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정동영, 개성공단은 평화로 가는 길이다

김훤주 2013. 5. 5.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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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민일보가 강당에서 5월 2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을 불러 초청 강연회를 했습니다. 저녁 7시였습니다. 그에 앞서 경남블로그공동체 주관으로 블로거 간담회도 치렀습니다. 여기서 나온 정동영 선수 얘기를 한 번 옮겨보겠습니다.

 

지금 관심을 끌고 있는 개성공단에 대해 가장 잘 얘기할 수 있는 적임자가 정동영 선수입니다. 개성공단 설립 당시 통일부장관으로 있으면서 북한 김정일 위원장은 물론이고 미국과 중국의 장관들을 비롯해 관리들을 많이 만난 사람입지요.

 

블로거 간담회에는 열 사람이 참가했습니다. 적지 않은 숫자였는데, 강연회에는 쉰 사람이 넘게 왔습니다. 사람이 많으니까, 정동영 선수가 신바람이 나서인지 목소리도 높아지고 몸짓도 커졌습니다. 역시 어쩔 수 없는 정치인이었습니다. 하하. 

 

1. 대한민국 외교, 더 당당해져야 한다

 

대한민국은 약소국이 아닙니다. 경제적으로도 세계 200개 나라 가운데 열다섯 번째고, 군사적으로 비용 지출을 보면 여덟 번째에서 열 번째 사이에 듭니다. 당당한 강대국이죠. 그런데 정부가 분단 상황을 관리하고 평화를 유지해 나가는 데 보면 자신이 없어보입니다.

 

자신을 갖고 스스로 자기 문제로 생각하고 해나가면 개성공단은 살려낼 수 있습니다. 북핵 문제 방치해 놓고 평화 정착 될 수 없습니다. 비핵화와 평화를 같이 가져가야 하고 그 가운데 개성공단 문제가 놓여 있습니다. 북핵 포기 합의가 2005년 9·19인데 그 복원이 어렵게 꼬여 있습니다.

 

 

지금 중국 관리가 미국을 만났고 이어서 북한에 가겠다 하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중국이 머리를 맞대고 우리의 운명과 관련해 무슨 얘기를 나눴지만 우리는 그 내용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이제 곧 북-중 사이 대화가 있을 것입니다. 어떤 시점을 지나면 북-미 미-북 대화가 있게 됩니다.

 

우리는 한-미 한-중 남-북 이렇게 만나 나가야 합니다. 지금 남-북 북-미가 끊어져 있습니다. 이것을 이어서 4자 회담으로 가야 합니다.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4자 논의 시작이 6자회담(4+일본 러시아)으로 가는 입구입니다.

 

우리 몫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문제를 협의하는 4자 회담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빤히 보이는 수순입니다. 이것을 만들어낼 추진 주체, 바로 한국입니다. 미국 중국이 혼자서 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나서서 적극 움직여야 합니다.

 

한국 외교관이 중국에 가서 그 쪽 외교관을 만나서 개성공단 문제가 꼬여 있으니 푸는 데 도움을 달라고 얘기할 것이라는 예측 기사가 나오고 있습니다. 우스운 일 아닙니까? 개성공단이 국제 관계 문제입니까? 외교 문제입니까? 남-북 문제입니다. 그런데 왜 중국한테 가서 그런 얘기를 해야 합니까?

 

2. 정전 60주년인 올해가 좋은 기회

 

한-미 한-중 마찬가지입니다. 이처럼 개성공단 문제가 잘 풀리지 않으니까 우리의 발언권이 떨어지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따져보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이 기간은 우리가 한반도에 비핵화와 평화체제 문제를 본격적으로 이야기하기에 아주 좋은 환경입니다.

 

 

올해가 정전(停戰) 60주년입니다. 그러니까 올해를 그냥 넘기지 말고 뭔가 전환의 고비를 넘어야 합니다. 평화 비핵화 이런 것은 한두 해에 결론이 날 문제가 아닙니다. 10년은 잡아야 합니다.

 

지난 정부는 그런 점에서 잃어버린 5년입니다 선(先)비핵화를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북한이 핵능력 강화, 로켓 발사, 핵실험으로 질주하도록 만들어준 시기입니다. 퍼주기 안 하겠다면서 쌀도 비료도 아무것도 주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퍼주면 그게 핵무기 개발하는 데로 전용된다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어떻게 됐습니까? 아무것도 주지 않았는데도 핵능력 강화로 치달았습니다. 이렇게 실패한 정책으로 판명 확인됐습니다. 이를 거울 삼아 박근혜 정부는 실패하면 안 됩니다.

 

3. 개성공단의 시작은 이랬다

 

개성공단, 그러니까 북한 땅에다가 공장을 짓겠다는 아이디어는 기본적으로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것이에요. 소떼 방북이 1998년인가요? 세계가 온통 토픽으로 다룰 만큼 기발한 생각이었습니다.

 

서독 동방정책의 설계자 에곤 바르가 있습니다. 이 동방 정책 설계자가 소떼 방북을 듣고 무릎을 쳤습니다. 왜 나는 그런 생각을 못했을까? 그랬으면 독일 통일이 좀더 빨라졌을 텐데…….

 

어쨌든 이 아이디어가 2000년 김대중-김정일의 6·15로 현실화됩니다. 처음에는 당연히 지역이 특정되지 않았습니다. 현대는 해주를 원했고 북한은 신의주를 권했습니다. 해주는 북한 해군사령부가 있는 데라서 북에서 안 된다고 그랬습니다.

 

 

그러다가 8월 김정일이 개성이 어떠냐고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개성도 군사 요충진데, 개성을 내준다고 했단 말입니다.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휴전선입니다. 

 

북한 군부가 강력 반대했습니다. 거꾸로 생각하면, 북쪽은 언제라도 쳐들어 올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이 말입니다. 그래서 취약해진다, ‘뻥 뚫린다’고 반대했는데 김정일 위원장이 군부를 하나하나 설득해서 개성공단을 내줬습니다.

 

향후 계획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흡족해 했습니다. 1단계 100만평, 2단계 200만평, 3단계 500만평. 그렇게 개발이 끝나면 모두 800만평, 그리고 배후 지원 지역 1200만평…….

 

4. 개성공단은 북한판 창원

 

개성공단은 경상남도 창원시가 모델입니다. 개성공단은 북한판 창원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배후 시설 1200만평까지 다 개발하는 데 몇 년 걸립니까? 물었습니다. 정주영 회장은 8년 정도만 하면 할 수 있습니다. 대답했습니다.

 

개발이 다 끝나는 시점에는 노동력이 35만쯤 들어갈 텐데, 개성과 개성 일대 다 합해도 30만이 안 되는데 노동력 조달은 어떻게 합니까? 정주영 회장이 물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금 남북이 모두 군대가 너무 많아요. 그 때가 되면 남북 관계도 많이 달라져 있을 테니까, 서로 군대를 줄여야 하니까, 인민군들 젊은 청년들 30만 명 군복 벳겨서 집어넣겠습니다. 통쾌한 발언이고 발상입니다. 실현 여부와 무관하게 북쪽의 최고 지도자가 그런 발상을 하고 있다는 자체가 눈여겨볼 만합니다.

 

2004년 겨울 개성공단에서 첫 제품을 생산했습니다. 처음에는 미국이 반대했습니다.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고 해서 정세가 출렁이고 있었습니다. 미국 국내법에 EAR법이라고, 적성국가 수출 통제법이 있습니다. 적성국가로 꼽힌 나라에는 미국 기술이 10% 이상 들어가는 제품은 미국의 승인을 받으라고 돼 있습니다. 왜냐, 무기로 쓰일 수 있으니까.

 

5. 개성공단 남한 사람들의 조기 경보 기능

 

2004년 8월 미국에 가서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을 만났습니다. 국무장관은 동두천에서 중령 달고 대대장을 한 사람이라서 개성공단의 전략적 가치를 잘 알고 적극 찬성했습니다. 국방부는 당시 이라크 전쟁 수행하고 있었는데, 반대가 심했습니다.

 

김밥이 돋보입니다.

 

제가 설명한 요점은 두 가지였습니다. 개성공단은 경제 사업이 아니라 군사전략적 가치가 큰 안보 사업이다, 서울은 휴전선에서 종심이 짧다, 북한 포병 사정 거리가 수원까지, 포가 발사한지 2분이면 서울에 떨어진다,  2분 사이에는 방어를 할 수가 없다, 사전에 위험을 경보해야 한다, 그래서 조기 경보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인공위성으로 사진 찍고 인적 자원 활용도 하고 감청도 하고 한다, 북쪽 개성 인원이 50만이 되면 남쪽도 수만 명이 들어가 살게 된다, 조기 경보 기능을 굉장히 향상시키는 것이다, 이렇게요.

 

결국 미국이 적극 협력하게 됩니다. 개성공단에 123개 공장이 들어가 있는데 미국이 단 한 건도 ‘NO’라 한 적이 없습니다. 희망을 하나 더 얘기하자면,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개성공단을 한 번 방문하면 좋겠다 싶습니다. 한국 오는 기회에 개성공단을 가게 되면, 백문이 불여일견이니까, 이렇게 해서 평화를 만들어가는구나 뚜렷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개성공단은 평화 만들기의 모델 사업입니다. 가정법을 쓰자면 2007년에 민주당이 집권에 실패하지 않았다면 원래 목표였던 2012년까지 개성공단은 완성됐을 것입니다. 그리고 해주에 제2개성공단이 상당히 진척됐을 것입니다.

 

개성공단만 완성돼도 북한 전체보다 큽니다. 북한 전체 GDP가 100억 달러인데, 지난해 개성공단 생산액이 50억달러입니다. 800만평 전체가 아니고 30만평 시범 단지에서 이룬 성과입니다. 전체의 30분의1밖에 안 됩니다. 창원으로 보자면 전체가 아니라 동네 하나 정도가 돌아가는 것입니다. 평화의 확고한 받침대가 됩니다.

 

6. 남쪽 중소기업의 출구가 바로 개성공단

 

남한에도 도움이 됩니다. 잠재성장력이 3%대로 떨어졌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남한 자체는 생산성 향상도 노동력 투입도 한계가 있습니다. 대책이 하나는 내수를 키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밖에서 블루오션을 찾는 것입니다.

 

 

개성공단 123개 공장이 사람을 더 달라고 그럽니다. 다른 데서 실패하고 개성공단에 건 사람들이 공장을 두 배 세 배 키웠습니다. 기술과 자본이 있는 남쪽 중소기업의 출구가 개성공단입니다. 낮아지는 잠재성장력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 상황이 안타깝습니다.

 

박근혜 정부 초기에 개성공단이 영구 폐쇄로 가버리면 앞으로 임기 5년 동안 남북 관계는 없다고 봐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돌리려 해도 개성공단은 있어야 합니다.

 

물론 북한이 남북 갈등에다 개성공단을 연계해 버렸습니다. 이런 책임은 북쪽 김정은 정권에게 있습니다. 그럼에도 개성공단을 지켜야 할 책임은 우리에게 있습니다. 남쪽에 있습니다. 개성공단 설립은 김정일 위원장이 결단했지만 남쪽의 창의력으로 만들었습니다. 한반도의 미래로 가는 길인데, 재가동이 우리 몫입니다.

 

7. 20년 전에는 장난감 정도였던 북한 핵

 

북한핵은 1993년 2003년 그리고 지금 2013년 이렇게 10년 단위로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1993년 당시 미국은 북한핵을 ‘통제 가능한 위협’으로 봤습니다. 장난감 정도로 생각한 것입니다. 오바마 대북 정책의 1단계는 ‘전략적 인내’였습니다. 표현은 그렇지만 간단하게 말하자면 ‘무시’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통제 불가능한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로켓 발사했습니다. 핵실험했습니다. 핵탄두를 발사할 수 있는 IC(대륙간)BM 가능해졌습니다. 미국 본토도 공격할 수 있다는 북한의 말폭탄이 여기에 더해졌습니다.

 

미국 여론이 움직였습니다. 미국 본토 공격은 2001년 알카에다의 세계무역기구(WTO) 비행기 공격 말고는 없었습니다. 핵무기 미국 본토 공격 가능은 북한이 처음입니다. 환경 변화가 왔습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이 이번에 일본 한국 중국을 돌고 가면서 이제 북한은 전략적 인내가 아니라 ‘비(非)인내’다, 이랬습니다.

 

중국도 태도를 바꿨습니다. 그동안은 북핵 문제는 미-북이 협상해서 풀어야 한다, 미-북 대립의 산물이다, 이랬습니다. 그래서 중국이 UN의 북한 제재에 동의하면서도 북한 팔을 비틀지는 않았습니다.

 

휴전선은 250km밖에 안 되지만 북-중 국경은 1324km나 됩니다. 러시아와는 26km고. 중국이 북한을 보는 기본 관점은 순망치한(脣亡齒寒)입니다. 말하자면 북한은 중국에게 ‘전략적 자산’입니다.

 

그런데 핵개발하고 핵실험하고 한 데가 중국이랑 가까운 지역입니다. 북한과 이어져 있는 동북3성은 1억 인구가 살고 있는데 중국은 이런 북한이 불쾌하고 안정에 위해 요소가 된다고 여깁니다. 그래서 둘러싼 환경이 호조건이라는 것입니다.

 

8. 북한 핵 터지면 피해자는 바로 우리

 

의지, 구상, 창의적 노력, 이런 게 우리한테 필요합니다. 미국도 이제 한국이 앞장서서 나와라, 이런 소리를 냅니다. 핵문제가 악화되면 피해 당사자는 바로 우리이기 때문에 우리가 적극 나서야 합니다.

 

 

그런데 개성공단은 2007년에 멈춰서 더 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권은 개성공단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노동력 필요하다 하니 그러면 기숙사가 필요합니다. 개성이나 개성 둘레에서는 더 이상 사람들을 데려올 수 없어요. 평양이나 함흥이나 이런 데서 데려오려면 기숙사가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노무현 정부는 그래 지어 주겠다 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 들어서면서, 노동자들 모아 놓으면 노조 만들고 노사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못 만들어준다 이랬습니다. 북한 실정을 전혀 모르니까 이렇게 합니다. 북한 노동자들 그렇게 못합니다.

 

그래도 지금 새누리당 대표가 단전 단수하면 안 된다고 한 얘기는 굉장히 반갑습니다. 기계가 가동되지 않더라도 전기만 흐르면 관계없는데, 딱 단전하면 기계가 썩기 시작합니다. 정수장 단수는 안 한다고도 했습니다. 개성 시민도 먹는 물입니다.

 

9. 한미정상회담을 평화회담으로

 

통일부나 여당이 한 이런 얘기는 적극 살릴 의지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들입니다. 남도 북도 폐쇄를 바라지 않으니까, 만나기만 하면 풀리게 돼 있습니다. 지금껏 누적된 적대감, 누적된 서먹함, 이런 것 풀어야 합니다. ‘대화’를 보상이나 나약함으로 보는 관점 고쳐야 합니다. 자신 있는 사람만이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4월 24일 남쪽이 중대 조치 얘기한 것은 남북 대화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내일 아침까지 대답해, 안 하면 중대 조치하겠다, 이럴 수는 없습니다. 하루만에 어떻게 대답을 내놓습니까? 지나간 일에 대한 비판은 의미 없다고 보고요, 새로운 대안은 5월 7일 한미정상회담 하고 와서 포괄적인 접근을 하는 것입니다.

 

지난 이명박 정권 5년은 대결 대립이었다면 이제 달라져야 합니다. 그런데 의제로 들고 가는 것이 걱정스럽습니다. 핵확장 억제, 이것은 핵우산인데 이미 있는 것입니다. 원자력 협정은 생뚱맞습니다. 플루토늄 재처리하고 우라늄 농축하겠다는 얘기인데 미국은 받아들여주지 않습니다.

 

이렇게 한미정상회담이 ‘안보’정상회담이 되면 어려워집니다. ‘평화’정상회담이 돼야 합니다. 어떻게 평화를 만들어낼 것이냐가 주제여야 합니다. 남북 사이는 교역 자체가 중단돼 버렸습니다. 99.99%가 개성공단이고 나머지는 다 끊어졌습니다.

 

먼저 교역부터 하고 이어 교류를 하는 것입니다. 여태까지는 북한에 가겠다고 사람 다 막았습니다.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재가동을 묶어서 의논해야 합니다.

 

10. 개성공단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국민들

 

질문 - 해주에 제2개성공단 짓겠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연평도 긴장도 낮아지지 않았을까요?

 

답변 - 신뢰가 갖춰진다면 당연히 그랬겠지요.

 

 

블로거 팬저의 설명 - 북한은 군사 체제가 러시아 영향을 많이 받아 포병이 세계 3대 강국 수준입니다. 곡사포 사정거리가 80km인데, 그래서 수원까지 타격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개성공단 때문에 후방으로 물러가 있습니다. 전방으로 나오면 걱정스럽지요.

 

질문 - 비핵화를 북한이 할 수 있을까요? 핵을 포기할 수 있을까요? 리비아의 경우를 볼 때 핵을 포기하는 순간 미국이 쓸어버렸잖아요.

 

질문 - 개성공단이 터지고 나서 개성이 그렇게 많은 공장이 있었나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통일이나 이런 것 물어보면 사람들 관심이 별로 없습니다. 국민들이 대북 관계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남북 관계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일깨우는 노력이 많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대충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종합적으로 정리해서 말씀해 주시니까 새삼스레 처음 듣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국민들한테 알리는 방향으로 많이 노력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질문 - 대북 특사 적임자는 장관님이신 것 같은데, 만약 박근혜 대통령이 특사로 보낸다면 가시겠는지요?

 

답변 - 그럴 리는 없습니다. 없고요, 박근혜 힘 실어주기로 볼 수도 있겠지만, 진보 의제 통일 의제를 더 올려놓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특사의 기본 조건은 대통령의 측근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어쨌든 특사는 아니어도, 정동영 개인 자격으로라도 발목만 풀어주면 가겠습니다. 물론 북한이 받아줘야 하지만, 일단 이쪽에서부터 허락을 안 해주고 있습니다.

 

역으로 이번 개성공단 사태가 널리 알리는 효과는 냈습니다. 어 공장이 그렇게 많이 가 있어? 아 이런 게 있었구나, 교육이 됐습니다. 휴전선 넘어 갖고 공장을 지어 갖고 그렇게 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개성공단은 백문이 불여일견입니다. 북한 땅에서 자본주의 경제가 돌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개성관광이 그 어느 것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연폭포 만월대 송악산 고려 왕건 도읍지 선죽교 이렇게 둘러보면서 개성공단을 지나치기만 해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11. 포기할 수 없는 한반도 비핵화

 

비핵화 가능하냐고 물으셨는데, 가능하지 않으면 어떻게 합니까? 어떻게든 가능하도록 만들어야지. 1993년 2003년 2013년 이렇게 북핵 위기가 세 차례 있었는데, 이런 과정에서 북한이 ‘핵 포기할게’ 하고 선언한 적이 딱 한 번 있습니다. 9·19선언입니다.

 

 

북한은 핵을 포기하고, 미국은 북한 인정하고 수교하며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협의를 시작하자는 내용입니다. 2005년이지요. 북한 문건에서도 김정일 위원장이 통큰 결단을 했다고 나옵니다. 그해 6월에 대통령 특사 정동영이 와서 최고 지도자와 논의해서 말입니다.

 

북한은 우리 생각보다 중국을 많이 경계합니다. 다른 나라보다 민족이 가깝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2005년에 남쪽을 믿고 핵을 포기하겠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5MW 크기 영변 원자로 폭파도 했습니다. 6자 회담이 이런 것을 낳게 한 산모였습니다. 이미 갖춘 핵무기와 개발하고 있는 핵 프로그램을 포기한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평화체제를 위한 4자(남-북-미-중)회담을 열어야 한고 이를 박근혜 대통령이 주도해야 합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평화 협정 평화 체제의 ‘ㅍ’자도 언급하지 않습니다. 그이들은 평화라 하면 미군 철수로 봅니다, 수구 세력은.

 

하지만 이미 1992년에 북한 김용순이 주한미군을 용인한다고 했습니다. 저 또한 통일 이후에도 주한미군이 필요하다는 설득을 했고 김정일은 “나는 이미 그런 생각을 미국에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12. 군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개성공단

 

이명박 정권 선(先)비핵화는 명백하게 실패한 정책입니다. 비핵화와 평화 체제, 한꺼번에 두 바퀴를 돌려야 합니다. 평화 없이 비핵화 없습니다. 출발점은 4자회담이고 종점은 비핵화입니다. 북한 핵 개발 미사일 발사를 중단시켜야 합니다.

 

1993년 북한핵 위기는 ‘플루토늄 꼬불쳐 놓은 것 내놔’, 이런 수준이었습니다. 몇 그램 되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지난 5년 동안 북한은 핵실험도 하고 이동수단인 미사일 발사도 성공했습니다. 대북 정책에 실패한 5년, 잃어버린 5년입니다.

 

제2개성공단이 들어서기로 한 데가 개성과 해주 사이에 있습니다. 연평도 사태 때 남쪽으로 날아온 포탄을 쏘았던 지역입니다. 개성공단 같은 것이 거기 들어섰으면 포탄이 날아올 까닭이 없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해주의 서쪽 항구는 군사기지이니까 풀 수 없고, 제2개성공단이 들어서면 해주 또다른 항구인 동남쪽 항구를 써라고 했습니다. 개성공단, 남북 협력이 군사적으로도 중요한 까닭을 여기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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