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광우병, 정치현안이라 아고라서 모금 못한다?

김훤주 2008. 7. 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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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라서 퇴짜 맞은 광우병 반대 펼침막 보내기 성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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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펼침막 보내기와 성금 모으기를 추진하고 있는 전국언론노동조합 경남도민일보지부 지부장 김훤주입니다. 모자라는 펼침막 재생산비 벌충을 위해 다음 아고라에 모금 청원도 했었습니다.

지난 6월 27일 아침 컴퓨터를 열어보니 ‘모금 검토 결과’가 떠 있었습니다. “본 청원은 정치적 이슈와 관련된 청원으로써, 희망모금이 정한 미선정 사유에 해당하므로 모금을 진행하지 않습니다.”

‘다음과 다음세대재단으로 구성된 모금심사위원회’가 내린 결정입니다. 왜 안 됐는지 궁금해서 옆에 있는 ‘☞ 희망모금 진행 기준: http://hyphen.daum.net/request/story/standard.do’을 열어 봤습니다.

‘공익성’, ‘시의성’, ‘공감대’, ‘실현 가능성’ 등이 기준으로 꼽혀 있는 다음에 ‘모금 진행이 불가능한 경우’의 다섯 번째에 “정치적 현안과 관련한 청원(베타 서비스 운영 이후 재검토 예정)”이 있었습니다.

백성 건강이 걸린 문제도 정치현안이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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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것이구나, 싶었습니다. 제가 ‘바보’임이 한 번 더 확인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펼침막 보내기’가 정치 현안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나라 검역 주권과 백성 건강권 문제라고만 여겼던 것입니다.

저희 펼침막 보내기도 정치 현안이라서가 아니라 앞에 말씀드린 검역 주권과 건강권과 관련돼 있기 때문에 시작했습니다. 처음 500장(단가 4000원)쯤 나가리라 보고 5월 20일 시작했습니다.

하고 보니 경남뿐 아니라 전국에서 신청이 쏟아졌습니다. 그리고, 신청하신 대부분이 육아나 임신 등으로 바깥나들이가 자유롭지 못한 주부 분들이었습니다.

광우병 위험이 있는 쇠고기를 미국에서 수입하는 데에는 누구 못지않게 반대하지만, 여러 조건으로 말미암아 촛불집회에도 못하고 달리 그런 뜻을 표현하는 수단을 얻지 못해 애태우는 이들이 그리도 많았던 것입니다.

예상한 물량만 소화하고 신청이야 쏟아지든 말든 무시하고 그만뒀어야 했는데, 그랬으면 이런 일은 생기지 않았을 텐데, 저희는 신청해 주신 분들의 바람을 뿌리치지 못하고  ‘바보 같이’ 계속 받고 말았습니다.

적자 970만원이 생긴 경위는

저희들이 보낸 물량은 처음 생각보다 열 배가량 되는 4800장으로 늘었고 적자 규모도 100만원에서 1000만원을 훨씬 웃돌리라 예상됐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우리 경남도민일보 홈페이지를 통해 6월 2일부터 성금을 모으는 한편으로 다음 아고라를 통해 6월 14일 모금 청원을 시작했습니다.

아직 정산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대충 뽑아보니 수입은 신청비 650만원 성금 720만원으로 1370만원 규모입니다.

지출은, 어제 일단 돈을 빌려 다 지불했습니다만, 펼침막 제작비 1920만원 발송비 350만원 우편비 60만원 해서 2330만원입니다. 6월 30일 현재 960만원이 적자인 셈입니다.

제가 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 펼침막 보내기가 단순히 정치 현안에 머무는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까닭은 또 있습니다.

대통령 이명박조차 5월 2일 한나라당 대표 강재섭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두고서,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접근해서 사회불안을 증폭시켜서는 안 된다.”고 말한 적이 있다는 점입니다.(물론, 그리 말한 의도는 다르지만)

다음 아고라 퇴짜 맞고 생긴 궁금증

어쨌거나 모금심사위 결정을 보면서 이런 궁금증도 생겼습니다. 생태든 복지든 어떤 사안이든지 가리지 않고 정치권에서 쟁점으로 삼아 다투든지 해서 현안(懸案=걸려 있는 의제)이 되면, 다음 아고라는 모금 청원을 못하게 하는지입니다.

그러면 너무 들쭉날쭉하지 않을까요? 이를테면 말입니다, 다음 아고라 청원에서 모금하기로 선정된 사안으로 ‘교과서가 재생종이로 만들어지도록 도와주세요!!’와 ‘위안부 할머니들 인권과 명예를 지키는 전쟁과 여성 인권박물관 후원합시다!!!!!’가 있습니다.
 
‘티베트를 위한 평화운동을 지원해주세요!’와 ‘버마에 평화의 라디오 보내기’도 있고 ‘죽어가는 북한 어린이를 살려주세요~’라든지 ‘중국 쓰촨성 지진 피해자들을 도웁시다.’도 있습니다. 이런 사안을 두고 정치권이 나뉘어 싸우면 아고라를 통한 모금은 못하는 것입니다.

사안의 본질이나 성격이 아니라, 겉으로 드러난 현상이 모금 진행 여부 결정 기준이 됩니다. 똑같이 공익성 시의성이 있고 사회적 공감대가 마련된 사안이라도 정치 쟁점이 되면 모금이 안 되고 정치 쟁점이 안 돼 있으면 모금을 할 수 있게 되는 들쭉날쭉입니다.

대답은 하지 않아도 되지만

다음 아고라 모금심사위원회의 대답을 기다립니다. 저희는 이제 끝났다 해도 뒷날 다른 사안으로 제안될 모금운동이 본질적으로 충분히 의미가 있음에도 정치 현안이라는 표면적인 이유로 이뤄지지 않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대답 주시지 않아도 무방합니다. 다만 모금심사위 시스템에 이의를 내는 통로가 없는 듯해서 이렇게 아고라 바깥에 기록을 남깁니다. 어쩌면, 여러 분들께 제 문제의식을 보여 드릴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이것이 그리 나쁘지 않다는 생각도 합니다.

다음 아고라를 통해 모금을 못했다고 무슨 원망이 생겨서 앙갚음을 하려고 이 글을 쓰지는 않았습니다. 저희가 그렇게 속이 좁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또 적자 960만원이 적지는 않지만, 저희 구성원의 힘과 슬기를 모으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아고라 도움을 받았으면 좀더 쉽게 할 수는 있었겠습니다만. ^.^

김훤주(전국언론노동조합 경남도민일보지부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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