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포크레인 타고 해저 42미터까지 내려간 남자

기록하는 사람 2015. 7. 7.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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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레인에 사람이 타고 35~40미터 해저에 들어가 바닷속 작업을 할 수 있을까?


실제 가능성이 확인됐다. 지난 6월 28일 태종대가 보이는 부산 앞바다 5마일 해상에서 포크레인을 개조한 해저 유인탐사정 '해마1호'가 실험 결과 35~44미터 해저 밑바닥까지 내려갔다 올라왔던 것이다.


이 휘귀한 실험을 우연히 내가 지켜보게 됐다. 지인을 통해 이런 실험이 있다는 걸 알게 됐고, 호기심이 일어 크레인선에 동승했던 것이다.


해양개발사업 법인 Inner Space Won Jung 정도현 대표는 "이번 실험으로 몇 가지 개선해야 할 점이 있었지만, 일단 공기통 없이 대기상태와 똑같은 조건에서 해저까지 내려가서 작업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1. 포크레인 엔진 열로 인해 내부가 더웠다는 점 2. 엔진 소음이 심해 외부와 통화하는데 방해가 되었다는 점 3. 라이트가 생각보다 약해 시야가 밝지 않았다는 점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꼽았다. 그러나 엔진과 조종실 사이에 공간을 두고 열을 식히는 장치를 추가하는 한편 라이트도 더 밝게 보강한다면 개선 가능할 것으로 봤다.


해저 유인탐사정 '해마1호'와 이걸 만든 정도현 씨.


그는 이 탐사정을 순전히 개인 비용으로 개발했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오랫동안 심해 자원 개발에 관심을 갖고 새로운 장비를 만드는 일에 빠졌어요. 2012년, 2013년에도 사비로 제작한 장비를 통해 수심 2200미터 해저를 탐사하기도 했죠. 물론 그건 무인 탐사였지만."


입수 직전 포즈를 취한 정도현 씨.

해저에서 올라온 후 조종실 안에서 밖을 내다보고 있는 정도현 대표.


이번 '해마1호'가 기존의 해저 탐사선이나 잠수정과 다른 것은 무었일까?


"기존 잠수정이나 탐사선의 경우 탐사는 가능하나 해저에서 작업은 불가능합니다. 작업을 할 경우 잠수사가 산소 공급장치를 소지해야 하며 작업시간도 단시간에 그치는 한계가 있죠. 하지만 이건 육상에서 포클레인이 할 수 있는 작업을 해저에서도 할 수 있다는 게 차이죠."



밀폐된 포클레인 내부에서 호흡은 어떻게 할까?


"지상과 연결된 호스를 통해 일반 공기를 주입하고 빼냅니다. 그러면 대기상태와 같은 1기압이 유지됩니다. 전원도 지상과 연결된 케이블을 통해 공급되죠."


바닷속에서 지상과 영상통화를 하는 모습.


그렇다면 '해마1호'가 상용화할 경우 어떤 일에 활용할 수 있을까?


"해저에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공사가 가능해요. 포크레인 앞의 팔(arm)과 각종 부속 장비를 이용해 해저 시설물 설치나 환경오염물 제거, 해저케이블작업, 보 설치 등도 가능하죠. 세월호 인양작업 때도 뭔가 쓰임새가 있을 겁니다."


다음은 정도현 대표가 포크레인을 타고 해저에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과정을 촬영한 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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