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김한주 진보신당 후보가 가장 돋보였다

김훤주 2012. 4. 11.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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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민일보와 100인닷컴 그리고 경남블로그공동체 공동 주최로 2011년12월월부터 2012년 3월까지 경남 지역 일곱 개 선거구에서 '이런저런' 후보 초청 블로거 합동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진보 후보만 하기도 했고 야권 후보만 하기도 했고 여야 후보 모두 하기도 했습니다.

2011년 12월 30일 창원 성산 진보 후보, 2012년 2월 3일 진해와 2월 22일 창원 의창과 3월 3일 거제와 3월 6일 마산회원은 야권 후보였으며 그 뒤로는 여야 후보 모두 초청했으나 3월 22일 진주을만 성사가 됐습니다.


저희 방침은 이랬습니다. 해당 후보를 모두 초청합니다. 오지 않겠다고 하는 후보는 뺍니다. 오겠다고 하는 후보만 모셔서 진행합니다. 이렇게 해서 야권 후보만 초청한 경우는 대부분 성사됐으나 여야 후보를 모두 초청한 경우는 새누리당 후보가 거부하는 상황이 많았습니다.


유일하게 진주을 김재경 후보가 나섰습니다. 저희가 이밖에도 모시고자 했던 김해을과 사천·남해·하동과 창원 성산과 양산에서는 새누리당 후보가 나서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김해을과 사천·남해·하동과 창원 성산은 못했고 양산에서는 새누리당 윤영석 후보 빠지고 송인배 민주통합당 후보만 했습니다.

천부인권 사진.


이렇게 진행한 가운데 적어도 제가 보기에 가장 돋보인 사람은 거제 김한주 진보신당 후보였습니다. 김한주 후보는 인터뷰 당시는 야권 단일후보가 아니었으나 그 뒤에 그야말로 우여곡절을 겪고 야권 단일 후보가 됐습니다.


그런데도 야권 단일 후보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냐, 민주통합당은 나름대로 적극 참여하고 있으나 통합진보당이 그렇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통합진보당은 창원 성산 선거구와 연동하고 있나 봅니다.

이 또한 제가 보기에는 옳지 못합니다. 창원 성산은 창원 성산이고 거제는 거제입니다. 이런 원칙을 통합진보당이 지키지 않은 모양입니다.

천부인권 사진.


어쨌거나 김한주 후보가 돋보인 까닭은 이렇습니다. 김한주 후보는 야권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자기가 크게 관여하고 있지 않다고 했습니다. 본인은 빠진 상태에서 3당에서 합의해 오는대로 하겠다고 했습니다.


보통은 야권 후보 단일화를 하면서 후보 본인의 의사가 강하게 작용하지만, 방법이든 결과이든 그렇게 하지 않고 진행되는대로 따라서 하겠다는 생각을 합동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이는 자신감일 수도 있지만 겸허함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의연함은 곳곳에서 나타났습니다. 대우조선과 삼성조선이 자리잡고 지역 특성상 조선산업 발전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다른 후보는 국가가 나서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얘기를 했으나 김한주 후보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정책이나 이런 것은 국가가 할 필요가 있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개별 기업 자체에서 알아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개별 기업에게 국가 예산을 몰아주거나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였습니다. 얄팍하게 노동자나 지역 주민을 위한답시고 하면서 사실은 대자본 배만 불리는 이런저런 정책에 반대한다는 뜻으로 저는 읽었습니다.

천부인권 사진.


이런 것도 있습니다. 관광 문제입니다. 다른 사람은 거제 관광을 위해 거제를 이렇게저렇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만 김한주 후보는 철학을 얘기했습니다. 자연경관만 보여주는 것이 아닌 지역민의 삶과 함께하는 관광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거제 같은 자연 조건을 갖추고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말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저는 압니다. 시설이나 건물을 갖추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지역 전체를 어떤 식으로 재구성하겠는지가 문제라는 생각을 뚜렷하게 보여줬습니다.

천부인권 사진.


하지만 가장 멋진 것은 김한주 후보의 반핵이었습니다. 김한주 후보는 반핵에 적지 않은 시간을 썼습니다. 사실 거제는 핵발전소랑 거리가 멀기에 어쩌면 반핵 따위는 내걸지 않아도 되는 공약입니다. 그런데도 김한주 후보는 내걸었습니다.


김한주 후보는 핵은 단순한 에너지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삶의 문제이고 방향의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에너지 문제로만 보면 쓸 수 있는 여러 것 가운데 하나가 되지만 생활 삶의 방향으로 보면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일본 동북부 후쿠시마 같은 일이 우리한테 닥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습니까?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그런 핵발전을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크게 보고 전체를 볼 때 김한주 후보는 바로 눈 앞에 보이는 이런저런 현상에 휩쓸리지 않고 흔들리지 않고 핵심과 근본에 가까이 다가가 있는 드문 사람이었습니다. 물론 이는 제 생각일 뿐이기는 합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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