머금은 적이 있습니다. 일본 한 어린아이가 미국에 갔다가 거기에 있는 맥도널드 가게를 보고 깜짝 놀랐다는 얘기입니다.

같이 갔던 아버지한테 “우리나라 ‘마꾸도나루도’(マクドナルド=맥도널드의 일본글 표기, 실제로 이리 발음하지는 않는답니다.)가 어째서 미국에도 있어요?” 물었다고 합니다.

‘마꾸도나루도’ 가게가 미국에서 들여왔다고는 해도, 이 아이로서는 아예 태어났을 때부터 일본 거리 곳곳에서 봐 왔고, 그래서 당연히 ‘마꾸도나루도’가 McDonald이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럴 만합니다.

2. 훼미리마트는 한국 것?

사용자 삽입 이미지훼미리마트개성공업지구점. 경남도민일보 사진

저는 그리 어린 나이가 아닌데도 그 일본 어린아이 같은 착각을 한참 동안 하고 살았습니다. ‘훼미리마트’가 남의 나라 브랜드라는 생각을 해 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올해 초이지 싶은데 김주완 선배랑 술을 한 잔 하면서 “훼미리마트(ファミリーマート)가 원래는 일본에서 왔다데요? 저는 깜짝 놀랐어요.” 그랬습니다.

김 선배도 마찬가지 놀란 적이 있다면서 “지난해 일본에 갔더니 그게 있었어요. ‘훼미리마트가 언제 일본에 진출했지?’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원래 일본 거랍디다.” 얘기했습니다.

3. 중앙일보와는 어떤 관계?

김 선배는 이어서 “우리나라 훼미리마트가 중앙일보 것이라는 사실 알아요?” 물었습니다. 저는 눈이 동그래졌습니다. “그래요???”

조선일보가 코리아나호텔(거기에 룸싸롱까지 들어 있는지는 모르겠는데)과 깊이 관련돼 있는 등 조중동 같은 재벌신문/신문재벌들이 갖가지 사업을 벌이는 줄은 알았지만…….

알아 봤더니 소유 관계는 아니었습니다. 형제 관계였습니다. 중앙일보 지분 20%를 가진 대주주였던 (주)보광이 있습니다. 이 보광이 한국 훼미리마트를 사실상 운영합니다.

일본 훼미리마트는 1981년 9월 창립했다고 돼 있습니다. 한국 훼미리마트는 90년 1월 첫 가게가 생깁니다. (주)보광훼미리마트 자본금은 262억4500만원이라 합니다.

훼미리마트가 일본 브랜드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도 거기서 물건 사기가 별로 내키지 않았지만, 중앙일보 형제 회사임을 알고 나서는 아예 들르지 않게 됐습니다.

4. 언론으로 위장한 범죄 집단?

사용자 삽입 이미지신학림의 발제문 첫 장. 신학림은 조중동과 한나라당의 결합을 수구반동복합체라 했습니다.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을 지낸 신학림이 올 5월 21일 열린 ‘사회 공공성 포럼’에서 “언론으로 위장한 범죄 집단”을 발제한 적이 있습니다.

신학림은 여기서 “족벌언론 사주는 선출되지 않은 왕으로 종신토록 권력을 누리고 권력은 세습까지 되지만 어떤 견제도 받지 않고 아무 책임도 지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중앙일보 최대 주주는 한때 회장이기도 했던 홍석현입니다. 홍석현의 자형 이건희도 한 때 중앙일보 대주주(지분 보유율 20.3%)였습니다.

변호사 김용철은 “이건희의 중앙일보 지분을 홍석현 앞으로 하되 의결권 행사는 이건희가 한다는 ‘주식 명의 신탁 계약서’를 99년에 작성해 준 적이 있다.”고 지난해 밝혔습니다. 범죄인가요, 아닌가요?

보광훼미리마트의 대표이사는 홍석조로 돼 있습니다. 삼성 X파일에서 깨끗하지 못하게 이름이 오르내렸던 광주지방고등검찰청 검사장 출신으로 홍석현의 동생입니다.

2005년 당시 민주노동당 소속 국회의원이던 노회찬이 공개한 홍석현-이학수 대화 녹취 기록에는 동생 석조가 뇌물 중간 전달책으로 상정돼 있습니다. 바로 범죄에 대한 기록이랄 수 있겠습니다.

형 홍석현의 해당 부분 발언입니다. “석조한테 한 2000정도 줘서 아주 주니어들, 회장께서 전에 지시하신 거니까. 작년에 3000했는데, 올해는 2000만 하죠. 우리 이름 모르는 애들 좀 주라고 하고.”

어쨌거나 이어가자면, 보광그룹의 회장은 홍석규입니다. 홍석현과 석조의 동생입니다. 이들 삼형제의 누나는 이건희 아내 홍라희입니다. ‘행복한 눈물’ 정도는 너끈하게 흘리고도 남을만한 가문입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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