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청도 반시보다 더 달콤한 창원 동읍 반시

김훤주 2011. 11. 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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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없는 반시(盤枾)를, 청도가 아닌 창원 동읍에서 만났습니다. 반시라면, 그것도 씨 없는 반시라면 경북 청도에서만 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또 창원 동읍에서는 단감만 나는 줄 알았는데 그 또한 아니었습니다.

세계에서 씨 없는 반시가 나는 데가 청도뿐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청도 감나무랑 품종도 같다고 했습니다. 품종 이름은 '도근'이었습니다.

창원 동읍에서 10월 29일 열린 제10회 창원 단감 축제 행사장에서 김형수 금산농원 대표를 만났습니다. 그이는 한 켠에서 반시 반건시(半乾枾)와 감말랭이를 팔고 있었습니다.

김형수 대표는 말했습니다. "반시가 청도에서만 난다고 잘못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창원 우리 금산농원에서도 키우고 있습니다. 청도하고 마찬가지로 씨도 없습니다."

판매대 앞에서 만난 김형수 금산농원 대표.


"지난 해는 대봉감이 나는 하동 악양에 반시를 보내 가공을 했지만 올해는 창원시 지원으로 가공 시설을 갖춰 직접 반건시를 만들었습니다. 세 가지 크기로 시장에 내놓습니다."

판매대를 보니 스무 개 짜리는 3만원이고 스물네 개 짜리는 2만8000원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스무 개 짜리가 알이 굵어서 값이 비싼 모양입니다. 반시를 4등분해 말린 말랭이는 한 통에 1만원이었습니다.

반쯤 말린 반시, 반건시.

감말랭이.


김형수 대표는 말을 이었습니다. "창원 반시는 청도 반시보다 수분이 세 배 정도 많습니다. 어느 한 쪽이 좋고 나쁜 그런 것은 아니고, 청도 반시는 찰지고 창원 반시는 무릅니다. 저마다 취향에 따라 고르면 되겠지요."

김형수 대표가 당도(맛이 달콤한 정도)에 대해 말할 때는 목소리가 살짝 높아졌습니다. 이렇습니다. "청도 반시는 당도가 높아야 20브릭스 수준인데 창원 반시는 29~35브릭스가 나옵니다. 청도 반시보다 훨씬 더 달다는 말이지요."

그러고 보니 감말랭이는 무엇으로 만드는지가 궁금해졌습니다. 반건시 따위 다른 제품을 만들고 나서 남는 찌꺼기로 만들지 않나 하는 생각이 슬몃 들었던 것입니다.

그이는 웃으며 말을 이어갔습니다. "그럴 리가 있나요? 아닙니다. 반건시를 아까 세 가지 규격으로 가공한다고 했는데, 가장 작은 규격보다 작거나 가장 큰 규격보다 큰 감을 갖고 만들지요. 찌꺼기로 어떻게 만들 수 있겠습니까?"

감말랭이를 하나 살짝 집어 먹어 봤습니다. 달았습니다. '지나치게' 달았습니다. 너무 달아서 혓바닥이 아리고 따끔따끔한 느낌이 들 정도였답니다.

찰진 반시보다는 무른 반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보통 반시보다 좀더 달콤한 맛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김형수 대표가 운영하는 금산농원에서 나는 반시가 알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친환경 농산물이라고도 했습니다.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하는 수질˙토질 검사에서 농약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반시에는 더더욱 잔류 농약이 없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그이 전화번호는 011-835-6450이랍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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