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서울 사람들은 왜 고개를 들지 않을까?

김훤주 2011. 12. 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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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하루에도 여러 차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봅니다. 들판이나 산이나 바닷가로 나갈 때뿐만 아니라 일터에서 일을 할 때도 종종 고개를 치켜들곤 합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가슴이 절로 펴져 웅크져 있던 마음까지 활짝 넓어지는 느낌이 듭니다. 그러면 심호흡까지 저절로 쉬어지지요.

일하다가도 복도나 계단에 나가 가까운 팔룡산이나 멀리 무학산을 바라봅니다. 겨울에는 눈도 보이고 가을에는 단풍도 눈에 들어오고 봄에는 연둣빛 신록과 알록달록 꽃들이 보입니다. 여름에는 짙은 초록에 눈을 아리기도 합지요.

그런데 서울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물론 모든 서울 사람들이 빠짐없이 그렇다는 뜻은 아닌데요, 가만 돌이켜 생각하니 저 또한 서울에서 살 때는 고개를 하늘로 향한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왜 그런지 얼핏 생각해 봤습니다. 고개를 들어도 눈에 들어오는 것이 아름답거나 장하지 않기 때문이리라 짐작했습니다.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겠지요.

물론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서울 사람이라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지 않을 까닭이 없습니다. 그이들도 가끔 고개를 들고 가슴을 펴서 웅크린 마음까지 활짝 펴 보지 않는다고 잘라 말할 수는 없겠다는 얘기입니다.

서울 한 지하철역 천장입니다. 때가 묻어 있습니다.

같은 천장 환기구입니다. 새까만 먼지가 뒤엉긴 채 주렁주렁 매달려 있습니다.


다만 이런 것은 있습니다. 지하철역입니다. 반쯤은 농담입니다만, 이런 것이 보기 싫어 고개를 들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어쩌면 고개를 들어 쳐다본 제가 잘못입니다만, 지하철역 천장이 엉망이었습니다. 서울 사람들은 이런 것을 머리에 이고 살고 있었습니다. 저는 서울이 아무리 좋다 해도 이런 것을 이고는 도저히 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같은 지하철역 다른 쪽 천장입니다. 어쩌면 더 많이 때가 묻어 있는 것 같습니다.


서울 사람들, 참 자기 살아가는 둘레 환경에 지나치게 무심합니다. 그냥 한 순간 스쳐지나가는 공간일 따름이라 여기기 때문일까요? 자기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늘 이런 조건과 환경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별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요? 서울 사람들 깍쟁이라는 말도 이런 것을 보면 전혀 사실과 다른 것 같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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