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내 맘대로 해 보는 대통령 후보 촌평

김훤주 2016. 12. 26.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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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제발 옛날 국민학교 교과서에 나왔던 철수와 영희처럼은 하지 말아 주세요. 모범생 같이는 보이지만 활기가 전혀 없어요. 길남이처럼 하는 것 또한 호감 안 가요.

그리고 지난 보궐선거에서 부산 영도에서 김무성이랑 한 판 붙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애꿎게도 서울 노원병을 택하고 안전빵으로 간 거는 간이 작아서 그랬을까요? 대한민국 유권자들은 쫀쫀한 것 정말 싫어해요. 개별개별로 보면 모르지만 전체로 보면 언제나 그랬어요. 

그리고 개헌, 대통령결선투표제 꼭 그까지만 하세요. 나머지 다른 것들은 대선 끝나고 나서 해도 아무 탈 안 나요. 

문재인 

지난 대선 때, 박근혜는 국회의원직 사퇴를 선언했지만 문재인 선수는 그걸 끝까지 못했거나 안했어요. 사람들이 뭐랬는지 아시나요? '대통령 떨어질 거 예상하고 국회의원이라도 하려고 저러나?' 유권자들은 굵은 걸 좋아하지 얇시리한 것 싫어해요. 

하나 더. 안철수 대통령결선투표제 냉큼 받았으면 좋았을 텐데……. 왜냐고요? 이러나저러나 본인한테 불리한 게 없지요. 게다가 조건 붙이고 어쩌고 하면 사람들은 저 사람 또 머리 굴리고 계산하는구나 이래요. 쫀쫀해 보이는 문재인 더 쫀쫀하게 만드는 장면입니다. 

경남도민일보 사진.

안희정 

어떤 사람이 그러대요. "이번에는 누가 되면 좋을지 잘 모르겠지만, 다음 판은 아니다." 듣고 있던 다른 한 사람이 말했습니다. "내가 맞혀 볼게요. 안희정이 맞지요?" 그러고는 '우하하' 다들 웃었습니다. 이미 진정성이나 신중함으로 많은 사람 마음을 얻은 것은 사실인 모양입니다. 

그런데 진정함은 미덕이지만 안경 너머로 간혹 지나치게 많이 생각하는 듯한 눈동자가 거슬린다는 사람이 적지 않아요. 생각하지 마세요. 이해득실 타산 마시고 그냥 결과야 어찌 되었건 가는 데까지 가 보는 그런 자세가 좋을 것 같아요. 

김부겸

대구에서 떨어졌다가 국회의원 당선된 거, 대단한 모양이지요. 그 하나만으로 대선 후보 반열에 올랐으니까요. 어쩌면 국회의원들이 얼마나 당선에 목을 매는지 보여주는 반면 사례인 것도 같네요. 하지만 나는 그것만으로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해요. 

다른 한편으로는, (부산 김영춘도 비슷하지만) 그렇게 한 그것만으로도 스스로를 대단하고 잘났다고 여기는 그런 느낌이 여기까지 팍팍 끼쳐와요. 유권자들은 잘난 정치인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잘나서 잘난 척하는 정치인도 싫어하고 못났으면서도 잘난 척하는 정치인도 싫어해요. 

김문수

나는 당신의 과거를 알고 있어요. 당신은 우두머리가 되지 않으면 미치고 돌아버리는 스타일이어요. 서노련(서울노동운동연합)을 떠난 것도 그 때문이잖아요. 민중당을 버린 것도 그 때문이잖아요. 아닌가요? 내가 잘못 알았나요? 뭐 이런저런 복잡한 논리를 갖다대시겠지만 간단하게 말하자면 그렇다는 얘기랍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하나, 이미 당신은 한 번 흘러가 버린 물이어요. 잊혀져 가고 있는 인물이어요. 당신이 노는 물은 물레방아랑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요. 

연합뉴스 사진.

손학규

흘러간 물 하니까 바로 떠오르는 또다른 인물이 손학규네요. 나는 손학규가 성을 바꾼 줄 알았어요. 산학규로 말이지요. 산 산 산 타령을 해서 착각을 했더랬지요. 정계 은퇴 선언을 하고 산에 짱박혀서도 잊혀질까봐 겁이 나서 벌벌 떠는 모습이 생중계되데요. 

당신이 정계 복귀를 앞두고 이런저런 쌩쇼를 하고 있을 때 누군가 그러더군요. "손학규는 정계 복귀하는 순간부터 기자들이 별로 찾지 않을 것 같아." 그 때는 웃고 말았지만 지금 보니 점점 그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개헌, 손대지 마세요. 당신 몫이 아니거든요. 유권자 몫이랍니다. 

유승민 

아주 귀족 출신이더군요. 대단한 가문입니다. 

당신 중심으로 (수구 꼴통이 찌그러지면서) 보수 진영이 재편되면 그것만으로도 한국 정치는 큰 발전을 이루는 것입니다. 박근혜 품을 벗어나 정치하는 용기와 안목도 쳐주어야 마땅하겠지요. 게다가 '종북' '좌빨' 타령을 하지 않는 거의 유일한 보수 정치인이라는 사실도 크게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안보는 정통 보수, 민생은 좀더 개혁' 이렇게 말했었는데요, 안보=안전 보장을 받을 주인공은 국가가 아닌 국민=유권자라는 사실은 잊지 마세요. 국가는 추상적 개념이고 국민은 구체적 실재입니다. 북한핵도 안보 사안이지만 세월호 침몰, 군대내 자살, 가습기 살균제 사망 등도 안보 사안입니다.

홍준표 

당신 이름을 써 놓고 보니 '끌끌~~~' 혀차는 소리가 먼저 나오네요. 성완종 1억 정치자금 관련해서 당신은 "안 받았다"고 말하기 보다는 "증거가 없다"는 말을 더 많이 했어요. 받기는 받았지만 그 증거는 남기지 않았다는 뜻으로 읽히네요. 이게 당신한테 도덕 감각이 없다는 증표로 보여요. 

가장 결정적으로 당신은 정치인이 아닙니다. 싸움꾼이지요. 멀쩡한 사람 하나 붙잡아 놓고는 자기 패거리 총동원해 100대1로 두드려패는, 저열하고 비겁한 싸움꾼이지요. 지금껏 경남도지사로 있으면서 보인 행태가 딱 그렇지요. 

경남도민일보 사진.

이재명

인기는 불나방 같은 거라고 들었어요. 지금 인기가 좋아졌다고 기뻐하면 나중에 인기가 빠졌을 때는 크게 슬프겠지요. 그런 데 휘둘리지 말고 그냥저냥 하고 싶은대로 본인 뜻대로 하세요. 그게 지금처럼 유권자들 눈높이에 맞아 계속 선택받을 수도 있고 또 마음에 들지 않아 배척받을 수도 있겠지만요. 

되면 되어서 좋고, 안 되면 안 되는대로 그만이지 않을까요? 이런 모습은 여태까지 유권자들한테 나름 적지 않게 보여준 것 같아요. 그래서 앞으로는 남들 이야기를 얼마나 잘 경청할 줄 아는지를 보여주면 좋겠어요. 

반기문

지금 국면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전망과 시계(視界)를 흐리는 안개 같은 존재가 바로 당신이지요. 당신은 약삭빨라서 여태 붙어먹었던 친박쪽은 얼씬 않을 테니까, 그러면 아무리 잘해도 비박들 생명 연장을 시켜주는 불쏘시개밖에 되지 않을 거예요. 

불쏘시개라 하고 나니 당신 발언 "이 한 몸 불사르겠다"가 떠오르네요. 아이구 무시라!!! 불쏘시개나 장작은 당신 아니라도 많아요. 그것도 바짝 말라 있어야 제 노릇을 할 수 있는데 당신은 욕심에 젖어 축축한 게 너무 보여요. 

연기만 잔뜩 내뿜어 눈물 흘리게 만드는 이슬 맞은 생솔가지 같아요. 하기는 이 물에 담갔다가 아니다 싶으면 얼른 빼내 다른 물에 또 담그고, 그것도 아니다 싶어지니 또 다른 물을 찾아 다시 담그곤 했으니 그럴 수밖에 없기는 하겠네요. 

오세훈

서울시장 한 번 한 것만으로 이미 족한 인물 아닐까요? 어쩌면 그조차도 과분했었지 않나요. 거기서 자기 밑천 다 드러내고 가진 판돈 더 이상 없다는 것도 함께 보여주었지요. 

유권자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능력은 모자라고 자기 생각이 바로 다른 모든 사람이 생각하는 것이라고 착각하는 능력은 아주 뛰어났었던 것 같아요. 그 새 고쳐졌을라나요? 

박근혜가 문화체육관광부 노태강 국장을 두고 이랬다지요. "이 사람 아직도 있어요?" 당신을 두고도 이렇게 얘기하는 이들이 결코 적지 않더라고요. 

박원순

솔직히 말하자면 이런 심정이어요. 굳이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썩 땡기는 것도 아닌 게 바로 박원순 대통령이랍니다. 

서울시장 잘했고 지금도 잘하고 있어요. 그냥 거기서 멈추면 좋겠어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성공한 인생이잖아요. 성공한 지방자치 전문가이고 성공한 시민운동가이고 성공한 민주변호사이거든요. 한국 현대사에 당신 같은 인물 하나 있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모든 대통령 후보들이 박근혜한테 배우면 좋겠어요. 훌륭한 반면교사입니다. 대통령 되는 데 무슨 특별한 자격이나 안목이 필요한 건 아니라는 사실을 박근혜처럼 제대로 보여준 대통령이 없었지요. 

박근혜처럼만 안 하면 됩니다. 박근혜는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고 짓밟았으며 자기 패거리만 챙겼어요. 나아가 사람들 이야기 제대로 듣지도 않았고 유권자들이 무엇을 바라는지조차 무시했어요. 결국 이 나라 시스템까지 망쳐 먹었어요.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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