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삼성 제품 불매 실행해 봤더니

김훤주 2017. 2. 1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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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면에서 삼성이 최순실의 딸 정유라 말이니 이재용 경영권 승계 관련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부당 이득이니 따위가 터져나왔다. 

삼성 제품을 사 쓴 결과가 나라 곳간 세금이 아니라 최순실-박근혜 쌈짓돈이 되었다는 부끄러움이 찾아왔다. 그래 삼성 불매를 마음먹고 집에 있는 물건들을 살펴보니 대충 이랬다. 불매운동은 정당하지 못한 기업을 상대로 벌이는 소비자운동이라 하겠다.

1. 손쉬운 전자제품 삼성 불매 

냉장고·전자렌지·텔레비전·노트북컴퓨터·에어컨·휴대폰이 삼성 제품이었다. 냉장고는 1997년 산 삼성 제품을 지난해 12월까지 20년 동안 썼다. 말썽쟁이 냉장고부터 먼저 갈아치웠다. 

20년이나 묵어 그런지 냉장이 잘 되지 않았고 냉동칸에서는 물이 줄줄 흘러나왔다. 여태까지처럼 개념 없는 소비로 삼성한테는 갖다바칠 수 없다는 심정으로 새 냉장고는 다른 회사 것으로 바꾸었다. 

올해는 1월에 휴대전화를 삼성 갤럭시에서 LG 제품으로 바꾸었다. 2년 약정 기간이 지났기 때문이다. 여태 줄곧 삼성 것만 썼던 탓에 LG가 불편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다음으로 전자렌지를 갈아치웠다. 1992년산 삼성 제품으로 25년을 썼다. 색깔도 칙칙하고 덩치도 쓸데없이 큰데다 시간 표시가 오래 전에 망가져 있었다. 

요즘은 전자렌지가 많이 싸졌고 작으면서도 기능은 낫다는 얘기를 듣고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동부대우 전자렌지를 10만원 좀 넘게 주고 샀는데 예비전력 차단장치까지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아마 다음으로 갈아치울 삼성은 노트북컴퓨터가 될 것 같다. 2011년 샀는데 요즘 신상에 견주면 좀 무겁기는 해도 아직 말썽을 일으키지는 않았다. 에어컨은 2008년 여름에 들였다. 대충 헤아려 보니 한 해에 많아야 대엿새 쓰니까 아직 새 것 같다. 

조만간 갈아치울 삼성 노트북컴퓨터.

세탁기는 쓰지 않으니까 나머지 하나는 텔레비전이다. 삼성 벽걸이형인데 2009년 이사하고 이태 뒤에 샀으니 아직 갈 때는 아니다. 

이밖에는 삼성제품이 없다. 자동차는 현대차, 소파는 보루네오, 침대는 시몬스, 가스렌지는 동양매직 하는 식으로다가. 그리고 옷장·책상·책장·탁자·의자는 노브랜드고. 

2. 놀라운 일상생활 분야 삼성 

놀라운 것은 잡화와 옷가지처럼 우리 일상생활 관련 부분이었다. 신발은 프로스펙스·고어텍스·엘칸토·랜드로바, 배낭은 몽벨로 삼성과 무관했지만 책가방과 지갑이 삼성 것이었다.(손가방은 삼성 아닌 라푸마다.) 

한 달 전에 갈아치운 삼성 휴대전화.

옷가지도 살펴봤더니 삼성 브랜드가 있었다. 나는 내가 삼성 브랜드 잡화와 옷가지를 쓰고 있다는 것을 예전에는 몰랐다. 빈폴(BEAN POLE)이었는데 빈폴이 바로 삼성물산 패션 부문 브랜드였던 것이다. 빈폴이 삼성인 줄은 에잇세컨즈·SSF SHOP과 더불어 이번에 알았다. 

바지·남방·티셔츠·조끼·잠바·외투 등등 서른 안팎 가운데 네 개가 빈폴이었다. 비싼 편이어도 그럴 듯해 보이기도 하고 한 번 사놓으면 오래 입을 수 있다는 이유로 빈폴을 골라잡은 결과다. 이런 무지와 안일함이 그동안 삼성을 배불리고 있었던 것이다. 

3. 은근히 많은 삼성 금융·보험 

이밖에는 자동차종합보험이 삼성에 들어 있었다. 예전에 30년 전부터 알고 지내는 사람이 삼성에서 보험설계사로 일하고 있었던 때문이다. 이를 어찌 하나 생각해 봤지만 지금으로서는 다른 방도가 없지 싶어서 그대로 두었다. 물론 9월 만기가 되면 다른 보험회사로 바꾸어야지. 

작정하고 살펴봤더니 종신보험도 하나 삼성에 들어 있었다. 2016년 6월 계약한 삼성생명의 '생활자금 받는 변액유니버설종신보험(무배당)'이었다. 다달이 21만원 남짓 내는데 병들거나 다치면 그에 해당하는 보험금이 나오고 죽으면 자식들한테 또 보험금이 나오는 것이다. 

재산도 없고 국민연금 예상지급액 또한 60만원대인가여서 나중에 늙으면 한 몸 건사하는 데 필요하겠다 싶어 들었다. 이 또한 해약할 수 없었다. 나이가 들수록 가입하기 어렵다(보험료도 덩달아 비싸진다) 하고 중도 해지하면 그동안 낸 보험료를 돌려받지 못한다고 설명을 들었기 때문이다. 

25년 된 삼성 간단큐 전자렌지.

대신 이를 보충하는 성격의 보험(교통사고 대비까지 포함)도 필요하다는데, 이는 삼성이 아닌 다른 데로 했다. 메리츠화재에 연락해 알파플러스보장보험1701을 들었는데 12만원 가량을 20년 동안 다달이 내는 것이다.

아흔한 살이 되는 2054년 2월까지 37년 동안 이러저러하게 보장해 준다는 내용이었다. 예전 같으면 또한 삼성에 들었겠지만 박근혜-최순실-삼성(박순삼!) 게이트를 겪으면서 다른 선택을 한 셈이다. 

주식 투자는 생각도 없고 금전 여유도 없었던 때문에 삼성증권과는 지금껏 아무 인연이 없다. 신용카드 삼성카드는 일찌감치 그만두었다. 서울역에 있는 삼성 라운지에 한 번 들어가 싶어서 발급받았었다. 

이밖에도 혜택이 많다 했지만 실제 하려니까 얼마 이상 또는 어떤 데서 써야 한다는 등 제약이나 조건이 까다로웠다. 나 같은 '개털'이 쓸 카드가 아니구나 싶어 탈퇴했던 때가 이미 까마득하다. 

4. 삼성 아니면 불안한 심리 

이처럼 실제 해보니까 삼성 제품 불매는 어렵지 않았다. 전자제품 분야에서는 '삼성'이라고 적혀 있는지 아닌지만 확인하면 되었다. 다른 회사 제품도 그렇게 삼성보다 못하지 않은 것 같기도 했다.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삼성카드 같은 분야도 불안감만 정리하면 삼성 불매가 어렵지 않았다. 이 쪽은 삼성이라면 안심이 되고 최고일 것 같고 끝까지 책임져 줄 것 같다는 느낌을 갖도록 마케팅이 되어 있는 분야다. 

그러므로 '그렇다 해도 나는 내 할 바를 한다'거나 '꼭 그렇지는 않고 다른 회사도 못지 않다'고 마음만 먹으면 바로 실행이 된다. 사람 심리가 문제이지 실제 제품의 질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생활용품이나 옷가지는 좀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삼성'이 브랜드로 표면에 나와 있지 않기 때문이다. 무심코 고른 바지나 남방이 삼성 제품일 개연성이 있는 것이다. 

□ 부문별 삼성 업체 

1. 전자 :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 

2. 중공업·건설 :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삼성물산(건설). 

3. 금융 :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삼성벤처투자. 

4. 서비스 : 삼성물산(상사) 삼성물산(패션)-빈폴·에잇세컨즈·SSF SHOP 삼성물산(리조트)-에버랜드 호텔신라 제일기획 에스원-세콤 삼성경제연구소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삼성창원병원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웰스토리. 

5. 스포츠단 : 삼성라이온즈 삼성블루윙즈 삼성썬더스 삼성화재블루팡스 삼성생명블루밍스 삼성전자육상단 삼성전자승마단 삼성전기배드민턴단 

6. 사회복지 : 삼성복지재단 삼성사회봉사단 삼성생명공익재단 Mydog&Samsung. 

7. 환경보전 : 삼성안전환경연구소. 

8. 언론재단 : 삼성언론재단. 

9. 과학기술 :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10. 자원봉사 : 삼성법률봉사단. 

11. 문화재단 : 삼성문화재단 호암재단. 

12. 미술관 : 삼성미술관Leeum 호암미술관. 

13. 박물관 : 삼성화재교통박물관. 

14. 문화 : 삼성아동교육문화센터. 

15. 미술 : 청소년미술작품 공모전. 

16. 과학 : 꿈나무과학교실 꿈나무푸른교실. 

17. 장학 : 삼성장학회. 

□ 이밖에 유관 그룹 : 한솔 신세계-이마트 CJ 보광/중앙일보. 

□자동차 분야 르노삼성. 

삼성한테 경영권은 없지만 삼성이 지분 19%를 갖고 있어서 이윤이 나면 그 배당소득을 받는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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