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창원 거림농원의 100살짜리 단감나무

김훤주 2014. 1. 28.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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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고속도로 부산 방향에 있는 마지막 휴게소인 진영휴게소에 가면 이런 홍보물이 있습니다. 읽어보면 아시겠지만, 전국에 이름을 떨치고 있는 진영 단감에 대한 얘기입니다.

 

단감의 시배지가 진영이라는 말씀이지요. 요지는 지금의 김해시 진영읍 신용리 일대가 단감 재배의 최적지로 판단돼 1927년 단감을 기르기 시작했다, 입니다. 1927년이라면 올해가 2014년이니까 87년 전이 되겠습니다.

 

그런데 이보다 오래된(또는 오래됐다는) 단감나무를 저는 본 적이 있습니다. 창원시 의창구 북면 마산리 연동마을 언덕배기였습니다. 하희종·최순희 부부가 운영하는 거림농원입니다.

 

 

2013년 11월 초순이었는데, 경남도민일보와 갱상도 문화공동체 해딴에가 마련한 '창원단감 블로거 팸투어'에서였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단감나무가 될 텐데요,

 

저는 처음에 저으기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단감이라 하면 김해의 진영이 으뜸이라고 알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김해 진영이 아닌 창원 북면에 우리나라에 가장 오래된 단감나무가 있으리라는 생각은 꿈에도 해보지 못했었거든요.

 

100살짜리 단감나무.

 

그런데 사실이었습니다. 거림농원의 주인 하희종씨는 할아버지적부터 단감 농사를 지었는데 그 때 기르던 나무들이 아직도 그대로 있다고 얘기해 줬습니다. 제가 알기로 하희종씨는 56년생이신데, 그렇게 따져서 한 세대를 30년으로 잡고 셈해보면 단감나무 나이랑 얼추 맞아들어갑니다.

 

거림농원은 1만5000평에 좀 미치지 못하는데 야산 한 쪽 언덕배기를 단감나무가 뒤덮고 있습니다. 하희종씨는 여기 자라는 단감나무 가운데 몇몇을 짚어 할아버지 적부터 키워온 것들이라고 일러줬습니다.

 

 

한 대여섯 그루를 짚어줬는데요, 다들 둥치가 예사롭지 않게 굵었습니다. 아시다시피 단감나무는 키가 크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가둬들일 때 힘을 적게 들여도 되도록, 옆으로옆으로 벌어지도록 가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키만 봐 갖고는 그 나무의 나이를 짐작하기가 어려운데, 둥치를 보니 뚜렷하게 구별이 됐습니다. 30년 안팎 자란 나무는 허벅지 아래쪽 정도 굵기에 이르지 못하는데, 100년 된 나무는 사람 허리 정도 굵기가 된다고, 하희종씨가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단감이 가장 먼저 재배된 지역이, 세상 사람들이 널리 알고 있는 바와는 달리 김해 진영이 아니고 창원 북면이라는 말씀입니다.

 

이런 얘기를 듣고 있자니 슬며시 궁금증이 솟아났습니다. 100년 가까이 오래된 단감나무도 열매를 제대로 맺어내는지였습니다. 그래 물었더니 아무 차이도 없다고 했습니다. 오히려 맛만 좋다고 했습니다.

 

 

거름을 알맞게 주고 제대로 가꾸기만 하면 오래된 나무에서 수확이 더 많다는 것이 다른 과일나무와 다른 점이라 했습니다. 100년 된 나무에서 단감을 하나 따서 주셨는데, 과연 그 촉촉함과 달콤함이 전혀 나쁘지 않았고 좋았습니다.

 

한창 단감을 따내는 바쁜 철이라서 오래 얘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거림농원 주인 하희종·최순희씨는 할아버지 때부터 지어온 단감농사를 본인들이 이어간다는 사실에 제법 뿌듯해했습니다.

 

물론 오래 되지 않은 나무에서 딴 단감이나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에서 단감이나 그 맛은 별로 다르지 않겠지요. 하지만 그래도 저는 어쩌면 나중에 역사에 기록될지도 모르는, 심은 지 100년 된 단감나무를 여태 거두고 있는 하희종·최순희 부부의 거림농원이 살갑고 고마웠습니다.

 

거림농원 전화번호

010-6574-8412

010-9660-8412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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