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아삭한 식감 덕에 수출까지 하는 경남 단감

김훤주 2014. 10. 3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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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기자 노릇을 하고는 있지만, 세상살이에 참 무심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이번에 26일 경남농협과 단감경남협의회가 마련한 경남 단감 블로거 팸투어에 참여하면서 든 생각입니다.

 

제가 바로 옆에 두고 먹는 바로 이 단감이 수출까지 되고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저는 채소는 어쩌다 파프리카처럼 수출하는 품목이 있다고 알고 있었지만 과일이라 하면 죄다 수입만 해오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수입을 막아야 우리 농업을 제대로 지킬 수 있다고 여기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경남 단감이 수출이 되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단감이 많이 나는 경남에서 그 생산량(10만2571톤)의 5% 정도(5435톤)를 수출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경남 단감은 수출 대상인 나라들의 농민들에게 손해를 별로 끼치지 않습니다. 이런 면에서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여느 과일들과 다릅니다.

 

이를테면 이렇습니다. 우루과이에서 포도를 수입하면 우리나라 포도 농가가 곧바로 타격을 받습니다. 포도를 소비하는 총량은 별로 변함이 없는 조건에서 값싼 외국 포도가 들어오면 당연히 값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단감은 그렇지 않습니다. 먼저 단감은 세계적으로 볼 때 생산 면적이 그다지 넓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그것도 경남과 전남 정도이고 다른 나라로는 일본이랑 중국이 조금 꼽힐 정도입니다.

 

 

그러니까 경남 단감을 수입하는 나라 대부분은 단감을 생산하지 못하는 지역이 됩니다. 따라서 단감을 수입한다 해도 곧바로 타격을 입을 그런 농가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 나라들입니다.

 

말하자면 착한 수출인 셈입니다. 경남 진주 문산에서 단감 농사를 크게 하고 있는 최중경씨(황제단감 011-860-8211)도 생산하는 절반을 수출한다고 했습니다. 필리핀·대만·인도·말레이시아·싱가포르 같은 동남아시아 일대로 주로 나간다고 했습니다.

 

그이 작업장에서 인터뷰를 했습니다. 작업장이 마치 살림집처럼 깔끔했습니다.

 

수출 단가는 일정하게 정해져 있다면서, 태국·말레이시아 등지로 판촉 활동 나갈 물량도 마련돼 있다고 했습니다. 최중경씨는 2만평 농장에 3000그루 단감나무를 키우고 있습니다. 2만평에 3000그루라면 나무가 적게 심긴 편입니다.

 

당장 한 평 땅이 아까울 텐데 그러시는 까닭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널찍널찍하게 해 줘야 나무가 더 잘 자라고 열대도 더 좋다고 답했습니다. 당장 눈 앞에 이익에 매달리지 않는 태도이시라 보기에 좋았습니다.

 

그러면 경남 단감에 어떤 특징과 장점이 있어서 이렇게 수출을 할 수 있는지가 궁금했습니다. 답은 간단했습니다. 식감의 차별성이었습니다. 아시는대로, 그리고 바나나나 파인애플 따위가 대표하듯이 열대 과일은 (지나치다 해도 될 만큼) 많이 달고 씹는 맛은 전혀 느낄 수 없을 만큼 퍼석퍼석하고 물컹물컹합니다.

 

문산농협에서 단감을 짐차에 싣고 있었습니다. 물었더니 싱가포르로 수출할 물량이라 했습니다.

 

단감은 그렇지 않습니다. 열매- 과육(果肉)이라 하지요-가 단단하고 섬유질도 상대적으로 많아서 아삭아삭 씹는 식감이 대단합니다. 단맛 또한 적당해서 단맛 때문에 입맛을 버리거나 하지는 않고 오히려 상큼합니다. 바로 이 적당한 단맛과 찰진 식감 덕분에 동남아시아 일대로 수출이 된다는 얘기였습니다.

 

또 하나 들은 이야기입니다. 중국 상하이로 진출한 경남 단감입니다. 동남아시아로는 알이 굵은 단감(그러니까 비싼)과 작은 단감(그래서 상대적으로 싼)이 다 나가지만 중국 상하이에는 비싼 단감만 나간다고 합니다.

 

상자에는 단감이 담겨 있습니다. 왼쪽 건물이 공동선별장입니다. 단감들이 크기에 따라 골라 담기겠지요.

 

중국은 우리나라보다 소득 수준이 많이 떨어지는 나라인데 이상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상하지 않습니다. 중국은 인구가 13억5000만명으로 어림짐작됩니다. 그 가운데 10% 또는 5%만 대상으로 잡아도 1억3500만명 7000만명입니다.

 

중화인민공화국을 만든 중국공산당의 모택동(1893~1976)이 생전에 중국에는 아직도 부르주아가 5% 있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얼핏 보면 그까짓 5%가 뭐라고! 여기기 쉽지만 숫자로 돌려놓고 보면 엄청납니다. 4000만~5000만명이지요.

 

지금 여기 싣고 있는 단감은 서울 가락동 시장으로 가는 물량입니다. 문산농협은 수출용과 서울용이 따로 구분돼 있었습니다.

게다가 해당 지역은 상하이입니다. 중국 신흥 졸부 신흥 부르주아들이 모여들어 있는 도시입니다. 여기서는 '아무리 비싸도 좋다, 내 입맛에 맞기만 하다면'이 바로 소비하는 패턴이라고 합니다. 돈 걱정 전혀 없이 사는 이들의 특권이겠습니다.

 

이런 중국 이런 상하이에 우리 경남에서 생산된 단감들이 수출돼 나가고 있습니다. 그런 대상 가운데 하나가 경남 단감이고요 그렇게 된 까닭이 바로 뛰어난 식감과 상큼한 단맛에 있다고 합니다.

 

김훤주

 

황제단감
최중경 011-860-8211
문산농협 055-761-5505.
www.munsann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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