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3일 MBC경남 라디오 광장에서 김상헌 기자랑 제가 주고받은 이야기입니다. 김두관 전직 도지사 중도 사퇴로 치러지게 된 보궐선거에서 보지사 야권 후보 단일화를 둘러싸고 벌어진 첫 줄거리들입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야권 후보는 민주통합당 공민배 후보가 사퇴하고 이병하와 권영길로 단이(2)화돼서 여태까지 선거운동이 벌어져 왔는데요, 그럼에도 후보 단일화 불씨가 여태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상황을 보면 단일화 방식을 둘러싸고 다툼이 있는데 어쨌든 투표일 전에 한 쪽이 사퇴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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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 단일화가 아닌 그냥 단이(2)화


김상헌 : 지금 도지사 보궐 선거에 나서는 야권 후보들의 단일화가 한 고비를 넘은 것 같던데 지금(11월 23일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요? 들리는 얘기로는 완전 단일화가 아니라 부분 단일화가 추진되고 있다던데요.


김훤주 : 아시겠지만 통합진보당 이병하 도지사 후보가 빠진 상태에서 민주통합당의 공민배 후보와 통합진보당 출신인 무소속 권영길 후보 사이에 단일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거든요. 후보 등록을 25일과 26일 이틀 동안 하고 곧바로 선거운동에 들어가거든요.

경남도민일보 사진. 아래 모두 마찬가지.


단일화를 하려면 여론조사 등으로 나름대로 근거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게 시간이 걸리는 일이잖아요. 그래서 22일이 사실상 단일화 관련 논의를 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었는데 이날 공민배 후보와 권영길 후보 사이 합의가 나왔습니다. 통합진보당의 이병하 후보는 빠졌고요.

김상헌 : 완전 단일화가 아니라 부분 단일화군요. 공민배 후보와 권영길 후보는 23일과 24일 각각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유효 샘플 1000개씩 모두 2000개 여론조사를 벌이기로 했습니다. 결과는 24일 오후 11시께 나올 것 같고, 발표는 이튿날인 25일 오후 2시 승리한 후보 쪽 선거사무소에서 하고요.

김훤주 : 말씀하신 그대롭니다. 그런데 곰곰 따져보면 부분 단일화는 말이 안 됩니다. 단일화면 단일화지 어떻게 부분이 있고 전체가 있을 수 있느냐는 얘기지요. 야권 후보가 현재로서는 두 사람이 나오게 돼 있기 때문에 우스개 삼아 말하자면 단삼화 상태에서 단이화로 한 사람만 줄었을 뿐이고 사실은 단일화가 되지 않는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물러난 공민배 후보(오른쪽)


김상헌 : 야권 단일화는 완전 물 건너갔나요? 후보 등록을 하고 단일화하는 수도 있을 텐데 말씀입니다. 물론 일단 후보 등록을 했다가 단일화를 하는 바람에 만약 사퇴를 하게 되면 이미 지출한 기탁금 5000만원은 돌려받을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고는 합니다만.

김훤주 : 이론상은 가능하지만 실제 가능성은 적다고 보는 사람이 많습니다. 원샷 단일화가 아닌 투샷 단일화 말씀인데요. 공민배 후보나 권영길 후보는 그것도 할 수 있다고 나오지만 이병하 후보가 동의 또는 인정을 않고 있다고 합니다.

도지사 후보로 등록한 셋이 함께 한 무슨 패스토 행사,


김상헌 : 그래서인지 22일에는 세 후보 진영에서 서로 말이나 행동이 엇갈리는 일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모두 단일화에 찬동한다면 그런 게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니 지켜보는 사람으로서는 조금 피곤해질 수도 있겠습니다.

통합진보당이 야권 단일화에 소극적인 까닭


김훤주 : 이렇게 진행됐다고 합니다. 이병하 후보 쪽은 22일 기자회견에서 21일 저녁 늦게까지 22일 후보 3자 회동을 제안했지만 권영길과 공민배 모두 소극적이었고 3자 회동에서 단일화 원칙과 방식을 논의하려 했지만 민주당과 권 후보는 자기네 둘만 일방적으로 단일화 방식과 시한을 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통합진보당과 진지하게 의논하고 힘을 합치려는 의사가 없다고 보고 따라서 단일화 또한 더이상 의미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김상헌 : 22일 있었던 공민배·권영길 합의 서약식을 두고 하는 말 같은데요. 이날 낮 12시 30분에 시민사회단체들이 마련한 단일화 경선 합의 서약식이 준비돼 있었기는 했지만 민주당에서는 진보당이 참여하는 3자 회동이 성사되면 이 서약식은 미루겠다고 밝혔고요, 그러다 진보당이 불참하면서 합의 서약식이 원래 계획대로 진행이 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통합진보당이 왜 이렇게 단일화에 소극적이고 부정적으로 나오는가요? 4·11 총선 때는 물론 2010년 지방선거서도 후보 단일화를 앞장서 이끌었는데 말씀입니다. 그 때 하고 지금 하고 무슨 달라진 사정이라도 있는 건가요?

김훤주 : 통합진보당이 도지사 보선 후보 단일화를 두고 한 말을 한 번 짚어보죠. 먼저 '단일화가 절대적인 가치라고 말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진보적인 의제를 공유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실상 반대 의사입니다. 그러나 멀리 가지 않더라도 올 봄 총선은 그야말로 '묻지마' 단일화였습니다. 당시 공약을 두고는 통합진보당과 민주통합당이 협의한 적이 없습니다. 제각각 그대로 가면서 후보만 단일화하는 식이었습니다.

통합진보당은 이에 더해 '공당의 후보 포기는 정치적 위상 측면에서 매우 위험하다', '다자구도가 경남 득표율과 대선에 도움된다면 전략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까지 말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총선 때도 단일화에 참여한 정당들은 크든작든 후보를 포기했어야 했습니다. 그게 지금 위험한 일이라면 그 때도 마찬가지 위험한 일이었습니다. 다만 그것을 감수하느냐 마느냐가 다를 뿐이겠지요.

태도가 바뀌었어도 해명/설명을 않는 통합진보당


김상헌 : 태도가 바뀌었다면 적절한 해명이나 설명이 있어야 할 텐데, 그런 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죠? 통합진보당 경남도당은 지금은 당적을 떠난 권영길 전 의원의 도지사 보선 출마를 두고도 이야기를 했다고 들었습니다. 권 의원은 지난 9월 11일 탈당을 선언했지요? 앞서 지난해 6월에는 총선 불출마와 백의종군 선언을 했고요.

김훤주 : 비록 탈당은 했지만 출마 여부 결정은 자신들과 논의해야 한다고 얘기했습니다. 이미 당적을 떠난 사람에게 자신들과 진로를 의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보통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렵지요.

이유는 권 전 의원이 출마하면 통합진보당 안의 후배들이 분열되고 안 그래도 복잡하게 꼬여 있는 노동계를 비롯한 경남 지역 진보진영 전체에 혼란을 가져와 진보 통합에 절대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요, 통합진보당 경남도당의 지금 행동이 그 반대편에서 보면 마찬가지 지역 노동계와 진보 진영의 혼란과 분열을 부추기는 것으로 충분히 받아들여질 수 있는데, 그에 대해서는 생각이 미치지 않는 것 같다는 말씀입니다. 자기 행동은 옳고 상대방은 잘못됐다는, 자기도 잘못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는 논리에 갇혀 있다는 얘깁니다.

김상헌 : 후배들이 분열되고 노동계와 진보진영 전체에 혼란이 온다, 말하자면 지지표가 갈린다는 얘기 아니겠습니까? 권 전 의원이 지지율이 높은데 이런 권 전 의원이 출마하면 이병하 후보 득표에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계산으로 귀결되지 않을까요?

김훤주 : 그런 측면이 있겠지요. 현실 정치를 하자면 득표를 계산하지 않을 수도 없을 테고요. 하지만 유권자 지지를 얻겠다는 공당이라면 생각과 말과 행동을 일관되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저런 말을 하고 저런 상태에서는 이렇게 행동한다면 사람들이 믿고 지지할 수 있겠습니까?

통합진보당 발언이나 행동을 보면 원칙도 기준도 없는 것 같고 다만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것으로밖에 비치지 않거든요. 보수 기득권 세력의 이른바 구태 정치와 무엇이 다른지 알기 어려운 사람이 많을 겁니다.

야권 후보 단일화에 발 뺀 단체들 면면


김상헌 : 화제를 한 번 바꿔 볼까요? 시민사회단체 쪽 움직임입니다. 13일 경남시민단체연대회의가 '희망 2013 경남도지사 후보 야권 단일화를 위한 연석회의'를 결성하고 정당과 후보에게 야권 단일화를 제안했습니다. 시민단체뿐 아니라 종교단체와 학계, 지역 원로까지 포함돼 있다고 하고요.

김훤주 : 많은 단체와 인물들이 참여하고 있는데요, 이 연석회의는 16일 첫 회의를 하고 18일에도 회의를 이어가는 등 회의를 거쳐 오늘과 내일 여론조사로 이른바 부분 단일화를 하는 데 공민배 후보와 권영길 후보의 참여를 끌어냈고요.

처음에는 민주당도 단일화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말들이 나오는데요, 그렇다면 시민사회의 연석회의 구성을 통한 단일화 노력이 공민배 후보의 동참을 끌어오는 성과는 냈다고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김상헌 : 그런데 이번 단일화 연석회의에 일부 단체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하죠? 그 단체들이 사실 지난 총선 후보 단일화 국면에서는 상당히 주도를 했던 모양이던데요. 2010년 도지사 선거에서 김두관 후보를 당선시키는 과정에서도 나름 역할을 했다고고 하고요.

김훤주 : 사실 명분으로 보면 다시 단일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하기가 민망한 구석은 있습니다. 단일화의 최대 성과라고 누구나 인정했던 것이 바로 무소속 김두관 후보의 도지사 당선이었는데, 덜컥 사퇴하고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가는 바람에 이번 보궐 선거를 치르도록 만들었거든요.

원인 제공자로서는 가만히 있는 게 맞다는 얘기가 충분히 나올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민주통합당도 후보를 내지 않아야 마땅하고요.

김상헌 : 이번에 나서지 않은 단체로 경남진보연합이 있더라고요. 지난 주 발표한 성명에서, "김두관 후보가 당선됐지만 다시 선거를 치르게 돼 도민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이고 그래서 "김두관 전 도지사 사퇴로 발생한 이번 보궐선거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야권 단일화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으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을 향해 야권 연대를 위한 노력에 나서 달라는 말도 했군요.

김훤주 : 진보연합 말고도 빠진 단체가 더 있습니다. 진보진영에서 가장 지분이 많은 민주노총 경남본부가 빠져 있고요,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도 이름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과연 단일화 추진에 참여하지 않는 까닭이 과연 겉으로 밝힌 죄송스러운 마음과 도의적 책임뿐이겠느냐고 되묻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속셈이 있지 않느냐는 얘깁니다. 통합진보당이 후보 단일화에 적극 나서지 않으니 통합진보당과 관계가 깊은 이들로서는 통합진보당에 이롭지 않은 일을 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어지러운 단일화 극복 방안은 결선 투표제 도입


김상헌 : 그렇군요. 안철수-문재인 두 후보가 벌이는 단일화 협상도 그렇지만 경남에서 벌어지는 도지사 보선 후보 단일화도 무척 복잡하고 골치가 아프군요. 과정에서 사람들에게 즐거움이나 보람을 주지 못하는 것도 닮았고요. 선거 때마다 왜 이렇게 단일화에 많은 사람들이 목을 매는 걸까요?

김훤주 :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런데 선거제도만 바꾸면 간단하게 풀립니다. 사실 단일화는 문제가 많은데요, 보기를 들자면 지지 정당이나 후보를 자기 마음대로 찍지 못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보수여당에도 몸담았고 행정 관료 출신인 공민배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사회민주주의 지향을 갖고 있고 오랫동안 노동운동을 벌인 권영길 후보를 선뜻 지지할 수 있겠습니까? 반대 경우도 마찬가지일 텐데요, 바로 후보 단일화가 이런 상황을 강요한다는 겁니다.

답은 결선투표젠데요, 1차 선거에서 1등과 2등을 뽑아 그 둘만 갖고 선거를 한 번 더 하는 겁니다. 이미 노동조합에서도 하고 있고 다른 선거에서도 예사로 하고 있습니다. 공직 선거만 하지 않고 있는데, 일부에서는 헌법을 바꿔야 한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는데 실은 선거법만 바꾸면 되는 간단한 문젭니다.

부작용은 선거를 한 번 더 하니까 비용이 그만큼 더 든다는 것 정도뿐인데요, 하지만 사회 전체로 보면 이렇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일어나는 정신적 물질적 낭비가 훨씬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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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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