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언론

우리 기자들이 엠네스티 언론상을 받았습니다

기록하는 사람 2013. 12. 1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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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기자들이 국제엠네스티 언론상을 받아왔습니다. 밀양 송전탑 기획보도팀이 받았는데요. 올해 경남도민일보의 성과 중 하나입니다. 언론사와 기자로선 큰 영광이자 명예죠.


국제엠네스티 언론상은 "올 한 해 한국사회의 소외된 인권 문제를 발굴해내고 이를 심층취재, 보도하여 인권 가치와 의미를 확산시키는 데 기여"한 언론과 그 기자들에게 주는 상인데요. 올해는 ▶ KBS <추적60분>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의 전말 ▶ SBS <SBS스페셜> 감시사회: 누군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 ▶ 광주MBC <뉴스데스크> 수사기관 개인정보 무단조회, 이대로 좋은가 ▶ 경남도민일보 < 밀양 송전탑 프로젝트> ▶ 경향신문 <살인피해 유족, 끝나지 않는 ‘트라우마 고통’> ▶ 한겨레21 <국민과 난민 사이> 등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특별상은 대안언론으로서의 활약상과 가능성을 보여준 ▶ 뉴스타파가 받았습니다.


김주언 심사위원장은 앰네스티 언론상에 출품된 총 39편의 면면에 2013년 한 해 동안의 인권이슈가 그대로 담겨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고질적인 비정규직과 해고 노동자 문제에 더불어 올해 더욱 부각된 ‘갑질’에 희생당한 ‘을’의 감정모욕 등의 노동 문제, 밀양 송전탑을 둘러싼 갈등, 차별금지법 제정 논의에서 불거진 소수자 폭력과 차별, 그리고 국정원의 대선개입사건에 이르기까지 지난 1년 간의 이슈들을 인권의 언어들로 풀어낸 작품들이 높은 평가를 받으며 경합을 벌였다고 밝혔습니다.



저희 임채민 기자는 수상자를 대표하여 수상 소감에서 "밀양에서는 지난 60∼70년대와 같은 전근대적이고 물리적인 폭력이 난무하고 있다"며 "이렇게 큰 상을 받았지만 사실은 여러가지로 부끄럽고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습니다.


기록차원에서 수상작과 수상 기자 명단, 그리고 심사평을 여기에 올립니다.


수상작


▷ KBS 추적60분 :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의 전말 남진현·강희중 PD, 김샛별 작가


▷ SBS스페셜 – 감시 사회: 누군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 이동협·박기홍 PD, 윤주희 작가


▷ 광주MBC 뉴스데스크 – 수사기관 개인정보 무단조회, 이대로 좋은가 김철원·김인정·송정근·이정현 기자


▷ 경남도민일보 – ‘특집: 밀양 송전탑 프로젝트’ 표세호·권범철·임채민·남석형·김구연·서동진 기자


▷ 경향신문 – 살인피해 유족, 끝나지 않는 ‘트라우마 고통’ 박주연 기자


▷ 한겨레21 – 국민과 난민사이 박현정·김성환·엄지원 기자


▷ <특별상> 뉴스타파


심사위원


김주언(심사위원장) 언론광장 감사

김지영 EBS 이사

김현 KBS 인재개발원 PD

이강현 KBS 드라마국 국장

최상재 SBS 시사다큐팀 부장

김환균 MBC PD

남영진 전 기자협회장

김희진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국장



심사평


2013년 한 해 동안의 인권이슈는 앰네스티 언론상 39편의 출품작에 오롯이 담겨 있다. 지난 해에 이어 철탑 고공농성을 이어온 해고 노동자들의 목숨을 건 투쟁과 가족의 한 서린 삶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기본급에도 미치지 못하는 급여로 어지러운 삶을 살아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혹독한 삶의 현장도 변하지 않고 있다. 특히 고압송전탑 건설을 둘러싸고 벌어진 한전과 주민의 갈등, 그리고 그 과정에서 벌어진 인권침해와 밀양 할매들의 끈질긴 투쟁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우리 사회의 고질인 갑을관계에서 ‘갑질’에 희생당한 ‘을’들의 감정모욕, 학교현장에서 벌어지는 학교폭력 등 학생인권문제, 재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쫓겨난 철거민의 고달픈 삶은 우리 사회의 치유하기 어려운 만성질환들이다. 여기에 차별금지법 제안과정에서 나타난 폭력사태와 동성애자등 소수자들에 대한 인권유린은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아직도 고통받고 있는 살인피해 유족을 위한 지원프로그램이나 소년원 등 인권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는 그늘진 이웃에 대한 배려도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1년여 동안 국민의 눈과 귀를 옭아맸던 국정원 대선개입사건은 국민주권의 헌법정신을 유린한 국가폭력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국정원이나 경찰 등 국가기관에 의한 감시의 눈초리도 우리 주변에 번득이고 있다. 특히 ‘신유신시대’의 원년이라고 일컬어질 만큼 공안돌풍이 몰아치면서 국정원의 위협이나 협박에 의한 ‘간첩 만들기’도 되살아났다. 수사기관의 개인정보 무단유출도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여기에 디지털기술의 발달로 국민의 일거수일투족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감시사회로 전환됐다.


출품작들 가운데에는 시리아 관타나모, 네팔 등 국제적 여론을 환기시킨 인권문제를 다룬 작품들도 많았다. 특히 라오스의 탈북청소년 북송 등 우리가 지속적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들도 출품됐다.


앰네스티 언론상 심사위원들은 출품된 39편 모두 나무랄 데 없는 작품이었다는 데 의견을 일치했다. 그만큼 한정된 수상작을 고르는 데 심사숙고해야 했다. 심사위원회는 우선 예심에서 17편을 추려낸 뒤 토론과 투표를 거쳐 7편을 가려냈다. 이 중에서 다시 한번 투표를 거쳐 최종 수상작을 뽑기가 매우 어려울 만큼 7편 모두 손색이 없었다. 따라서 예년 보다 많은 작품이지만, 모두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심사위원 모두 이견이 없었다.


결선대상에 오른 출품작 중 ‘감시사회 : 누군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SBS 제작본부 시사다큐팀)와 ‘수사기관 개인정보 무단조회, 이대로 좋은가’(광주 MBC), 두 작품은 심사위원 전원일치로 수상작에 올랐다. ‘감시사회’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을 통해 남겨진 수많은 디지털 흔적들을 누구나 들여다 볼 수 있는 현대사회에 대한 고발이다. 개인이나 기업, 국가기관의 감시가 치밀해지면서 개인정보와 인권이 침해되고 있는 감시사회. 누가 나를 감사하고 있는 지도 알 수 없는 감시사회에 대한 고발과 해결책을 제시했다.


‘수사기관 …’은 지역사회에 국한된 얘기이지만, 경찰이 자신만의 특권을 이용해 개인정보를 업무목적이 아닌 개인용도로, 그것도 무단으로 조회해 인권을 침해한 사례를 고발했다. 아마도 지역에 국한된 사례가 아닌 전국에서 폭넓게 일어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에 대한 경찰의 징계가 솜방망이 처벌에 그쳐온 게 사실이다. 연속보도를 통해 실태를 고발하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특히 자체 감찰정보를 정보공개와 행정심판을 통해 얻어냈다는 점이 돋보였다.


밀양 송전탑 건설을 둘러싼 갈등을 다룬 몇 편의 출품작 중에서는 경남도민일보 특별취재팀의 ‘밀양 송전탑 프로젝트’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팀은 한전의 공사재개에 따른 경찰의 과잉진압과 인권탄압 사례를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또한 특집판을 통해 ‘할매·할배들이 목숨걸고 막을 수밖에 없는 이유’ ‘약자들 희생을 강요하는 국가의 거대한 폭력’ ‘고압 송전탑이 주민에 미치는 영향’ 등을 다룬 특집판을 제작하는 등 여론을 선도했다. 특히 지역사회의 온갖 위협을 물리치고 과감하게 보도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살인피해자 유족, 그들이 사건 후 겪는 참담한 트라우마와 갈 길 먼 정부 지원책’(경향신문 여론독자부)는 엄청난 고통 속에 살아가는 살인사건 유족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정부의 다각적 지원책을 제시했다. 한 해 1,000여건에 이르는 살인사건 유족은 경제적 고통 외에도 우울증 환청 등 외상후 스트레스에 시달리지만 정부 지원은 흉악범 관리비용 보다도 적은 형편임을 고발한다. 흉악범에 대한 사형폐지 못지 않게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유족에 대한 지원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전말을 다룬 작품은 KBS(추적 60분)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전말’과 뉴스타파의 ‘자백이야기(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가 동시에 출품됐다. 서울시 공무원으로 일하던 탈북자가 국내에 거부하는 탈북자 명단을 북한에 넘긴 간첩이라는 것이었다. 모든 혐의는 그의 여동생 자백에 의해 구성됐다.


KBS는 1심 판결문을 바탕으로 국정원이 제출한 증거가 간첩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지 추적했다. 중국 현지와 한국에서 증언과 증거자료를 확보하여 국정원의 부실수사와 무리한 기소를 밝혀냈다. 이 작품은 자체심의에서 한 차례 방송불가 판정을 받았다가 일부 수정한 뒤 방영됐다. 더욱이 최근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재판중인 사건이라는 이유로 경고 조치를 받았다.


뉴스타파는 이 사건이 어떤 과정에서 조작되었을 개연성이 있는 지를 애니메이션을 이용한 다큐멘터리로 만들었다. 뉴스타파는 1심판결이 나오기 이전부터 이 사건이 조작됐을 개연성이 높다는 점을 보도해왔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뉴스타파 PD와 대표를 민형사로 고소해 법적 절차가 진행중이다.


심사위원회는 두 작품 모두 객관적인 관점에서 과학적 탐사기법을 토대로 국정원의 무리한 수사와 기소를 고발한 수작이라는 데 공감을 표했다. 또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제재와 국정원의 고발, 모두 언론자유를 위협하는 중대한 사유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따라서 두 작품 모두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이견은 없었다. 다만 뉴스타파는 이 작품 외에도 심층취재를 위한 대안언론으로 활동하면서 인권문제에 대한 끊임없는 천착과 역외탈세문제 등에 대한 집중취재를 통해 우리 언론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특별상에 선정키로 했다.


한겨레는 본선에 오른 작품만 4편에 달했다. 심사위원들은 4편 모두 수상작으로서 손색이 없음을 인정했다. 4편 중 심사위원들은 한겨레21 ‘국민과 난민사이’를 수상작으로 뽑았다. 이 작품은 ‘난민들의 한국살이’를 시작으로 ‘한국 속 난민, 그들은 누구인가’, ‘한국인의 조건’, ‘난민이 된 한국인’ 등을 보도했다. 한국에 살고 있는 난민을 이주민이란 관점에서 출신국가 및 민족별 차이와 결혼이주민 등 다른 이주민과의 사회권 보장 정도를 비교 분석하여 이주민 정책을 비판적으로 검토했다. 특히 다른 나라에서 난민이 된 한국 국적의 트랜스젠더들의 사례를 찾아내기도 했다. 이 작품은 국가와 인권의 의미를 성찰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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