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예비군복 착용 처벌법에 찬성한다

기록하는 사람 2008. 6. 30.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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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개국이나 반문명국가일수록 유난히 군복이 권위를 발휘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히틀러와 무솔리니가 언제나 군복을 입고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번 촛불집회에 예비군복을 입고 나와 '비폭력 라인'을 구축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분들이 군복을 입고 나오는 것은 전경들이 입은 진압복에 대항하는 성격이 짙습니다. 이들은 조용히 집회에 참여하다가, 충돌이 빚어질만한 상황이 되면 재빨리 집합해 경찰과 시위대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완충지대를 만듭니다.

자칫 군중심리에 흥분해 발생할 수도 있는 시위대의 폭력을 막아주는 이 분들이야말로 촛불집회의 소중한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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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솔리니와 히틀러.

그런데, 이명박 정부의 국방부는 이 꼴도 보기 싫었는지 예비군복을 입고 시위에 참가하는 예비군을 처벌할 수 있도록 법률개정작업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좋습니다. 민간인이 공식 훈련 때 말고는 군복을 입도록 해선 안됩니다. 이들 예비군 뿐만 아니라 고엽제전우회나 해병전우회, 그리고 각종 우익단체의 예비역 할아버지들도 군복을 입게 해선 안됩니다.

특히 그들이 입는 군복은 여느 예비군복과도 다릅니다.

현역보다 더 현역스럽게 각종 계급장과 견장, 호르라기, 선글라스까지 끼고 나옵니다. 그걸로 시민들에게 위압감을 주려는 것입니다. 자기들은 그게 멋있다고 착각하나 봅니다. 정말 유치하기 짝이 없는 어른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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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에 참가한 예비군 부대. /김주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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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우스꽝스럽지 않나요? /김주완


국가의 기본인 법치가 정착되면 경찰권은 엄격히 제한되어야 하는 게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온갖 행사장이나 도로에는 군복에 각종 치장을 한 00전우회 등의 사람들이 교통경찰관이 해야 할 일들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행사장에서는 치안대 역할까지 합니다. 그들이 타고 다니는 차량은 경찰순찰자 보다 더 경찰차 같은 경광등과 각종 장식을 달고 다입니다. 정상적인 법치국가라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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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보다 훨씬 경찰스러운 복장과 순찰차입니다. 중국이나 동남아 국가들의 '공안'보다 더 굉장합니다. /김주완


또한 도심 곳곳에 컨테이너 박스를 파출소처럼 두고 경찰마크와 비슷한 군부대 마크를 붙여둔 것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정말 혐오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마치 해방 직후에 이승만 정권이 자신의 친위깡패조직에 준사법권, 준경찰권을 부여한 것과 같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예비군복 착용을 금지하겠다는 것은 촛불집회에 나오는 예비군들이 눈꼴시어 그렇다고 하지만, 차라리 잘 되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야만적인 '경찰국가' 수준을 벗어나야 합니다. 예비군 대원뿐 아니라 모든 민간인이 군인으로 착각할 수 있는 복장을 할 수 없도록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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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보다 훨씬 위압감을 줍니다. /김주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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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완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지역신문 기자의 고민과 삶을 담은 책. 20여 년간 지역신문기자로 살아온 저자가 지역신문에 대한 뜨거운 애정과 자부심을 갖고 기자생활을 하면서 겪은 일들을 풀어낸다. 이를 통해 서로 비슷한 고민을 가진 지역신문끼리 정보를 공유하는 장을 마련하고자 했다.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촌지, 살롱이 되어버린 기자실, 왜곡보도, 선거보도 등 대한민국 언론의 잘못된 취재관행을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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