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방과후학교에 진출한 갱상도 문화학교

김훤주 2011. 12. 10.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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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교육개발원의 언론기관 방과후학교 공모

교육과학기술부 주문으로 한국교육개발원이 진행한 '언론기관 참여 방과후학교 2차 시범 사업 주관 기관' 공모에서 경남도민일보가 선정됐습니다. 모두 아홉인데, 그 가운데 하나로 뽑혔습니다.


11월 15일 공고가 났고 같은 달 27일 신청 마감이 됐으며 12월 6일 결과 발표가 나왔습니다. 경남도민일보와 내일신문, 코리아타임즈, 헤럴드미디어, MBC아카데미CNM, 경인방송, 광주일보, 대전일보, 무등일보입니다.

전체 지원금 규모는 12억5000만원입니다. 이번에 뽑힌 아홉 개 매체에 기본 비용을 똑같이 배정한 다음 진행하는 프로그램 숫자에 따라 일정 금액을 추가로 매체별로 나눠주는 형식이 될 것이라 합니다.

2. 경남도민일보와 마산YMCA의 컨소시엄

저희는 마산YMCA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습니다. 모두 여섯 가지입니다. '차문화 창의 교실', '살아 있는 한국사 교실', '블로그 기반 글쓰기 교실', '시내버스로 돌아보는 지역 한 바퀴', '어린이 사회 교실', '지구 시민 교실'입니다.

'차문화 창의 교실'은 하동 악양 매암차문화박물관 도움을 받았고,  '살아 있는 한국사 교실', '어린이 사회 교실', '지구 시민 교실'은 마산YMCA의 것들입니다. 그리고 '블로그 기반 글쓰기 교실', '시내버스로 돌아보는 지역 한 바퀴'는 경남도민일보에서 하고 있는 것들을 교육용으로 새로 구성한 프로그램입니다.

3. 한국교육개발원의 이런저런 지적들

덕분에 12월 8일 서울 우면동에 있는 한국교육개발원에 가서 담당하는 사람과 협의까지 하고 왔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 사무관 한 사람과 한국교육개발원 방과후학교연구팀 성원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이들은 이번 방과후학교 사업을 어떤 부서에서 주관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갱상도 문화학교 추진단'이라고 답했습니다. 그이들은 우리가 제출한 프로그램을 두고 학생들 수준에 따라 다양하게 구성한 점이 돋보였다고 했습니다.

또 마산YMCA와 구성한 컨소시엄이 좋아보인다고도 했습니다. 프로그램이 참신하기는 하지만 단조롭다는 지적도 했으며 수강료 단가가 높다는 얘기도 했습니다. 시간당 3500원 4000원 4500원은 괜찮고 6000원도 조금은 많지만 8000원이나 9000원은 지나치다는 얘기였습니다.

방과후학교 시장에서 시간당 수강료가 매우 낮게 형성돼 있어서 대부분 3000원 수준이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프로그램이 매주 1회로 돼 있는데 학부모들은 대체로 매주 3~5회를 바란다는 충고도 했습니다.

경남도민일보 사진.


그러면서 매주 2~5회로 시간을 늘릴 수 있겠는지와 수강료를 낮출 수 있겠는지를 새로 검토해 주고 프로그램 요약서를 좀더 알기 쉽도록 새로 작성해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그러면서 교육지원청과 단위 학교에 대한 '영업'도 잘 해야 한다고 짚어주기도 했습니다.

저는 고맙다고 하면서 결국은 학부모 마음에 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마음에 새기고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수강료를 낮출 수도 있고 학습 시간을 늘릴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애초 수강료는 나중에 낮출 요량으로 그리 적어낸 측면도 있거든요.

4. 사교육 경감 효과가 뚜렷하도록

사실 경남도민일보 또는 갱상도 문화학교 추진단이 한국교육개발원의 이번 공모에 제안서를 내고 신청한 것은 우연히 이뤄졌습니다. 김주완 편집국장이 이런 공모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한 번 준비해 보라 일러주면서 시작된 일입니다. 정식 공고가 나기 이틀 전인가 그랬습니다.


15일 공고된 공모 안내문에 나온 심사 기준은 이랬습니다. △사업계획의 충실성, △프로그램의 질, △사교육비 경감 효과성, △수강료·강사 관리 적정성, △수업의 질 관리 계획의 적절성 등. 저희는 이 가운데 △사교육비 경감 효과성에 집중했습니다. 제시된 다른 기준들은, 실제로 해 보지 않은 상태에서 문서로 표현된 것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으리라 판단했습니다.

아울러 신청을 하더라도 경남도민일보의 색깔을 그대로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방과후학교가 지금처럼 공간은 공교육의 것이지만 내용은 사교육의 것인 현실을 그대로 따라하면 안 된다는 결정이었습니다. 대부분 학원에서 하는 교과 교육에다 덧칠만 약간 한 프로그램을 하지는 않겠다는 얘기입지요.


그렇다고는 해도 언론기관이랍시고 신문활용교육(NIE)을 내세우지 않기로 했습니다. 신문활용교육(NIE)이 여러모로 활용할 수 있는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 해도 손이 많이 가는 번거로움과 까다로운 측면이 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보니까 결국은 학교를 중심으로 한 공교육과 학원을 중심으로 한 사교육이 모두 놓치고 있는 부분에서 프로그램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상상력, 논리력, 이해력, 표현력, 관찰력, 그리고 세상 만물을 포괄적으로 연관지어 생각하고 알아채고 재구성하는 능력 따위를 키우고 갖출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물론,  '살아 있는 한국사 교실'과 '어린이 사회 교실'과 '지구 시민 교실'은 마산YMCA에서 이미 실행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입니다. 그렇기는 해도, 앞에서 말씀드린 그런 기준에 맞지 않는다면 이번에 제출하지는 않았으리라는 말씀입니다.

5. 지역의 사회와 자연 생태를 알고 느끼도록


다른 하나는 자기가 발 딛고 사는 지역의 사회와 자연 생태를 좀더 잘 알게 하는 방향으로 프로그램 내용을 짜야 하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시내버스로 돌아보는 지역 한 바퀴'가 그렇고요, 여기서 낱낱이 말씀드릴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블로그 기반 글쓰기 교실'도 많은 부분 그런 내용으로 구성했습니다.

한편으로 매암차문화박물관의 도움을 받아 제출한 '차문화 창의학교'는 지역의 역사와 전통과 문화와 산업이 모두 담겨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찻잎을 발효해 만든 홍차를 중심에 놓고 지역의 그런 요소들을 하나로 꿰어냈습니다. 더불어 다른 나라와 다른 지역에 대한 이해도 차를 매개로 삼아 넓혀나가기까지 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6. 지역 사회 방과후학교에 뜻깊은 변화를 만드는 지렛대

경남도민일보 또는 갱상도 문화학교는 이번 '언론기관 주도 방과후학교 2차 시범 사업 주관 기관' 선정을 통해 단지 수익만을 내려고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역사회에 뜻깊은 변화를 만들어 내는 지렛대가 되고 싶다는 욕심이 있습니다.

아이들 방과후학교가 그냥 시간 때우기로 흐르거나 아니면 문제 풀이로 흐르거나 아니면 국어 영어 수학 과학 같은 교과목의 보충수업으로 흐르거나 하는 현상을 바꾸고 싶다는 말씀입니다. 물론 학부모의 선택을 받아야 가능한 일이기는 합니다만, 그러기 위해서도 더욱 알차게 프로그램을 만들고 실행할 요량입니다.

물론 이렇게 되려면 경남도민일보 또는 갱상도 문화학교만으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번 선정이 지역 사회에서 저희랑 비슷한 생각을 하는 개인이나 단체가 있다면 한 군데 모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모일 수 있겠는지 구체적인 방법까지 지금 당장 알고 있지는 못합니다.

다만 내년 한 해 동안 우리 경남에 있는 여러 초·중·고등학교에서 저희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과정을 통해 저희 모습이 알려지면 그렇게 사람이나 단체가 모일 수 있는 단초가 마련되지 않을까 기대를 해 보는 것입니다.

행여 저희 경남도민일보 또는 갱상도 문화학교와 함께 우리 지역 방과후학교를 새롭게 재구성해 보고 싶은 사람이나 단체가 계시거든, 언제든지 제게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010-2926-3543, pole08@hanmail.net. ^^


한국교육개발원에 제출한 제안서 마지막에 붙인짐을, 여기에도 다시 올려봅니다.

☆교과 학력 신장을 직접 겨냥하거나 사교육 현장을 따라가는 프로그램은 지양하겠습니다.

☆학습의 기초체력인 관찰력, 사고력, 이해력 향상에 중심을 두는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겠습니다.

☆삶의 뿌리가 되는 지역과 역사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가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중심에 두겠습니다.

☆학교 학부모 학생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으로 방과후학교가 지역사회의 중심이 되도록 만들겠습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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